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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복면가왕.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와 함께하여 행복했던 20주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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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남긴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은 역시 예상대로 국카스텐의 하현우였다. 




그야말로 온 국민이 다아는 음악대장이었다.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오랫동안 가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가수들은 방송에서만 공공연한 비밀 이었을 뿐, 그 혹은 그녀의 정체는 만천하에 알려져 있었다. 음악대장 역시 가왕이 된 순간부터, 누군지 알려지게 되었고, 그래서 151일만에 방송에서 밝혀진대로 음악대장이 하현우라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음악대장이 누구인지 다 알아도, 계속 <복면가왕>에서 그의 노래를 듣길 원했고, 그래서 그는 하현우를 하현우라고 부르지 못하는 음악대장이 되어, 20주 연속 <복면가왕>에 출근도장을 찍어왔었다. 


지난 5일 방영분에서, 음악대장이 가왕의 자리에 물러난 이후, 사람들은 그의 10연승 달성 실패보다, 더 이상 <복면가왕>에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음악대장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복면가왕>의 품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가수였다. <복면가왕>에서 꽤 오랜 시간 가왕에 머물렀던 김연우, 거미, 차지연 모두 훌륭한 보컬리스트였고, <복면가왕> 인기에 큰 견인차를 해왔지만, 저음, 고음 모두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하현우의 목소리는 언제나 탄성과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데 음악대장의 노래가 감탄만 자아낸 것은 아니었다. 그가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민물장어의 꿈', '걱정말아요, 그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가슴 한 켠을 울리는 감동도 있었다. 특히 고 신해철의 팬으로서 흡사 신해철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일상으로의 초대'는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음악대장은 유독 고 신해철의 노래를 많이 선곡 했고, 또 신해철의 노래를 부를 때면, 기교와 고음을 자랑하기 보다, 되도록 원곡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고음 처리와 폭발적인 샤우팅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하현우였지만, <복면가왕>에서 그는 의외로 고음으로 승부하는 음악보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최대한 많이 들려주고자 노력했다. 그 덕분에, 음악대장은 장기간의 집권에도, 오랫동안 <복면가왕>에서 보고 싶은 가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의 퇴장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지난 5일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끝으로, 음악대장 하현우는 <복면가왕>과 안녕을 고했다. 방송 출연보다 페스티벌, 축제 무대에 더 서길 좋아하는 국카스텐의 하현우인만큼, 당분간 TV에서 그의 노래를 듣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복면가왕>,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2>, 최근 <복면가왕>과 같은 시간대에 붙는 SBS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 등을 제외하면, 아이돌이 아닌 실력파 보컬리스트가 공중파 TV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하현우의 노래를 듣기 위해, 국카스텐의 공연을 매번 찾아갈 수는 없는 법. 그래서 <복면가왕>을 통해 꽤 오랜 시간 하현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고맙고도 행복했다. 비록 하현우를 <복면가왕>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아쉽지만, 그래도 신해철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가수인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로 무대를 떠나서, 감사하다는. 이제 음악대장이 아닌 국카스텐 하현우로 꾸준히 팬들과 만나게 될 그의 건승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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