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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훈훈해진 무한도전. 젊게 사는 어르신들 마음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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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예매에서도 보다시피 무한도전의 마니아층은 상당히 두터운 편입니다. 특히나 10대에서 20~30대의 지지는 어느 프로그램보다 뜨거운 편이죠. 그러나 주로 젊은 시청자들 트렌드에  맞춰져있는 프로그램 특성상 자연스럽게 주요 시청자층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무도의 명성과 화제성에 비해서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주요 원인이 되지요. 심지어 무한도전 김태호 PD 부모님도 무한도전을 보기 상당히 어려워하신다고 할 정도이니까요.


프로레슬링으로 폭풍 감동과 숱한 화제를 낳았지만, 아이들 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혹평에, 심지어 경쟁작 스타킹에 밀렸다는 소리까지 들은 무한도전은 이번에는 요즘 시청률 견인차로 손꼽히고 있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전라도 시골마을로 찾아갑니다. 추석특집이라는 명분도 있고, 상대적으로 무한도전의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취향도 맞혀드릴 겸, 그리고 프로레슬링으로 여러모로 휴식이 필요한 무도 멤버들을 위해서 마련한 듯 합니다.



평소 그 분들이 무한도전을 즐겨보실까 라는 의문도 들었지만,(그도 그럴 것이 서울에 웬만한 식당가면 아예 젊은이들을 위한 술집아니고선 그 시간대에 다른 프로그램 틀고있거든요) 다행히 어르신들은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우호적이였습니다. 원래 전라도 산골 인심이 좋기로 소문났지만, 그 이전 농촌을 배경으로 한 패밀리가 떴다의 진행자이자 어르신들에게도 친근한 이미지 국민MC 유재석과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덩치의 정준하, 정형돈과 벼멸구(?) 박명수 옹 등도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산내리 마을을 방문하자마자 마을 할머니들이 갑자기 사진기로 멤버들을 찍기 시작합니다. 몇 년 전에 한 청년이 산내리 마을에 미술관을 세우면서 할머니에게 사진 찍는 법도 가르쳐주고, 도자기 만드는 수업도 진행하였는데, 그 것이 마을을 크게 변화시킨 것 같습니다.



늘 항상 사진기를 목에 걸고, 작품활동을 하시는 덕분에 산내리 할머니분들은 매우 젊게 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차 있고, 매우 행복해보였습니다. 공기좋은 마을에 취미생활까지 할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지상의 낙원 아닙니까. 저같은 경우에는 친가,외가 조부모님들이 다 안계신터라, 추석에 갈 곳도 없는데 무한도전 때문에 대학교 1학년 때 농활 간 이후 간만에 TV에서 농촌 구경도 해보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푸근한 인심과 재치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은 다 도시로 나가고, 어르신들만 시골에 덩그라히 있는 시대에, 아니 도시에도 어르신들이 살고 계시지만, 우리 젊은이들과 어르신들과의 공감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마저도, 취향도 판이하게 다르고 심지어 전라도 시골에서 최신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수시로 찍어대는 할머니는 우리 도시 젊은이들로서는 다소 상상도 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죠. 어쩌면 우리 도시 젊은이들보다 더 젊게 살고, 예술적 감수성도 풍부한 할머니들이 무한도전이 그토록 추구하는 크리에이티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는 하는 일이라곤 가끔 취미로 사진찍으려 시간내서 돌아다니지 않는 이상 도서관에서 영어책보고 인턴하는 것과 인터넷하고 게임하고 커피숍에서 커피마시면서 영어공부하는 것이 일상의 대부분인데, 신내리 마을 할머니들은 바쁜 농사일 틈틈이 사진도 찍고, 도자기도 만들고 계셨거든요.



저같은 젊은 친구들에게 농촌과 어르신들은 따분하고 단조롭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해준 무한도전 농촌 방문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을 멀리 하셨던 일부 어르신들도 이번 은혜갚은 제비 편 만큼은 편안하고, 마음놓고 웃을 수 있지 않았나 싶구요. 비록 커피숍, 쇼핑몰 등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무공해 자연을 벗삼아 사진을 찍고 계시면서 인생을 즐기는 할머니들이야 말로 진정한 무도인이 아닐까 싶네요. 요즘 농촌이 점점 사라져간다는데, 신내리 마을처럼 마을에 생기가 돌게하는 무언가가 만들어진다면, 산내리마을처럼 활기차고 젊은 농촌이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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