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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왜 박휘순은 유독 리얼 상황극에 약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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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된 일밤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핫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뜨거운 형제들. 4회 역시 그 전의 '아바타 소개팅'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에게 큰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아바타 소개팅보다 극한 상황극을 통해 형제들의 실제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바타 소개팅은 참 재미있었지만, 사실 약간 어딘가 불편한 요소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요즘 공중파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요소는 있었지만, 그 타켓이 젊은층에게만 맞춰져있었다는 것도 있었구요.

이번 극한 상황극을 통해서 누구보다 가장 기대되었던 사람은 단연 지난 아바타 소개팅 2,3회를 통해 큰웃음 빵빵으로 동시에 뜨형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박휘순이였습니다. 그러나 저번주 최고 화젯거리를 몰고왔던 박휘순은 상황극 자체가 실패로 끝남에 따라 방송분량이 몇 분 안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과연 형들의 말대로 박휘순은 시키는 것만 잘하는 것인가요?

그 말에 일리는 있습니다. 왜나하면 박휘순은 '개그 콘서트'라는 스탠드 개그에 익숙해져있는 개그맨입니다. 스탠드형 개그는 박명수가 개그맨 시절에 해왔던 꽁트형 개그보다는 관객과의 호흡을 중시하고, 라이브가 가미된 약간 리얼이 가미된 것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개그 콘서트 역시 약간의 애드립이 곁들어질 수는 있겠다만, 역시 잘짜여진 각본하에 철저히 계획적으로 관객들을 웃기는 개그이죠. 그들 자체가 입담이 좋고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천부적이다 할 수 있으나, 역시 미리 짜여진 콩트로 웃기는데 익숙해져있는 그들이라 아무리 대본이 있어도, 결국 100%애드리브와 돌변 상황으로 이뤄지는 리얼 버라이어티에는 쉽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요즘 유행하는 리얼버라이어티에 제대로 안착한 개그콘서트 출신 인기개그맨이  무한도전의 정형돈, 1박2일의 이수근, 남자의 자격의 윤형빈뿐이라는 걸 볼 때, 스탠드 개그에 익숙해진 스타 개그맨 출신이 요즘 리얼예능에 적응한다는 건, 이들처럼 프로그램자체가 잘나가는 대박 프로를 만나지 않는 한 어려운 게 현실이죠.

솔직히 톡 까놓고 말해서, 무한도전의 정형돈은 몇 달 전만해도 무도 내에서는 안웃기는 컨셉을 유지해왔고, 1박2일의 이수근도 천재 개그맨답게 순간 시청자들을 뒤로 넘어가는 애드립은 강하지만, 결론적으로 개콘에서처럼 1박2일의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에이스역할은 못하고있으며(이건필자의 생각) 윤형빈같은 경우에는 이미 이경규,김국진같은 대선배의 기에 눌러버려서인지 연예인들에게 대놓고 호통치던 왕비호와 동일인물이 의심스러울정도로 시종일관 겸손하고 예의바른 막내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몇 주전 해피투게더에 정형돈, 윤형빈이 함께 나왔을 때도, 이들은 재치있는 입담은 과시했으나, 오히려 순발적인 예능감은 김태원이 더 강해보였습니다. 정형돈이나 윤형빈의 특징이 방송에 출연하기 전에 나름 머릿속에 준비해온 것은 잘 포장해서 내놓는데, 순간적으로 공격을 받을 때, 그 대처능력이 미흡해보였습니다. 그래도 정형돈은 5년이상 무한도전을 함께해왔기 때문에, 배태랑 리얼 버라이어티인답게 당황하면서도 유머스럽게 답변을 잘 하는 여유를 보였으나, 이제 겨우 리얼버라이어티 문을 두드리게 된 박휘순은 여전히 리얼 상황극에 적응을 잘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적어도 한상진, 이기광보다 더 재치있는 박휘순이 극단 상황극에 실패하게 된 건,  그가 처하게 된 가상세계에 너무나도 몰입된 나머지, 이게 진짜 자신에게 닥친 현실에서의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죠. 물론 상황극에 임하기 전 심리학자가 가식이 아닌 평소의 모습대로 행동을 할 것을 요구했으나, 어디까지나 이건 방송이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해도, 어느정도 애드리브와 방송이 될만한 분량이 뽑아져야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리얼 버라이어티에 익숙하지 않은 박휘순은 아쉽게도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이와같은 수칙을 잃어버렸기에, 아바타 소개팅 이후 모든 관심이 박휘순에게 간 상황에서, 특히나 아바타 소개팅에서 너무나도 진솔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셔준 그였기에, 박휘순의 상황극의 실패는 너무나도 아쉬었습니다.

이번 막장 상황극에서 가장 큰 웃음을 안겨주었던 사람은 자칭 상황극 창시자인 박명수와, 시종일관 이성과 침착성을 잃지않으면서, 평소 방송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다를바없는 평소의 모습을 보여준 김구라와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르게 능구렁이같은 본모습을 보여준 싸이먼디였습니다. 평소 호통으로 이미지가 굳혔지만, 의외로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박명수이고, 박휘순과 마찬가지로 실제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준 싸이먼디라고했다만, 그래도 이들은 박휘순과는 달리, 자신들에게 압박을 주는 돌변 페이스에 밀리지않고, 오히려 자신들이 상황을 리드했기 때문에 상황극을 성공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들보다 전체적인 예능감은 박휘순이 더 좋은 편이라 아직 박휘순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습니다. 다행히 박휘순은 아바타 소개팅 2회에서 상황극에 능한 박명수와 환상의 콤비를 보여주었습니다. 분명 박휘순은 지금 그의 앞에 닥친 상황극에는 무너졌지만, 앞으로 3년 뒤 박명수를 꼭 넘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동안 박명수 밑에서 리얼 버라이어티가 뭔지 열심히 배우고, 꼭 박명수 이상의 위치에 올라가, 정형돈, 이수근과 함께 앞으로 버라이어티에 진출하고자하는 후배 개그맨들의 성공 표본이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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