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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신세경이 와도 안되는 이유있는 단비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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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예전부터 와주셨던 분들은 알겠다만, 전 김영희의 일밤 초창기부터 늘 항상 빠지지 않고 단비 리뷰를 써왔던 사람입니다. 아무리 재미가 없고, 자막때문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일이 있어도 참으면서 단비를 보았습니다. mbc가 장기 파업에 들어가기 전 아이티편까지 보고 리뷰를 썼으니, 요 최근에만 단비를 보지 않았군요.


워낙 tv를 보는 걸 좋아하지않는터라 일요일에 프로그램 하나 보기도 어려워 요즘은 일밤의 다른 코너 뜨거운 형제들을 본다고 단비를 소홀히했는데, 이번에 제가 눈여겨보는 배우 신세경이 나온다고해서 뜨형이 끝나고 단비를 조금 보고 있었죠. 그러자 뜨거운 형제들까지는 재미있게 보신 아버지께서 갑자기 7번으로 돌리시면서 이러시는 겁니다. "야 밥먹을 때 슬픈거 보지말자"

맞아요. 단비는 너무나도 슬퍼요. 요즘은 예능적인 재미를 추가했다고하는데 예능이라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프로그램이에요. 그렇다고 저희 부모님이 그동안 단비를 아예 외면하셨던 건 아니에요. 그 이전에는 이런 공익적이면서도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 잘되어야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시고 지난 파업기간에 재방송을 하는 와중에도 꿋꿋이 시청하신 저희 아버지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단비를 열심히 본 소감이 결국 "이건 밥먹을 때는 적합하지않다"라는 결론으로 귀결된 셈이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단비같은 프로그램을 봐야죠. 지금 지구 어느 한편에서는 아이들이 굶어죽어가고있고, 제대로 마실 물도 없어서 병으로 쓰러지고 있는데 한가롭게 tv앞에 앉아서 깔깔 웃을 수는 없잖아요. 주말 한 시간 뒹굴면서 웃는다고해도 재산이나 지식이 늘어난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고(스트레스 해소에 좋아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는 큰 장점은 있지요) 그럴 바에는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걸 보는 것이 교육적으로는 좋겠죠. 하지만 지금 단비를 보고있으면 그 프로그램을 본다고 티비 속 아이들 삶이 어떻게 획기적으로 좋아지는지 알 수가 없어요. 아마 시청률이 좋으면 광고도 많이 붙을거고 아주 오랫동안 해외 오지로 나가 좋은 일도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지금 단비 제작진들이나 출연진들이 해왔던 일들은 굳이 단비가 하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자선단체가 암암리나 공개적으로 해왔고, 단지 단비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좋은 취지알리고 관심을 가지게하는 것이에요. 그 취지 알리기와 이목을 끌게하는 홍보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있어요. 하지만 정말 그들에게 중요한 건 지금 당장의 마실 물과 일거리를 주는 것이겠으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신들의 힘으로 안된다고 덮어둔 채 또 다르게 생각하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그저 좋은 일 한다는 생색내기나 차라리 거기 갈 여비와 출연료로 정말 실질적인 도움을 주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구요.

정말 단비는 시청률때문에 폐지되어서는 안되는 프로그램이고, 해외 자선활동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린다는 중요한 임무를 수용하고있지만,계속 이 시간대에, 예능도 아니고 다큐도 아닌 모호한 경계 속에서 초특급 게스트 섭외에만 열을 올린다면 그나마 공익이라는 목적때문에 지금까지 버터왔던 단비의 미래도 예전의 일밤의 사라진 프로그램처럼 될 가능성이 크겠네요. 차라리 계속 힘들어보이는 일요일 저녁이 아니고 다른 시간대에 그리고 예능형식이 아닌 다른 포맷으로 변신을 꾀하는게 어떨가 싶네요. 아무리 예능으로 포장을 해놔도, 웃기는 연예인들이 대거 포진해도 단비를 보면 마음껏 웃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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