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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부리

아나운서를 꿈꾸는 여대생들과,전 아나운서 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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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편으로는 너무나 씁쓸하고, 또한 만감이 교차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올해 공중파 3사 아나운서 채용이 '0'이라는 겁니다. 그나마 KBS는 적게나마 아나운서를 채용하는 것 같은데 MBC는 올해 아나운서 선발을 포기했다고합니다. 사실 아나운서 채용뿐인가요. 올해 채용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었죠.

아나운서, 특히 공중파 3사 아나운서 되는 건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더 어렵죠. 지망생은 많지만 워낙 채용규모가 적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준비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나운서 아카데미 입문반·정규반을 다니느라 450만 원, 카메라테스트와 면접 의상 구입에 300만 원, 미용실 메이크업·헤어 비용에 300만 원이 넘게 든다고합니다. 게다가 개인 선택사항으로 성형까지한다면 한해 천만원은 훌쩍 넘지요. 하긴 요즘 해외연수, 고시,공무원 준비 모두 그 정도 비용은 감수해야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중파 아나운서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매번 경신되는 몇 천대 일이라는 살인적인 경쟁률을 뚫어야 겨우 TV에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도 어려운 공중파 아나운서가 되는 것에 목을 매는 것일까요?
일단 여자에게 아나운서 직업은 최고 직장이기때문입니다. 전문직 여성이 흔치 않았던 80년대~90년대 초. 당대 9시 뉴스 앵커였던 신은경,백지연 등은 그 시대 여대생들의 최고 우상이였고, 그 때부터 끼가 좀 있는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나운서를 희망했습니다. 지금이야 여자 방송기자들도 많고, 굳이 방송진출이 아니라도, 여러 전문직으로 진출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리고 강수정,노현정 등의 스타아나운서 탄생도 가뜩이나 어릴 때부터, 신은경, 백지연을 보고 아나운서를 꿈꾸던 여대생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준 것도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연예계가 점점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방송에 출연하고 싶은데 이왕이면 품위있고 지적인 이미지로 나오고 싶다는 이유로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지망생도 있구요.

또한 아나운서는 다른 전문직 여성들보다도 상대적으로 결혼을 잘한다는 겁니다. 대체적으로 아나운서들은 결혼을 잘해왔었고, 특히 인기 아나운서였던 노현정은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인 현대家와 결혼하면서, 엄청난 신분상승을 하였습니다. 노현정의 결혼은 제2의 노현정 혹은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준 동시에, 아나운서하면 방송인으로 성공하기보다는, 시집 잘가는 데만 열중하는 '된장녀'라는 이미지를 가중시키기도하였죠. 게다가 최근에 몇몇 아나운서들의 '재벌이 만나자고하더라'라는 뉘앙스의 발언만 들어도, 아나운서는 다른 평범한 집안의 여성들에 비해서 좋은 배경을 가진 남성들과 만날 확률이 높다는 걸 입증하는거지요.

하지만 모든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단순히 재벌에게 시집가기 위한 된장녀마인드로 한해 몇 천 만원 쏟아부우면서, 몇 년동안 죽을 고생하는 건데 아닌데 말이죠. 진짜 방송이 하고싶어서, 어릴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라 혼신의 힘을 다해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지망생들이 다수일건데, 왜 그녀들이 소수 몇 명 때문에 허영심으로 가득찬 된장녀로 낙인찍혔는지, 씁쓰름합니다.

그나저나 오늘 미국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하셨다는 노현정 전 아나운서님. 아니 지금은 재벌 사모님. 소기의 목적(?)때문에 미국에 가셨는지, 아님 가고 싶지 않았는데 피치못할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만삭의 몸을 이끌고 미국에 가셨는지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다만, 그저 전 오늘도 올해 채용도 안하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지금도 잠 안자고 발음연습하고있을 아나운서 지망생들과 그녀의 모습이 번갈아 가면서 그려질 뿐입니다.




저도 재벌과 만날 기회가 있으면 만날거고, 만나고 싶습니다. 좋은 조건의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은 모든 여성들의 공통된 로망이지요. 재벌과 결혼하는 것도 능력이 좋아서 한거고, 당연히 할 수 있으면 하는겁니다. 원정출산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본인과 미국국적을 부여받게 될 자식에게는 좋지요ㅡㅡ; 하지만 한 때 온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스타아나운서로서, 그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해야할 대한민국 최고 상류층 여성으로서, 게다가 차기 유력 대선후보 조카 며느리로서 이번 미국에서의 출산은 계획된 원정출산이든 아니든 간에, 미국시민권자라고하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한민국 인터넷 상에서, 구설수에 오르게 될 게 분명합니다.

이제 성공한(?) 스타아나운서의 미국에서의 출산과, 그녀가 올랐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몇 년동안 고생해도 될까말까한 아나운서 지망생들. 극과 극을 보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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