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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금쪽 같은 내새끼' 가면에 가려진 청소년 우울증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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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방영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같은 내 새끼>) 77회에서는 틈만 나면 "살기 싫다" 말하는 중1 아들의 사연이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월에 방영한 69회, 70회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 아들 포함 가족 전체가 솔루션 대상으로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본래 <금쪽같은 내 새끼>는 미취학, 초등학생 자녀 대상으로 육아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인만큼, 중학교에 진학한 내담자는 예외의 사례에 속한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으레 '사춘기의 일탈' 정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청소년 우울증'에 대해서 확실히 짚어주었고, 청소년 우울증도 세심한 관찰과 가족 전체의 주의깊은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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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난 10일 <금쪽같은 내 새끼> 77회에 출연한 금쪽이가 겪고 있는 '청소년 우울증'은 무엇일까.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청소년 시기의 우울증은 성인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청소년들은 슬프고 우울하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신, 짜증이 많아지고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게 된다(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여기에 오은영 박사는 청소년 우울증 상태가 겉으로는 웃어서 우울하다는 것을 못 알아차릴 때가 많기 때문에 이를 '가면' 우울증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금쪽이 또한 전형적인 청소년 우울증의 성향을 보여주었다. 평상시에는 가족들과 잘 어울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던 금쪽이는 자신의 심기가 뒤틀어지는 일이 있으면 즉각 "살기 싫다." "죽고 싶다."는 등의 극단적인 언행으로 주변인들을 크게 당황하게 만들었다. 게임 머니 결제로 몇 달 내 600만원 이상을 지출할 정도로 청소년 우울증의 특징인 충동적인 성향 또한 심각했다. 가장 힘든 건 금쪽이 스스로도 자신의 슬프고 우울한 마음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그 때문에 더 괴로워한다는 것. 이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통해 검사를 받고 청소년 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도통 나아질 기미가 보여지지 않았던 금쪽이기에 부모와 가족의 시름은 나날이 깊어져 간다. 

 

 

한편 오은영 박사가 찾은 금쪽이의 심리적 문제는 지나치게 긴장감이 높다는 것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집에서 항상 등을 붙이고 어딘가에 누워있는 금쪽이의 행동을 캐치하곤 "변화가 있거나 새로운 것을 할 때 긴장을 많이 해 아무도 안 괴롭혀도 학교 공간에 가면 스스로 긴장을 하고 집에 오면 그 긴장을 완화시키려고 널부러져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으르기 때문에 늘 누워있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혹은 이를 불편하게 여겼던 부모는 이 사실을 알고 크게 미안해할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 박사의 분석처럼 긴장감이 유독 높은 금쪽이이기에 그동안 자신을 키워주었던 할머니의 잔소리나 간섭 또한 예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터.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감당이 되지 않는 '청소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금쪽이를 두고 누구의 잘못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탓 할 수 있을까. <금쪽같은 내 새끼>는 부모를 탓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가족들이 이 방송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금쪽이와 정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청소년 우울증'을 겪은 자녀가 있거나 혹은 이와 유사한 고충을 겪었던 시청자들에게 '청소년 우울증'의 성향을 정확히 짚어주면서 어느 누구를 탓하는 대신 금쪽이와 가족들이 보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시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의 처방전은 그 자체만으로 힐링으로 다가온다. 여건이 되는 한 <금쪽같은 내 새끼>가 오래 제작, 방영하여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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