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남2' 김승현 가족을 괴롭히는 20년 전 트라우마. 그러나 속 깊은 수빈이는 달랐다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 고정출연하고 있는 배우 김승현 부모님에게 20년전 김승현의 딸 수빈이를 낳게된 과정은 두고두고 트라우마로 남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아들 김승현이 하이틴 스타로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던 찰나, 미혼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은 악몽을 경험했으니 김승현 부모님에게 그 때 그 순간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악몽일 것이다. 

 

 

그럼에도 손녀 수빈이만큼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끼고 사랑하는 김승현 부모님은 사정상 부모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는 큰아들을 대신해 수빈이가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손녀를 양육하며 모진 세월을 꿋꿋이 견대내셨다. 유독 김승현 가족을 향한 시청자들의 응원이 큰 것 또한 아픔이 많은 손녀를 사랑으로 키우신 김승현 부모님의 헌신과 진정성 있는 삶에 있었다. 

 

<살림남2>를 통해 매주 공중파 예능에 고정 출연을 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는 김승현 가족이지만 여전히 20년 전 받은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은 김승현 가족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워낙 크나큰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이기에 쉽게 잊혀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수빈이에게 이따금 20년 전 사건을 언급하며 본의 아니게 손녀에게 상처를 안겨주는 김승현 어머니(백옥자)의 모습은 김승현 부모가 안고 있는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 

 

 

김승현 엄마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20년 전 이야기는 손녀 수빈이에게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인 것을. 하지만 대학생이 된 수빈이의 잦아지는 늦은 귀가, 어른들이 봤을 때는 다소 과도해보이는 염색, 네일아트, 피어싱, 문신 등 스타일링이 걱정되는 할머니는 수빈이가 걱정되는 마음에 또 다시 20년 전 상처를 들추어내기 시작한다. 김승현은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이 철 모를 때 저지른 실수와 몰락, 그리고 수빈이가 장성할 때까지 부모로서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과 무심함에 대한 어머니의 누적된 불만이라는 것을. 

 

하지만 김승현 어머니의 걱정과 달리, 수빈이는 아무런 탈 없이 스스로의 인생을 멋지게 개척하고 있었다. 김승현 부모님을 걱정하게 만든 수빈의 늦은 귀가는 고깃집 아르바이트 때문이었고,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현재 공부하고 있는 미용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수빈이 고깃집 알바를 결심한 배경에는 대학 등록금이 있었다. 지금은 김승현 아버지이자 수빈이의 할아버지인 김언중이 손녀 등록금을 내주시지만, 어느덧 고령에 접어든 할아버지가 아직도 공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하는 모습이 안쓰러운, 속 깊은 손녀는 할아버지가 혼자 짊어지고 가는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알바전선에 나섰다. 

 

 

할아버지가 걱정되는 마음에 알바를 통해 모든 돈을 대학 등록금에 보태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가진 수빈이를 보니 이제 김승현 어머니도 손녀 수빈이에 대한 걱정을 놓으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을 정도로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악몽같은 기억이지만, 그 덕분에 아들보다 더 대견하고 기특한 손녀를 얻었으니 이제는 김승현 어머니도 그날의 상처에서 조금씩 벗어나시길 바랄 뿐이다. 아픈 가족사를 딛고 매주 시청자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안겨주는 김승현 가족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