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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검사프린세스 뒷심의 힘은 서변앓이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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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 vs 바람의 나라 vs 바람의 화원' 이라는 거대한 수목드라마 전쟁에 이어, 또다시 시작된 '신데렐라 언니 vs 개인의 취향 vs 검사프린세스'라는 가슴떨리는 수목드라마 2차 대전에서 출연진만 보면 가장 딸려보이는 건 단연(?) 검사 프린세스였다. 일단 여자 톱스타 한명을 끼고 하는 신데렐라 언니, 개인의 취향( 문근영, 손예진)에 비해 아이리스로 다시 인기를 회복했다고하나, 톱스타라고는 불리기 어려운 김소연과 핫라이징 스타 이민호, 옥택연과 그들만큼은 아니다만, 그래도 한번 여심을 흔든 적이 있던 천정명에 비해서 박시후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건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수목대첩이 시작되기 이전 의외로 검프가 상당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그도 그럴것이 검프 작가가 작년 대박 시청률을 자랑한 '찬란한 유산'의 작가라는 점도 있겠다만, 그냥 느낌상 검프가 의외의 재미를 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단연 검프가 밀렸다. 일단 타 경쟁작에 비해서 빈약한 출연진도 문제였거니만,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무리한 검찰 수사와 뒤이어 터진 스폰서 검사와 검찰 비리도 검사프린세스에 아예 채널이 안돌아가는데 단단히 한 몫 한 것 같다. 가뜩이나 출연진도 약한데, 방영시기마저 잘못만난 불운의 작품이였던 셈이다. 차라리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 시절 검사프린세스가 방영했다면 대박을 쳤을까? 아무튼 지금같이 국민이 검사를 완전히 불신하는 시대에 왠 개념없는 여검사가 서서히 훌륭한 검사로 바뀌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검사프린세스는 이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꼴찌에서 당당히 동시간대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검찰 개혁. 드라마에서 대리만족을 느끼겠다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일등 공신은 다름아닌 출연진에 있었다. 그 인물은 원톱인 김소연이 아니라, 그녀의 연인은 서변호사 박시후.





솔직히 톡 까놓고 말해서 이번 수목드라마 남자주인공 중에 인기나 인지도를 보나 박시후가 젤 뒤쳐지는 게임이었다. 일단 개인의 취향(이하 개취)는 작년 꽃보다 남자로 구준표 신드롬을 일으킨 핫 스타 이민호였고, 신데렐라 언니(이하 신언)은 군대가기 전에 여우는 뭐하니로 나름 여심을 사로잡은 천정명에, 요즘들어 부쩍 욕먹고 있지만, 그래도 최고 인기 아이돌이라는 옥택연이 있었다. 물론 검사프린세스(이하 검프)에도 추노로 인기를 얻은 한정수가 있다고하나, 개취에도 한정수와 함께 추노에 출연한 김지석이 있었다. 여주뿐만 아니라 남주만 봐도 검프가 크게 밀리는 형국이였다.

물론 지금 신언이 이번 수목 드라마 전쟁에서 확고한 1위를 굳혔다고하나, 남자주인공만 따지면 대실패이다. 4회 이후부터 여자들에게 욕먹기 시작한(?) 천정명은 회가 가도 여전히 문근영을 위한 병풍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른 출연진들은 배우 이름이 아닌 은조, 효선, 강숙, 정우로 불리는데, 천정명은 그냥 천정명으로 보일 뿐이다. 심지어 지금 천정명은 그보다 비중이 훨 적게 나오는 옥택연에게 마저 밀려보인다.
'개취'의 이민호 역시 천정명보다는 낫다고하나, 그역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고 있으며, 화제가 된건 손예진과의 격한 키스신밖에 없다는 점과,(최관장님 덕분에 전실장 이민호 존재감이 급 올라갔다는 평도 있다만) 급기야 2위를 유지하던 시청률도 3위로 내려앉는 등 꽃보다 남자에 이은 제2의 이민호 신드롬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긴 이번 수목드라마들은 하나같이 괜찮은 작품들이고, 1위 신데렐라 언니 시청률마저 16.7%임을 고려해볼 때, 시청률이 동시간대 꼴지를 기록한다고 주연 배우에게 심각한 타격까지 주지는 않는다. 일례로 제작년 수목드라마 대전에서 '바람의 화원'은 동시간대 꼴지였다만, 그 드라마 여주 문근영은 그래도 시청률 20%는 넘겼다는 '일지매' '온에어' 배우들을 제치고 당당히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방영되기 이전 분명 이민호, 천정명에 비해서 심히 부족하다(?) 보였던 검프의 박시후는 지금 펄펄 날고있다. 그 이전 여러 드라마의 주연급으로 나왔다만, 그렇게 대중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지 않았던 박시후는 이번 검프의 서변호사를 통해 제대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고 있음은 물론, 고수앓이에 이은 또 하나의 '서변앓이'라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지금 여성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고수앓이'에 버금가는 '서변찬양'에 열중이다. 특히 지난 목요일 방송분에서 서변호사와 마혜리의 눈물의 키스신에 기존 서변앓이에 어쩔줄 몰라하던 시청자들의 잠 못이루게 한 건 기본이요, 눈물키스 관련 미니홈피 아이템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으며, 드라마 시청률까지 상승시키는 효과까지 낳았다.



게다가 지금 서변 앓이에 헤어나오지못하고 있는 팬들은 검프 제작진에 4회 연장을 요청하는 건 기본이요, 서변과 마혜리의 사랑을 패러디한 작품이 쏙쏙 등장하고 있으며, 게다가 고작 4살밖에 안된 꼬마숙녀가 잠꼬대로 하도 시후오빠만 찾아대는 통에, 결국 검프 촬영장에 찾아가 서변마마의 볼에 키스하는 사태까지 나오고있다. 이쯤되면 드라마 제목을 검사 프린세스에서 '검사의 프린스' 혹은 '서변호사의 마혜리 길들이기'로 바꾸는게 지금 상황과 더 어울릴 것 같다.



물론 배우에게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작품에 나오는게 그의 인지도 상승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아무리 30~40%대박 시청률을 기록하는 작품에 출연했다고해도, 존재감이 없거나, 욕만 먹는 캐릭터라면 시청률은 아무 의미가 없다.하지만 시청률은 10%안팎을 기록하더라도, 시청자들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거나 시청자들의 가슴 앓이를 한다면, 오히려 대박 시청률 작품의 병풍급 존재보다 훨 낫다. 몇 달 전 종영한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는 아이리스, 추노에 밀려 10%내외의 저조한 시청률에, 가면 갈수록 드라마 내용 조차 혹평을 받았지만, '고수앓이'의 장본인은 고수는 드라마 종영이후 의류, 금융권 광고를 섭렵하고, 고수,강동원이 나온 다는 이유만으로 하반기 기대작이 된 '초능력자'에 캐스팅 되는 등 대박 시청률에 미친 존재감까지 드러낸 이병헌, 장혁 못지않은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마 이번 수목 드라마 전쟁의 최종 승자는 '신데렐라 언니'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남자주인공만 따져놓고 본다면, 앞으로 천정명이나 이민호가 서변앓이에 크게 자극받아 서변앓이 그 이상의 폭발을 하지 않는 한, 서변앓이로 꼴찌를 2위로 만든 일등공신 박시후가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천정명, 이민호에게 서변앓이 버금가는 신드롬을 일으킬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신언은 종영까지 6회, 개취는 고작 2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신언은 점점 문근영을 위한, 문근영에 의한 드라마로 굳혀가고 있고 개취역시 손예진의 원맨쇼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는터라, 아예 서변 박시후를 위한 드라마가 되어버린 검프의 서변앓이같은 신드롬이 나온다는 건 미션 임파셔블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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