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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진정한 광복 70주년 의미 되새기는 위대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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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하가 가봉으로 건너가 가봉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일하는 박상철씨에게 그의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만둣국을 배달할 때만해도, MBC <무한도전>이 이렇게 큰 일을 낼 줄은 미처 몰랐다. 





평소 한국 음식을 접하기 어려운 해외 동포들에게 고국 음식을 전달해주는 데서 오는 감동의 차원을 넘어, 요즘 그 어떤 역사, 시사 프로그램도 보여주지 못한 제대로 된 역사 보여주기를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묵묵히 해내고 있었다.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대륙에 음식 배달을 떠난 <무한도전-배달의 무도>(이하 <무한도전>)이었지만, 이 중에서도 <무한도전>이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배달 지역은 단연 아시아였다. 아시아 중에서도 여러 나라가 있었지만 <무한도전>이 택한 곳은 가깝고도 먼 일본. 그리고 <무한도전>은 음식 배달만 떠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 몰랐던 역사까지 알리고자 한다. 





지난 주 유재석, 하하의 우토로 마을 방문에 이어, 지난 12일 방영분에서 하하가 서경덕 교수와 찾아간 곳은 하시마섬. 최근 일본 근대화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이 사실 일제시대 강제징용당한 조선의 어린 소년들의 한이 설어있는 지옥섬이라는 것을 안 순간, 이제야 그 끔찍한 진실을 마주한 후손들은 말문이 막혀버린다. 


자신들의 선조가 저지른 부끄러운 역사를 전면으로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의 태도가 울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이제야 하시마섬을 알았다는 것. 그리고 ‘강제징용’이라는 사실을 쏙 뺀 채 기어코 하시마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일본을 막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억울하게 돌아가신 조상님들께 부끄럽고 죄스러울 뿐이다. 





만약 <무한도전>이 하시마섬을 찾아가, 그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여주지 않았다면, 하시마섬에 얽힌 이야기는 여전히 아는 사람만 분통터트리게 하는 공공연한 비밀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하시마섬을 재조명하면서, 하시마섬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일본의 태도 또한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 강하게 인식시킨다. 이것이 방송의 힘이요, 응당 해야할 일인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부분의 방송이 1945년 8월 15일 이후에 있었던 일을 집중 조명하며, 남북분단과 한국 전쟁의 비극을 딛고 조국 근대화를 성공시켰다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만을 이야기하는 사이, <무한도전>은 광복 이전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강제징용의 진실을 널리 알리며, 빼앗긴 땅과 주권을 도로 찾았지만, 완전한 독립은 이루지 못하고 그 상처와 후유증이 여전히 진행 중인 광복 70주년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제대로 된 역사를 배워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 아무리 부끄러운 역사라고 할 지 언정, 다시는 그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기는 것. 광복 70주년 기념 프로젝트로 우리가 잘 몰랐던, 하지만 꼭 알아야할 역사를 각인시켜준 <무한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고맙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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