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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미운우리새끼' 임원희와 서울예대 연극과 전설의 90학번. 그런데 여자 스타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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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영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배우 임원희가 출신대학인 서울예술대학교(서울예대, 구 서울예술전문대학, 서울예전) 연극과 90학번 여자 동기들과 오랜만에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방영하여 눈길을 끌었다. 




잘 알려진대로, 임원희는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으로,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 에는 임원희 외에도 수많은 스타 배우, 연예인들이 있어 스타 등용문의 산실로 불리는 서울예대 중에서도 가장 황금 학번, 전설의 세대로 꼽힌다. 


임원희와 <미운우리새끼>의 MC인 신동엽 외에도, 신동엽의 최고 절친이자 한류스타의 원조 안재욱, 2010년대 영화계를 대표하는 최고 흥행배우 황정민, <극한직업>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류승룡,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정재영 등이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을 대표하는 스타로, 이 외에도 최성국, 이철민, 장혁진, 김현철 등 수많은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들이 연예계 전방위에서 맹활약 중이다.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들 중 유독 스타 배우들이 많은 것은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연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많이 없었고(그 당시에는 이선균, 진경, 이희준, 문정희, 유선, 진선규, 김동욱, 이제훈, 변요한, 김고은, 양세종, 박소담, 이유영, 정소민 등 현재 새로운 연기파 배우 산실로 꼽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기과가 설립되기 전이다.) 연예기획사 연습생 트레이닝 시스템 자체가 전무 했던 시절 이기에, 배우 혹은 개그맨이 되고 싶으면 서울예대, 동국대, 중앙대(전 서라벌예술대학),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가거나 극단에 입단해 연출가, 선배들 잔심부름 부터 시작해야했다. 간혹 고 최진실 처럼 연극영화과, 극단에 소속되지 않아도 연예 관계자의 눈에 띄어서 스타가 되거나 차화연, 김청, 김성령, 고현정, 염정아, 오현경, 이승연처럼 미인대회에 입상해 연예계에 입문하는 케이스도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의 배우들은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거나 극단 입단을 통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고, 그런 루트로 배우가 된 사람들이 오늘날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기둥이 되었다.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에는 신동엽, 안재욱, 황정민, 류승룡, 정재영, 임원희, 최성국 등 수많은 스타 배우, 연예인이 대거 포진되어 있지만 의외로 여성 스타들을 찾기가 힘들다. 지난 3일 <미운우리새끼>에 등장한 임원희의 여자 동기들 또한, "남자 동기들만 잘 되었다."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의 정원은 120명 이었고, 그 당시 분위기로 봤을 때 남자 학우들이 더 많았겠지만 쟁쟁한 여자 학우들도 상당했을 것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자체가 엄청난 끼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지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학교다. 물론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에 유독 잘된 인물들이 많아서 그렇지, 서울예대 연극과를 나온다고 모두다 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만 해도 졸업 후 일찌감치 스타가 된 인물은 신동엽, 안재욱, 최성국 뿐이고, 황정민, 류승룡, 정재영, 임원희 등은 오랜 무명 끝에 배우로서 두각을 드러냈고, 뒤늦게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 배우가 되었다. 




그런데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 뿐만 아니라, 스타 배출의 산실로 꼽히는 서울예대 출신 연예인 전체만 봐도 남성 배우, 스타들의 쏠림이 상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예대 출신 대표적 여자 배우, 연예인으로 이성미, 이영자, 유호정, 이상아, 전도연, 장영남, 라미란, 송은이, 정혜영, 채연, 손예진, 김하늘, 장윤정, 한혜진, 정유미, 윤진서 등이 거론되는데, 90년대 후반 학번 이후 여성동문들의 연예계 진출이 활발해 졌다고 하나, 윗 세대로 갈 수록 남성 연예인 쏠림 현상이 상당하다. 그나마 하희라, 채시라, 고현정, 이미연, 김혜수 등을 쟁쟁한 여성 배우들을 배출한 동국대 연극영화과는 사정이 좀 낫다고 할 수 있을까. 한국 영화계의 남성 배우 쏠림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그렇다면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에는 유독 남성 스타들만 두각을 드러내게 된 것일까. 개개인의 운과 실력도 있었겠지만, 한국 영화계 특유의 남성 중심 서사 현상도 부인할 수 없겠다. 신동엽과 안재욱, 최성국을 제외하고 서울예대 연극과 90학번 출신 스타들은 오랜 무명시절을 거쳐 뒤늦게 한국영화계 대표 배우로 자리 잡았다. 반면, 신동엽의 말에 따르면 여전히 각종 연극, 뮤지컬에서 활약 중인 그의 여자 동기들은 여전히 배우로 활동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미운우리새끼>에 등장한 임원희의 여자 동기들은 방송에서 일부 보여진 모습만으로도 그녀들의 남자 동기 스타들 못지 않은 끼와 재능, 포스를 가진 실력있는 배우들 이었다. 하지만, 남성중심적 서사가 지배적인 한국 영화계 풍토 속에서 개성있고 실력있는 남성 배우들은 많은 기회를 얻은 반면, 일찍이 미모로 주목받지 못한 연기파 여성 배우들은 그러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동국대 연영과 출신 여성 배우들도 연기자보다 하이틴 스타, 미인대회 출신으로 주목받은 케이스이고, 수많은 연기파 배우들을 배출한 서울예대 연극과 90년대 초반 학번들 중에서 92학번 장영남, 93학번 라미란 정도가 여성 동문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는 정도다. 




그런데 그래도 남성 배우 독식 현상 속에서도 빼어난 존재감을 발휘하는 여성 배우들이 더러 있는 반면, 영화 연출가, 감독으로 눈을 돌리면 여성 영화인을 찾기가 더 어렵다. 갈수록 연극영화과를 졸업하는 여성 학생들의 수가 나날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많은 영화과 여학생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들어 페미니즘 물결에 힘입어 여성 영화인, 배우들이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앞으로는 재능 있는 여성 영화인들이 자신이 가진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조성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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