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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복면가왕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정체보다 다음 무대를 궁금하게하는 절대 내공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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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방영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은 바비킴의 ‘사랑 그놈’을 부른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이하 ‘클레오파트라’)가 3회 연속 복면가왕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방송 결승전에서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로 변장한 에이핑크 정은지 또한 쟁쟁한 선배들을 떠오르게 할 정도의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지만, 첫 소절부터 가슴을 먹먹케하는, 호소력 짙은 음색의 소유자 클레오파트라의 높은 벽을 훌쩍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복면가왕>에서 연예인 판정단으로 활약하고 있는 작곡가 김형석의 말을 빌리자면  클레오파트라는 성악, 발라드, 록, 알앤비 등 모든 장르의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갖고 있는 장인이다. 


'오페라의 유령', '가질 수 없는 너', '이 밤이 지나면' 그리고 지난 21일 선보인 '사랑 그놈'까지. 매회 전설이라 불릴 만큼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터라, 클레오파트라로 거론되는 유력 인물이 계속 좁혀지고 있으나, 시청자들은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보다 그가 <복면가왕>에서 부르는 노래에 더 관심이 많은 분위기다. 





토너먼트 형식을 통해 2주마다 새로운 가왕을 선발하는 <복면가왕>에서 ‘복면가왕’만이 앉을 수 있는 의자는 그 주 참가자 모두가 꿈꾸는 영예로운 자리다. 하지만 <복면가왕>은 수많은 경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참가자가 가면을 벗는 순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로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때문에 애초 참가자가 원하는 바와 달리 아쉽게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다고 하더라도, 가면에 가려졌던 정체가 전혀 예상 밖 인물로 드러날 수록 더 큰 주목을 받는 구조다. 지난주 방송분에서 오랜만에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 등장한 그룹 샵 전 멤버 장석현이 그 날 시청자들의 관심을 제일 많이 받았던 참가자가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참가자의 가면을 벗기는 과정에서 가장 높은 화제성을 얻어내는 <복면가왕>이지만, 유독 클레오파트라에게만은 그의 얼굴을 꽁꽁 가려진 가면을 섣불리 벗기려고 하기보다는, 계속 가왕의 자리에 앉아 있기를 허락한다. 





이제 모든 장르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정도로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을 가진 고수의 정체가 궁금할 법도 하다. 하지만 연예인 및 관객 판정단, 그리고 시청자들은 극비에 가려진 그의 얼굴을 하루라도 빨리 보려고 하기보다 클레오파트라의 노래를 가급적 오래 들을 수 있는 수순을 택한다. 


2연승을 기록한 ‘황금락카 두통썼네’ f(x) 루나도 이루지 못한 클레오파트라의 3연승은 자칫 클레오파트라의 장기집권으로 이어져 프로그램에 매너리즘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로 제기되기도 한다. 


때문에 클레오파트라 그 이상의 실력을 가진 참가자의 등장으로 가왕이 교체되거나, 아님 몇 회 정도 우승을 차지하면 <일밤-나는가수다> 시즌1이 그랬듯이 ‘명예졸업’ 방식의 도입이 필요해보인다. 





그러나 정체 공개를 미루게 할 정도로 매 2주마다 한 번 있는 방어전에서 흡인력있는 음색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쏙 빼놓았던 클레오파트라의 존재감은 윤일상의 말마따라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보다 다음 무대를 궁금케하는 마력을 선사한다. 


비록 클레오파트라의 장기 집권은 프로그램에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하나, 경연 프로그램의 본질인 ‘음악’에 집중하게 하는 클레오파트라의 절대 내공은 참가자에게 복면을 씌우고 노래하게 하는 것 못지 않게 음악 프로그램으로서도 수준 높은 완성도를 구현케한다. 





한 개인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는 이들조차도 계속 그의 음악을 듣게하고 싶어하는 클레오파트라의 놀라운 힘. 과연 클레오파트라는 다음 대결에서도 가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앞서, 다음 방어전에서 부를 노래부터 기대케하는, 목소리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케하는 가왕이 주는 즐거움은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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