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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나와 봄날의 약속' 지구 종말 하루 전 벌어진 놀라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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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개봉을 앞둔 <나와 봄날의 약속>(2018)은 지구 멸망 하루 전의 이야기를 다룬 옴니버스 미스터리 판타지 영화다. 



지구 종말을 다룬 4개의 에피소드 중 포문을 여는 이는 지구 멸망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감독 지망생(강하늘)이다. 삼년째 기약없이 시나리오만 쓰고 있는 그의 앞에 팬을 자처하는 요구르트 아줌마(이혜영)이 나타나고, "어차피 망할 거, 다 같이 잘 망하자! 아름답게"라는 의문쩍은 말을 남긴다. 


요구르트 아줌마와 함께 나타난 3명의 정체도 수상해보인다. 외톨이 여중생 이한나(김소희) 앞에 나타나 종종 이상한 농담과 물리적 위협감을 안겨주는 괴상한 남자(김성균)와 한때 열혈 페미니스트 운동가였지만, 남편의 무관심과 독박육아에 지친 고수민(장영남)의 후배를 자처하며 그녀를 인적 드문 산 속으로 데리고 가는 미션(이주영), 낭만주의 영시를 가르치지만, 사랑을 한번도 해본 적 없는 대학교수 전의무(김학선)에게 사랑의 감정을 일깨워주는 미모의 여성(송예은)까지. 딱 봐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인물들은 외로운 생일을 맞게된 사람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선물을 건넨다. 



지구 종말이라는 다소 끔찍한 상황을 다루고 있지만, 절망적인 분위기보다 유쾌한 독특한 기운이 감지된다. 지구 멸망을 서프라이즈한 생일 선물로 풀어낸 시도가 참신하게 느껴진다. 지구 종말보다 더 무서운 공포는 자신의 내면에 잠식되어 있는 두려움과 마주한다는 것. 모두가 아름답게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봄날이 다시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궁극적인 삶의 태도'다. 


우울하고 비관적으로 다가오는 지구 종말을 낙관적이고 희망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나와 봄날의 약속>은 흥미롭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영화다. 하지만 좋은 의도와 메시지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중 남성 등장인물들이 여중생, 20대 여성으로 설정된 여성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고 대하는 태도들이 이 영화가 지향하는 독창적인 세계관을 흐릿하게 만든다. 



지구 종말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는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지만, 여성 캐릭터를 접근하는 방식에서 아쉬운 점이 곳곳에 보이는 <나와 봄날의 약속>은 오는 28일 극장 개봉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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