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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전소민, 양세찬. 위기의 ‘런닝맨’을 구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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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위주로 방송을 이끌어가는 SBS <런닝맨>은 포맷의 한계가 굉장히 명확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2010년부터 7년 가까이, 프로그램이 존속되어 온 것만으로도 기적이다. 


사실, <런닝맨>은 국내에서는 몇 년 전부터 시청률이 한 자리 수로 떨어진 인기 없는 예능이다. 그래도 중화권, 동남아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터라, 방송국 입장에서 쉽게 정리할 수 없었다. 그래서 SBS 예능국은 고민 끝에 지난해 말, 김종국과 송지효를 하차시키고, <런닝맨> 브랜드는 시즌2 형식으로 고스란히 끌고가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시청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올해 2월까지만 <런닝맨>을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그러나 언제 그랬나는듯이 <런닝맨>은 4월이 된 지금도 정상 방영 중이며, 전소민, 양세찬 등 새 멤버를 보강하며 나름의 변화를 꾀한다. 




SBS가 <런닝맨> 2월 종영이라는 발표를 뒤업고, <런닝맨>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런닝맨>을 대체할만한 프로그램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종영한 <K팝스타 시즌6 더 라스트 찬스>(이하 <K팝스타>)는 최종 시청률 16.7%(4월 9일, 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하였지만, 시즌7이 언제 제작될지에 관해서는 아직 기약조차 없다. <K팝스타>와 함께 최근 SBS가 제작한 예능 중 잘된 축에 속하는 <미운우리새끼>는 기존 금요일 심야시간대에서 옮겨, <K팝스타>의 빈자리를 채우게 되었다. 


그렇다고 시즌1에서 시청률로 딱히 재미를 보지 못했던 <판타스틱 듀오2>를 <K팝스타>처럼 3시간 가까이 편성하는 모험을 단행할 수는 없고, 그래도 중화권, 동남아라는 확실한 해외고정팬들이 있는 <런닝맨>을 믿고 의지할 수밖에. 하지만 아무리 나들이철임을 감안해도, 지난주 9일 기록했던 3.4%(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은 주말 황금시간대에 방영하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 16일부로 <런닝맨<에 새로 투입된 전소민, 양세찬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첫 합류임에도 불구,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는 전소민과 양세찬 덕분에 <런닝맨>이 간만에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도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 <런닝맨>은 예전부터 홍보성 출연이 짙은 게스트없이 고정 멤버들끼리 방송을 할 때 더 재미있다는 평가를 들어온 바 있다. 전소민, 양세찬이라는 뉴페이스에 대한 호기심 외에 <런닝맨>이 이전과 확연히 다른 어마어마한 변화를 보여준 것은 아니다. <런닝맨>은 어떤 게스트가 오던 간에, 고정 출연진들과 어울려 자기네들끼리 재미있게 놀다가 끝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나마 기존에 없던 새로운 풍경이 있다면, 전소민과 양세찬이 게스트가 아닌 앞으로 <런닝맨>과 함께하는 가족이 된다는 것. 그 뿐이다. 




중간에 개리가 빠지긴 했지만,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송지효, 이광수가 여전히 뛰고 있는 <런닝맨>은 지금까지 고정 멤버만 해도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오히려 광희의 입대로 또다시 5명이 되어버린 MBC <무한도전>의 멤버 충원이 더 시급해보인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예나 지금이나 멤버 충원에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무한도전>도 그랬지만, 과거 KBS <해피선데이-1박2일>도 7명의 고정 멤버가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8명의 고정 멤버는 좀 많은 감이 없지 않다. 하긴 한 회에 무려 100명이 넘는 게스트들이 출연했던 이력이 있는 <런닝맨>이니까, 8명의 고정 멤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런닝맨>은 출연진 이전에 프로그램 특성상 드러나는 한계가 너무나도 뚜렷하다. <런닝맨>의 주요 테마인 게임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거의 다 꺼낸지 오래다. <런닝맨>이 유독 게스트 섭외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름표 떼기 등 매회 보여주는 게임 방식이 비슷하다보니,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통해 전회와 다른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어야한다. 출연 게스트에 따라 편차가 있긴 했지만, <런닝맨>이 한창 잘 나갔을 때는 이 전략이 통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런닝맨>에 등장 하는 게임들이 흥미를 잃어갈 때쯤, <런닝맨>은 평소 예능에서 보기 힘든 스타들이 영화, 드라마, 음반 홍보차 통과 의례처럼 들르는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그 때부터 <런닝맨>의 시청률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한번 하락한 시청률은 회복되기 어려웠다. 




한 때 종영 이야기도 있었지만, <런닝맨>은 폐지 대신 존속을 택했고, 전소민, 양세찬이라는 새로운 멤버를 추가하며 반등을 꿈꾼다. 제작진도 새롭게 바뀌고, 매 주마다 선정되는 최종 꼴찌를 3회 이상 기록하면, 세계 각지의 위험한 관광지로 보내버리는 글로벌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새 멤버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인 만큼, 이 기세를 몰아 <런닝맨> 제작진과 멤버들이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가면 된다. 과연 새 멤버 투입을 통해 분위기 전환을 꿈꾸는 해외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을까. 다음주 방송부터가 진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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