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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싱어게인2' 예상보다 빨랐던 33호와 37호의 정면대결. 일단 모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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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방영한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는 한동안 트로트 열풍에 치우쳤던 오디션 프로그램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안겨준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애초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재야의 실력자 혹은 한 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혀진 비운의 가수 등을 재조명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하나,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이름표를 떼고 무대에 나서는 풍경은 숱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대중들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싱어게인>이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시즌2 제작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단연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등 가창력과 퍼포먼스 등을 두루 겸비한 실력파 참가자들의 공이 컸다. 물론 '무명'가수였던 이들의 잠재적인 스타성을 주목하고 돋보이게 한건 단연 <싱어게인> 제작진의 공이 크지만, <싱어게인> 첫 출연 당시 전율을 일으켰던 이승윤과 이무진의 남다른 존재감은 과도한 트로트 열풍에 질린 가요팬들을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인 성공요인이었다. 

 

지난 27일 방영한 JTBC '싱어게인2'에 출연한 33호(김기태), 37호(박현규)

 

워낙 <싱어게인> 이승윤과 이무진이 남긴 잔상이 강해서일까. 시즌1의 고무적인 성공에 힘입어 제작된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2>)에도 출중한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개인적으로 이승윤과 이무진에 버금가는 임팩트를 남기는 가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관심이 시들해지던 차 놀랍게도 지난 20일 방영한 <싱어게인2> 3회에서 진정한 고수들이 대거 등장하더니 지난 27일 방영한 <싱어게인2> 4회에서 시작한 2라운드 팀 대항전에서는 30호(한동근), 33호(김기태)로 구성된 호형호제와 37호(박현규), 48호(안다은)으로 구성된 빅 아이즈 등 1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정면으로 맞붙는 대결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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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참가자들이 대거 포진된 <싱어게인2>에서도 보컬 최강자들의 대결이라 불릴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던 30호와 33호 vs 37호와 48호의 팀 대항전이 더욱 흥미진진했던 건 참가자들의 면면 때문이다. 우선 <싱어게인>에 정통 헤비메탈 가수 정홍일이 있다면 <싱어게인2>에는 허스키한 음색이 돋보이는 33호가 있다. 지난 20일 방영한 <싱어게인2> 1라운드에서 짙고 묵직한 목소리에서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가창력으로 심사위원의 극찬을 이끌어냈던 33호는 이어 지난 27일 방영한 <싱어게인2> 2라운드에서 폭발적이면서도 안정감있는 고음과 하모니를 보여주며 30호와 함께한 듀엣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더 놀라운 것은 <싱어게인2>의 심사위원인 윤도현(YB)의 '박하사탕'을 경연곡으로 선곡한 것. 30호, 33호의 음악적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27일 방영한 JTBC '싱어게인2'에 출연한 33호(김기태) 30호(한동근)

 

<싱어게인2> 이전에도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이하 <너목보2>)에 출연하여 잠시 화제가 된 적은 있었지만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지는 못했던 33호에게 <싱어게인2>는 그의 실력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허나 <싱어게인2>를 통해 '나는 가수다'를 증명하고 싶은 이가 비단 33호뿐일까. 33호와 함께 <싱어게인2>의 우승호보로 거론되는 37호는 <싱어게인2>를 두고 '막차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표현한다. 5년 전 보이그룹 VROMANCE(브로맨스)로 데뷔를 했고 데뷔 이전에도 케이윌 등 유명 가수들의 가이드 보컬로 참여하며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37호에게 <싱어게인2>는 가수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가에 대한 나름의 이정표로 작용한 듯하다. 다행이 심사위원들은 계속 노래해도 좋다는 답을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한 37호에게 ALL 어게인으로 화답했고, 48호와 함께 브라운아이즈의 '점점'을 불렀던 2라운드에서 팀의 패배로 탈락 위기에 왔을 때는 슈퍼어게인을 통해 구제하는 등 37호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으로 향후 라운드에서의 활약상을 기대케한다. 

 

지난 27일 방영한 JTBC '싱어게인2'에 출연한 48호(안다은), 37호(박현규)

 

30호와 함께한 듀엣 무대에서 특유의 묵직하고 파워풀한 성량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33호. 48호와 함께 각자의 기량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했지만, 하필 윤도현(YB)의 '박하사탕'을 웅장하게 재해석한 30호, 33호를 만나 탈락 위기에 놓였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37호. 과연 다음 라운드에서는 누가 먼저 활짝 웃을 수 있을까. 하지만 승패의 여부를 떠나 30호와 33호, 37호와 48호가 각각 함께했던 듀엣 무대가 앞으로도 <싱어게인2>을 대표하는 레전드 무대로 끊임없이 회자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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