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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전망대

한나라당에 입당한 전이경과 초상권 무단 도용당한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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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나라당과 관련해서 왕년, 혹은 현재 빙상계 최고 스타의 상반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왕년에 빙상스타였던 분은 자기 발로 한나라당에 들어가셨고, 현재 진행중인 국민 스타는 자기도 모르게 한나라당 대전 당사에 의해서 무단으로 초상권을 침해당했죠.

스포츠스타뿐만 아니라,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정치판에 뛰어드는 건 어제 오늘일이 아닙니다. 왕년 유명 씨름선수였던 이만기씨도 경남 모 지역에서 한나라당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었고, 고시3개를 다 붙고, 티비에도 자주 출연하여 스타 변호사였던 고승덕씨는 현재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시잖아요. 그리고 현재 드라마 '신으로 불리운 사나이'에서 인상깊은 악역으로 출연하시는 정한용씨도 한 때 국회의원이셨고, 최불암, 강부자, 이순재, 고 이주일씨도 금뱃지를 달았죠. 하긴 고 이주일씨는 국회의원임기가 끝날 때 이말 하고 떠나셨답니다. "코미디 잘하고 갑니다"

하지만 아무리 유명인사의 정계 진출이 그리 놀랄만한 상황은 아니라고해도, 전이경씨의 정계 진출은 다소 의아스럽습니다. 1994년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한국 선수 사상 최초 2회연속 2관왕이라는 타이틀로 쇼트트랙 여왕으로 불렸고, 선수 생활 은퇴후 대학원에 진학하여, 스포츠학을 전공하였고, 2008년에는 IOC 선수분과위원회에 당선되어, 비록 평창올림픽 유치에는 실패했다만, 유치과정에서 인상깊은 모습을 선보였고, 이번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향후 대한민국 체육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정통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거든요.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단지 정계진출을 위한 발판이였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면 부산광역시 광역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향후 그녀가 대한 빙상연맹이나 대한체육회 회장으로 출마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잖아요. 또한 선수가 정치인이 되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다면, 국가적으로 막대한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겠죠. 그리고 대학교수나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되는데도 정치경력이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되겠죠.

하지만 전이경은 굳이 부산광역시 광역의원으로 출마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위에서 언급했던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이 갖춰져있는 왕년 스포츠 스타입니다. 쇼트트랙 여왕이였다는 그 자체만으로,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다는 것만으로도, 리더십만 갖춰져있다면 쇼트트랙 지도자나, 대학교수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산시민으로서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 순수한 마음으로 출마를 했다고 볼 수도 있겠죠. 허나 지금 정치인으로서 출마를 선언한 그녀를 보고 일부 보수인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반응은 차갑기 그지 없어요. 영원한 체육인으로 남기 바랐던 왕년의 빙상 스타가 정치에 발을 디뎌놓는다는 것 자체가 거부감을 들게 하는 건지도 모르나, 그녀가 입당한 당이 젊은 네티즌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정당이라는게 가장 크겠죠.
아시다시피 그녀가 출마를 원하는 지역은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불리는 부산이죠. 아마 이 지역에서 출마를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파란 깃발을 들고 나오고 싶어할 거에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처럼 정치에 대한 신념이 강하지 않으면(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치 초반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데뷔를 했죠. 나중에 3당야합에 반기를 들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찾아갔지만요) 다 그렇죠. 마찬가지로 만약 전이경씨가 광주에서 출마를 원한다면, 민주당으로 입당했겠죠. 그건 그저 금뱃지나 달고 싶어하는 분들은 누구나 마찬가지일거에요. 아주 유명한 정치인이라고해도, 그 지역 사람들이 몰표를 주는 정당소속이 아니면 당선조차가 힘든 것이 우리 정치 현실이니까요.

물론 부산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부산시 의원으로 출마하는 것 자체는 좋아요.
체육인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굳이 국회로 바로 갈 수는 있지만, 정치인조차 정통 코스를 밟기위해 지방의회부터 출마하는 것도 나쁘진 않아요. 그런데 부산시를 쇼트트랙의 고장으로 육성하거나, 동계 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 아니라면 전씨의 부산시 의원 출마는 너무 쌩뚱맞아 보여요. 뭐 비단 전씨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의원으로 출마하시는 심지어 국회의원하시는 분들의 경력을 보면, 좀 정치인과는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종종하긴 하나, 아무튼 남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지기 어려운 전씨의 남다른 업적을 봤을 때, 부산시 시의원이 된다는건  뭔가 언발란스한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설령 부산시 시의원으로 출마를 하는게 그녀가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해도, 그리고 정치인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그동안의 눈부신 경력을 쌓았다고해도, 아무튼 그녀의 시의원 출마는 다소 의외고, 또 만약 제가 전이경씨와 가까운 사이라면 어떻게해서든지 출마를 말리고 싶네요. 그녀는 시의원이 아니라, 박사과정까지 밟아서 교수나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으면서 IOC선수위원으로 평창올림픽 유치에 큰 기여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시의원도 대단히 영광스러운 자리이지만, IOC 선수위원이 되는 것, 국가대표팀 지도자가 되는건 하고 싶어도 아무나 못하는 자리이잖아요. 그녀는 체육계의 사회공헌도가 높아진 만큼 정치계에 체육인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해서 출마를 선언했다고하지만, 그런 목적이였다면, 지방의회에서 의원생활을 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IOC 선수위원으로 평창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면, 그걸로 국민들이 느끼는 사회적 기여도는 어느 정치인의 국민을 위한다는 일보다 크게 느껴지거든요. 저희같은 사람들이야, 전씨정도까지만해도 사회에 큰 기여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전씨같이 야망이 크신 분은 더 높은 꿈이 있으시겠지만요.

하지만, 전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죽은 사람이라도 파란색 정당이면 당선되는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가 부산이나 그 인근 지역에서는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이건 전라도 지역에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작년 재보궐 선거에 부산보다 더 지역적이고 보수적인 부산옆동네 양산에서조차 유력 정치인이 간신히 이기는 걸 봐서, 부산은 과연 한나라당 깃발만 꽃아도 당선되는 곳인지는 의문이네요.



어린 시절부터 전형적인 엘리트 체육인의 길을 걸었던 전이경씨는 제발로 한나라당에 들어가셨고, 반면에 김연아 선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대전 모 한나라당 당사에 걸려, 한나라당 당원이라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그저, 김연아 선수를 이용해서 인지도를 올려보겠다는 웃기지도 않은 해프닝이다만, 제발 김연아의 10년뒤 20년뒤 모습이 지금 전이경씨의 모습이 아니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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