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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안녕하세요' 엄마의 막말에 움츠러드는 아들. 아이 문제는 부모에게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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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부모의 말에 무조건 따르는 순종적인 자식인 것 같지만, 사실은 온갖 거짓말을 늘어 놓으며 부모를 힘들게 하는 신종 사춘기 아들. 하지만 아들에게는 부모에게 자꾸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트라우마가 숨어 있었다. 오죽하면, 이영자가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는 아들이 아니라, 아들이 자꾸 거짓말을 하게 만드는 엄마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을까. 

 

심리상담을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사춘기 이하) 자식의 문제는 십중팔구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6일 방영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 등장한 사연 또한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불안정한 양육환경 때문에 자신의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이 등장해 스튜디오를 안타깝게 했다. 

 

고민 사연자로 등장한 부모(엄마)는 다른 또래 친구와 달리 자신의 원하는 바를 명확히 말하지 못하고, 부모의 지갑을 훔치는 등 뒤에서 사고를 치는 아들에게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들이 자꾸 엄마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고,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 미성년자인 아들이 엄마에게 용돈을 요구하지 못하고, 엄마의 지갑에 손을 대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경제적 문제로 인해 엄마와 떨어져 잠시 재혼한 아빠와 살아야 했던 아들은 그 기간 동안 새엄마가 데리고 온 아이들을 키워야하는 등 아빠, 새엄마로부터 적지않은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당한 아픔이 있었다. 이를 뒤늦게 안 사연자가 다시 아들을 데리고 오긴 했지만, 아빠와 살면서 많은 상처를 받게된 아들의 닫힌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당시 9살인 아들을 전 남편에게 보내면서 "엄마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아빠에게 보내는 거야"라고 말했던 엄마 또한 아들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 조금이라도 엄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다시 엄마에게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부모를 믿지 못하는 아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늘어놓고, 그런 아들이 못마땅스러운 엄마는 아들에게 다시금 큰 상처로 돌아오는 말을 툭툭 뱉는다. 

 

혼자 아이를 키우기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아들을 잘 키워보려고 노력하는 사연자 또한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다. 점점 더 건강이 악화되는 터라, 어떻게든 아들을 강하게 키워보고 싶은 마음 또한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너 때문에 아빠한테 가는거야.", "너 자꾸 아빠 닮아간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너랑 나랑 어떻게 될지 몰라." 등 아이에게 해서는 안될 엄마의 협박성 막말로 인해 아들은 점점 움츠러들고, 모자간의 사이는 더더욱 악화되어 간다. 아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아닌 엄마 자신의 생각만 강요하는 엄마의 독선적인 태도 또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날 <안녕하세요>에 등장한 사연자의 아들처럼 부모에게 버림받을지 모르는 불안감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치료요법은 부모와 자식 간의 무너진 신뢰 관계를 회복하고,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 어린 시절 불안정한 양육환경과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 때문에 엄마 앞에서 자꾸만 움츠러드는 아들이 <안녕하세요> 식 단발식 고민 상담으로 쉽게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안녕하세요> 출연을 통해 사춘기 아들의 이상행동의 원인이 아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있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된 만큼, 이후 전문적인 상담 등을 통해서 모자 관계가 더 좋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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