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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응답하라 1988 13회 슈퍼맨도 때로는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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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내, 자식이 큰 일을 당했다는 데, 마치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초연해 질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평소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대응을 보여주며, 쌍문동 동네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샀던 봉황당 최무성도 자식의 사고 앞에서는 아버지였고, 사람이었다. 





tvN <응답하라 1988>은 다른 드라마와 달리, 보통 사람들은 알 턱이 없는 상류 계층의 특별한 삶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1980년대를 살았던 다수의 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 중에서는 복권 당첨으로 하루 아침에 부자가 된 김성균, 라미란 부부 같은 사람들도 있고, 최택(박보검 분)처럼 천재 바둑기사로 유명한 스타도 있지만, 돈이 많아졌다고 해서, 부자들만 모여사는 동네로 이사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어려움을 함께 견뎌낸 동네 주민들과 오손도손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균, 라미란 부부는 졸부임에도 불구, 자신들의 부를 과시하려 들기 보다, 오히려 살림살이가 팍팍한 이웃 주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은 쌍문동 동네 주민들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함께 사는 삶'을 보여 준다. 





웃을 때 함께 웃고, 울 때 함께 울고, 분노할 때 함께 분노할 줄 아는 쌍문동 사람들은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보통 사람의 모습을 보여 준다. 그들은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따뜻한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 중 누군가가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하던 일도 마다하고 한걸음에 뛰어 나간다. '오지랖'으로 보여질 수도 있지만, 이웃을 걱정하는 쌍문동 동네 사람들에게는 '진심'이 있었다. 


지난 18일 방영한 13회에서, 아들 택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오보 기사를 접한 이후, 이성을 잃고 울분을 터트린 최무성에게도, 건강 검진 결과가 걱정되어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이일화의 곁에도, 항상 그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 외에도 마치 내 일처럼 걱정해주고,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이웃들이 있었다. 





그들이 이웃 사람들이 받은 고통에 구구절절 공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남에게만 생기는 비극이 아닌,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아픔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똑같이 자식 키우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으로서, 이웃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는 마치 내 일인 마냥 함께 걱정한다. 그리고 단순히 걱정하고 위로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위기를 헤쳐나가고자 한다. 


매회 가족간의 사랑과 화합을 강조하는 드라마라고 하나, <응답하라 1988>은 누군가가 처한 고통과 아픔을 개인 혹은 가족의 문제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할 숙제로 풀어낸다. 그래서 <응답하라 1988>은 가족 드라마이면서, 동시에 공동체를 지향하는 드라마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부제를 통해 아버지들의 애환을 극적으로 그려냈다고 하나, 결국 그들도 사람이었고,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위에서 여기저기 벌어지는 일들을, 오롯이 개인이 각자 알아서 해결하고 극복해야할 사사로운 문제로 규정하기 보다, 그들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귀 기울여주고, 다시는 그런 아픔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것. 지금 우리에게는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사람들이 보여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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