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앞에서 빨리 연예인이 나와서 자신들을 즐겁게 해주길 바라는 관객들은 무대 뒤의 고통을 알지 모릅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이 하는 것이 없이 편하게 산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긴 어떤 연예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인기를 얻고 많은 돈을 쉽게 벌지도 몰라요. 그러나 세상에 쉽게 버는 돈은 없습니다. 그 위치에 올라가기까지 그들이 했던 수많은 결실들이 차곡차곡 싸인 노력의 대가이겠지요. 설령 쉽게 스타가 되었다고해도, 처음보다 더 노력을 해야 그 자리를 오래 지킬 수 있고, 오히려 처음에는 별 주목을 못받았다고해도, 차근차근이 갈고 닦아 정상에 올라간 대기만성형들이 오랫동안 사랑받는게 연예계와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싶네요.


정준하,정형돈은 잘나가는 무한도전 내에서 '쩌리'로 취급받았던 출연진들입니다. '개그콘서트'에서 '갤러리정'을 대히트시키며, 이어 예능에 진출했지만, 그는 개콘에서 제일 웃기는 개그맨에서 순식간에 안웃기는 개그맨으로 전락해야했습니다. 무도 김태호PD와의 인연으로 무한도전에 합류하게 되었지만, 그는 5년동안 웃기는 것 빼곤 뭐든지 잘하고, 밥을 입까지 먹여줘도 소화도 제대로 못하는 '무존재'에 스스로 웃기는데 소심함까지 보였죠.

이휘재 매니저로 출발하여 개그맨으로 전업하였지만, 오랫동안 무명의 세월을 겪다가, '바보'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은 후 막판에 무한도전에 합류한 정준하는 처음에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인기와 더불어 무난하게 합류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경영했던 술집에 대한 논란으로 그는 순식간에 비호감으로 떨어졌습니다. '쩌리짱'으로 다시 부활하나했더니 다시 '김치전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차하라는 말들도 많았군요. 역시 무한도전 내에서 존재감이 없다고 여러 말을 들었던 정형돈은 비록 웃기지는 않았지만, 동정심이 드는 착한 이미지였다만, 정준하는 정 반대였습니다.

안웃기던 정형돈이 차츰 살아나면서, 무한도전도 점점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정준하 역시 그와 잘 어울리는 레슬링을 시작함에 따라, 살도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고, 무한도전 레슬링으로 에이스로 등극하였구요. 작년 족발당수로 오랜만에 무한도전의 큰 웃음에 기여한 정형돈도 무도 레슬링 협회의 빠질 수 없는 보배였구요. 



그러나 무도 멤버들에서 워낙 출중했던 사람들이라, 그들에게 많은 기대가 갈 수 밖에 없었고, 모든 어려운 기술이 그들에게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멤버들보다 몸을 혹사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레슬링에 천부적인 재주가 있고,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하더라도, 고작 1년동안 레슬링의 주요 기술들을 익히기에는 무리수였고, 무한도전 외에도 여러 스케쥴이 있는 그들에게는 잔혹한 고통이였죠. 

하지만 자신들은 아프다고 울어도, 시청자들 앞에서는 항상 웃어야하는 사명감을 타고 난 그들이라 힘들어도 웃고, 아파도 웃고, 하기 싫어도 해야했습니다. 그것을 무한도전 제작진들이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미 무한도전 레슬링에 기대를 한 골수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는 건, 무한도전 제작진이나, 무한도전 멤버들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동안 여러개의 미션을 기대 이상으로 수행함에 따라 너무나도 높아진 무한도전에 대한 기대치도 한 몫을 했구요.

그러나 역시 레슬링은 무리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 시청자들은 평범이하(?) 6명의 남자들이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그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감동을 얻고, 설령 실패로 돌아간다고해도, 결과보다도 그들의 노력에 환호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점점 강한 남자들로 성장해감에따라, 일반인으로서는 다소 어려운 미션을 성공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레슬링 역시 완벽하게 수행한다는 강박관념이 멤버들과 제작진들을 힘들게 한 것 같습니다. 경기 전에 응급실에 실려가고 구토를 하는 정준하와 정형돈을 보고, 레슬링을 하되 차라리 동호회 형식으로 하였다면, 차라리 그들끼리 레슬링 기술을 배우고, 시청자들을 초대하지 않고 자기네들끼리 하다 말았으면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생한 만큼 반응이 좋으면 좋았겠지만, 고통스러운 모습이 예능에서 어울리지 않다고, 다소 위험함 기술들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난 주 무한도전 레슬링에 대한 쓴소리들은 1년동안 준비한 모든 것이 허무로 끝났 것 같았습니다.

8월 19일 무한도전 레슬링을 직접 지켜본 사람들은 정준하가 경기 직전 응급실에 실려갔는지, 3경기 전에 정형돈이 구토를 하여 시간을 벌기 위해 하하가 이런저런 소리를 했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경기가 예상보다 몇 분 늦게 진행되긴 했으나, 이런 일은 흔히 종종 있기에 별거 아니구나 대수롭게 넘어았고, 하하의 멘트는 관객들과 호흡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대중들은 그들의 아픔을 알지 못하면서, 그들의 조그마한 잘못에는 비난하기 바쁩니다. 경기 당시에는 정준하와 정형돈의 부상투혼을 알리지 않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제작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감정까지 듭니다. 단순히 정준하가 힘이 세고 우세하다는 이유로 바로 직전에 응급실에 다녀온 정준하에게 야유를 퍼부어서 (정준하가 미워서가 아니라 원래 레슬링은 악역에게는 야유를 퍼붓고 당하는 사람을 응원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정말 그에게 못할 짓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기가 끝나고 하하가 정형돈, 정준하의 부상투혼을 잠깐 언급했지만, 응급실과 구토가 나오는 것까지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정준하가 응급실에 실려간 소식과, 무한도전에 대한 이런저런 좋지않은 말들을 한꺼번에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울분이 나오더군요. 관객들을 2시간 반 즐겁게 하기 위해서 모든 고통을 참아내야하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그들의 사정을 모르고 어떻게 하면 한 개라도 약점을 잡아낼까 전전긍긍하는 하이에나들. 죽도록 고생했고, 부상까지 참아서 최선을 다했으니 무조건 잘봐달라는 식도 곤란하지만, 남의 속도 모르고 이런저런 아유를 퍼붓는 반응도 자제해야겠다는 다짐이 들던 무한도전 레슬링 특집이었습니다.


Posted by 너돌양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waarheid.tistory.com BlogIcon 펨께 2010.09.05 06: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2. 2010.09.05 0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badsex.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0.09.05 06: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보다가 바보처럼 눈물이 찔끔나더군요.
    이래서 제가 무한도전을 사랑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

  4. Favicon of http://borgus.tistory.com BlogIcon DDing 2010.09.05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현장에서 보고 온 이들이 TV 시청하고 받았을 감격은
    다른 이들보다 월등하겠죠?
    현장에서 보지 못한 저도 울컥했으니깐요... 무도 진짜 화이팅입니다. ^^

  5. Favicon of https://hwking.tistory.com BlogIcon 시본연 2010.09.05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방송을 보니 눈물이 나더군요 ㅠ

  6. Favicon of https://muznak.tistory.com BlogIcon 머 걍 2010.09.05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나 남 잘 되는 꼴을 못보고
    무조건 험담하는 무리들이 있나봐요.ㅠㅠ

  7. 최정 2010.09.05 07: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정말 저도 무한도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서 느꼈지만.
    말도안되는 악풀다는 사람들 많더라고요~

  8. Favicon of https://slds2.tistory.com BlogIcon ★입질의추억★ 2010.09.05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방송을 못보고 소식으로 접했지만 정말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한거 같아요..
    갠적으로 레슬링을 아주 호감있게 보고 있어서 그런지 더 정감도 가고..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 좋겠어요.. 주말 잘 보내세요^^

  9. Favicon of https://ttlyoung77.tistory.com BlogIcon 강 같은 평화 2010.09.05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접 다녀 오셔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어제 정 브라더스 다시 보게 한 날이지요. 멋집니다. 대단한 무한도전입니다.

  10.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10.09.05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도전 끝나고 말들이 많았는데 방송보고 이해될 거라 생각되네요.
    감동이었어요.

  11. 2010.09.05 1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로이준 2010.09.06 0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무조건 걸고넘어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