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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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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설 명절 파일럿으로 방영한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이하 <지금 1위는>)은 49년 역사를 자랑하는 MBC 음악차트프로그램에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정상에 섰던 '1위 가수'와 그 영광에 가려 1위를 놓친 '도전 가수'들이 다시 1위에 도전해 차트를 새롭게 써본다는 발상 하에 기획된 설 명절 파일럿 음악예능 프로그램이다.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의 등장과 그들의 노래를 재해석하는 후배 가수들의 리메이크. 수십년 전 당시 MBC 음악차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에 밀려 아쉽게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가수들이 도전장을 내민다는 컨셉을 제외하고, 복고 음악예능 <지금 1위는>이 보여준 전체적인 분위기는 시즌2까지 마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슈가맨>)과 대동소이해 보인다. 하지만 시대를 불문하고, 매회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를 섭외하고자 했던 <슈가맨>과 달리, 차트를 다시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춘 <지금 1위는>은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가 가요 차트를 휩쓸던 1991년 7월의 가요계를 재현하는데 주력한다. 


섹시 디바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김완선의 당시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고 한다. 타이틀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앞세운 정규 5집 발매 이전에도 대단한 가수로 꼽히던 김완선은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엄청난 히트로 한국 여성 가수 최초로 단일 앨범 판매 100만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뿐만 아니라, 다른 5집 앨범 수록곡 '가장 무도회', '나만의 것'이 가요차트 정상에 올라, 한 앨범에서 3곡의 1위 곡을 배출하는 놀라운 성과까지 기록했다. 




그런데 김완선이 가요계 차트를 휩쓸던 1991년에는 지금도 국민 가요로 널리 사랑받는 노사연의 '만남, 국민 가수 조용필과 이선희, 신승훈, 윤상 등 지금도 가요계 전설로 꼽히는 쟁쟁한 가수들이 왕성하게 음악 활동을 펼치던 빅뱅의 해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지금 1위는>에서 당시 김완선의 위상에 버금가는 가요계 레전드들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심신, 이재영, 원미경, 전유나, 홍서범과 조갑경 등 90년대 초반 활동했던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여 당시 가요계를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특히, 1991년 당시 섹시 아이콘으로 각광받은 '유혹'의 이재영은 22년의 공백이 무색한 과감하고 도발적인 무대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댄스음악 역사를 다시 쓴 전설로 평가받는 김완선과 차트 1위는 차지 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명곡으로 평가받는 원미경의 '이별여행'을 제외하고, 그 당시 가요계를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시청자와의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지금 1위는>의 난제 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 1위는>에는 아이콘(iKON) 구준회와 바비(BOBBY), 루나, 마마무 솔라, 장덕철, 러블리즈 케이, 유키스 준 등 요즘 젊은 대중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원곡 가수들과 함께 합동 무대를 펼치는 것으로 화제성을 끌어 모으고자 한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을 스튜디오로 초청해 그들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히트곡을 다시 듣고 요즘 활동하는 가수들이 그들의 무대를 재해석하는 식의 복고 음악예능 프로그램은 더 이상 신선하거나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음악 프로그램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음악의 힘에 있지 않을까. 90년대 초 아쉽게 1위를 놓친 인기 가수들이 후배 가수들과의 합동 무대로 역전을 노리는 컨셉으로 진행되는 MBC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5일 2회 방송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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