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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정형돈 뇌진탕. 무한도전 프로레슬링을 우롱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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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여년간 레슬링을 한다고 고생한 끝에 정형돈은
뇌진탕 판정에 정준하는 경기 직전에 응급실 가서 링겔 맞고 왔더니. 경기가 끝나고 바로 몇 분 후 일부 언론은 무한도전이 레슬링을 우롱했다. 미국 레슬링을 따라했다 혹평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기다렸다듯이, 무한도전에 잠시 출연했던 한 프로레슬러는 무한도전이 출연료를 제대로 지급하지도 않았고, 무한도전때문에 자신이 레슬링 경기에 출전 자체도 불투명하다는 폭로까지 벌였죠. 다 좋습니다. 그 선수는 그 선수 나름대로 무한도전에 억울한 심정이 있으니까 충분히 자신의 사정을 토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무한도전 레슬링 경기가 끝난 직후에 그런 기사를 내놓아야겠습니까?

무한도전 제작진들이 모두 잘했고 그들이 이번 논란의 피해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무한도전 제작진들도 잘못과 고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하나 이번 레슬링 특집을 제작하면서 여러가지 실수를 범했을 것이고, 협회를 배제하고 처음부터 동호회 체제로 진행했던 것인데 자신들의 생각보다 판이 더 커지게 되어서 그 과중에 불협화음이 발생하였던 것도 인정해야합니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프로레슬링을 우롱했다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직접 경기를 보러 간 사람으로서, 하루종일 땡볕에서 혼자 기다리는 것은 짜증 그 자체였으나, 막상 경기를 보니 그동안 기다리면서 혼자 징징거렸던 것도 정말 미안한 감정이 들 정도로 죄스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저야 경기를 보기 위해서 5시간 정도 기다렸지만, 불과 2시간 반 남짓 경기를 위해서 1여년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그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47초의 기록을 뚫고 새벽부터 장충체육관 주위에 맴돌던 무한도전 팬들과 몇 주 뒤 티비로 그들의 경기를 지켜볼 시청자들을 위해 부상을 무릎쓰고 훈련에 매진한 무한도전 멤버들을 생각하니 웃으면서도 웃는게 아니었습니다.

한 건 고작 기다리고 의자에 앉아서 본 것밖에 없는 사람도 깊은 여운을 안고 집에 돌아와서 본 뉴스들은 죄다 무한도전 레슬링을 흠집내는 내용이니 실제로 경기를 위해서 몸을 바친 무한도전 출연진들과 제작진들은 어떤 심경일까요. 그리고 28일 방송된 wm7뒷이야기들은 19일 레슬링을 보러간 관객들도 모르는 뒷 이야기들은 그저 시청자들을 숙연하게 합니다.



분명 28일 무한도전 레슬링 특집은 예능으로서는 꽝이었습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멤버들 레슬링하는 것 밖에 없었고 정형돈이 훈련 중 머리를 다쳐서 병원에 다녀오고, 늘 언제나 무한도전에서 웃음을 주던 박명수는 웃음기 짝 뺀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고 명mc 유재석도 레슬링에 전념한 나머지 진행을 할 수도 없었죠. 그야말로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모호한 경계에 놓여있었던 한 회였죠. 그러나 수많은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레슬링 도전기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웃기는 것이야 어디를 가도 할 수는 있으나,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마당에 무한도전 하나를 위해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 진정한 레슬러가 되는 그들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구요.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이 부상까지 입어가면서 레슬링을 할 이유는 없어요. 무한도전이 워낙 출연진들을 혹사시키기로 유명한 빡센 프로그램이긴하지만, 그들이 전문 레슬러도 아니고 뼈마디가 쑤셔갈 정도로 할 필요는 없지요. 그러나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는 기마사지 전문가도 그들의 성치않은 몸을 보고 흠짓 놀라기까지 아닙니다. 그야말로 그들은 정말 레슬링을 위해서 1여년동안 달려왔던 것이죠.



그런 멤버들을 가까이서 지켜봐야했던 김태호 pd가 왜 a4 몇 장정도의 장문의 글을 블로그라는 공간에 남겼는지, 직접 레슬링을 보고 온 사람으로서 충분히 이해가 갔습니다. 그러나 28일 방송을 보고, 더더욱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미안하더군요. 저는 혼자서 3시간 반을 기다렸다고 짜증을 내는 속좁은 인간들인데 뇌진탕 진단에 경기 직전에 응급실까지 다녀왔는데 레슬링을 우롱했다는 소리만 들었던 무한도전 멤버들이 안타깝기까지 하더군요. 진짜 레슬링을 우롱했다면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머리 부상을 당하고도 괜찮다는 소리만 반복해야할까요. 갈비뼈에 금이 갔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 링에 올라야 하는건가요.

47초만에 레슬링 모든 좌석이 매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손스타는 요근래 최근 레슬링 경기 중에 이번과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듯이 국민스포츠였던 70년대 이후 레슬링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었으니까요. 이제 누가 자신을 내던져야하면서도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레슬링에 목숨을 걸까요.

마음만 먹으면 쉽게 현직 프로레슬러들의 친절한 지도 하에 편하게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무한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선수도 아니고 그저 레슬링을 좋아하는 드러머일뿐일 손스타를 스승으로 초빙한 것도, 애초부터 아마추어 동호회 성격으로 시작을 했었으니까요. 그런터라 중간에 진짜 프로레슬러들을 잠깐 출연시킨 것은 무한도전 제작진들로서는 실수라고도 볼 수 있겠죠. 또한 다른 스포츠들은 유명한 선수 모셔놓고 극빈한 대접을 하다가 유독 레슬링은 자기네들끼리 시작하고, 프로레슬러마저 가면을 씌우고 잠깐 출연시켰으니, 현직 레슬링에 종사하고있는 분들에게는 여러가지 오해를 살 수 있었구요.

그러나 몇몇 과정 상의 문제때문에 과연 무한도전이 애초부터 레슬링을 폄하하기 위해 멤버들을 혹사시키면서, 레슬링을 시작했을까요? 그동안 tv에 레슬링만 나오면 언능 채널을 돌리기 바빴던 저도 이번 레슬링 경기를 보고 레슬링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재미보다도 레슬러들이 남몰래 느끼는 고통에 연민이 들 정도입니다. 그나마 미국은 프로레슬링이 인기가 좋아 고생한만큼 대가가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해서 여러모로 아쉽기 하구요. 실제로 무한도전은 봅슬레이와 F1등 대한민국에서는 비인기 종목을 잠시나마 관심을 끌어내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레슬링 역시 그런 의도로 시작했구요. 과연 무한도전이 레슬링을 우롱했는지는 28일 방송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다음주 경기장면을 봐야 더 확실해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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