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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극한알바 해외편. 우리가 미처 몰랐던 고된 삶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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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10주년을 기념하여 떠난 포상휴가라고 하나, MBC <무한도전>팀이 마냥 휴가를 즐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극한알바 해외편’과 연계된 포상 휴가라고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방영 전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 정형돈-하하가 중국에서 가마를 짊어지는 사진이 돌아다니지 않았다면 그 어느 누구도 쉽게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반전이었다. 





그러나 지난 30일 첫 공개된 <무한도전-극한알바 해외편>의 반응은 마냥 좋지많은 않았다. 잔도공 작업을 맡은 정형돈-하하의 안전 문제까지 지적되었다. 고소공포증이 있고, 잔도공에 대해서 그 어떤 노하우도 없었던 정형돈과 하하에게 해발 1700m 절벽에서의 구조물 작업은 그간 <무한도전>이 선보인 그 어떤 고난도의 미션들보다 가혹한 처사로 비추어질 정도였다. 


결국 잔도공 작업을 중도 포기한 정형돈과 하하는 대신 중국 리장 호도협에서 일일 가마꾼으로 ‘극한알바’ 미션을 이어나갔다. 관광객을 가마 안에 태우며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락 해야하는 가마꾼 노릇도 쉽지 않았지만, 정형돈과 하하는 미션 완수에 성공을 거두었고, 마지막에는 평생 관광객들을 가마에 태우기만 했지 한번도 가마를 타지 못했다던 가마꾼들을 태워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지난해 차승원과 함께한 ‘극한알바’를 통해 힘들게 생계를 이어나가는 노동자들의 고충을 알린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밖으로 눈을 돌린다. <무한도전>이 구태여 포상휴가와 맞물려 ‘극한알바-해외편’ 미션을 진행한 것은 평소 바쁜 스케줄로 해외 촬영이 녹록지 않은 출연진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잠깐의 여유를 즐길 틈도 없이 고단한 일상을 이어나가야하는 이들의 삶을 조명하고자하는 의도가 더 커보였다. 


빨아도 계속 나오는 엄청난 빨랫감과 하루종일 씨름한 유재석과 광희는 10년 동안 단 하루의 휴가도 없이 매일같이 빨래터에서 일을 해왔다던 노동자의 사연에 순간 고개가 숙연해진다. 유재석-광희, 정형돈-하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노동의 강도가 약해보였던 박명수와 정준하가 찾아간 케냐의 동물원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어미를 잃고 오랜 시간 방치되었던 아기 코끼리들의 슬픈 상처에 집중한다. 





목숨을 담보로 해발 1700m 절벽에서 일하는 잔도공의 하루와 쉬는 날 없이 매일같이 수백벌의 옷들을 세탁해야하는 인도 빨래꾼, 그리고 상아 채취를 위한 불법 밀렵으로 부모를 잃은 아기 코끼리들의 사연은 이미 여러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그럼에도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인줄 만 알았던 그들의 하루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일일 체험을 통해 비로소 피부에 와닿게된다. 


출연진들에게는 단 하루의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인도 빨래터의 빨래꾼들은 쉴틈없이 엄청난 양의 세탁물을 빨고 있으며, 아기 코끼리들의 여린 몸에 깊숙이 새긴 상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출연진들에게 약속했던 포상 휴가 대신 극한 노동 현장으로 내몰았다고 불평을 내비추는 것조차도 미안해지게하는 고된 삶의 현장. 10주년 포상 휴가도 미루면서까지 극구 ‘극한알바 해외편’을 진행한 <무한도전>은 그렇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의 어두운 그늘을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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