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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몽땅내사랑 가인 의외의 능청스러운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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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이후 시트콤과 거리를 두었던 제가 몽땅 내사랑 첫회를 무조건 본방 사수해야했다고 결심을 한 건 요즘 우리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서 실제 커플을 방불케하는 리얼 연애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조권-가인 아담부부가 부부나 연인 사이가 아닌 서로 으르렁거리는 이란성 쌍둥이로 출연하거나 제가 요즘 눈도장 찍어놓은 윤두준이 이 시트콤에 출연한다고해서 그런건 결코 아닙니다. 전 아무리 제가 좋아하는 정우성이나 이정재가 출연하는 영화도 제 스타일이나 그들의 연기가 아니다 싶으면 보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딱히 몽땅 내사랑의 스토리나 내용이 엄청 기대스러운 것도 아니였습니다. 그저 김병욱표 시트콤 아니면 별 내세울 것이 없었던 mbc 시트콤들처럼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랐을 뿐이죠. 오로지 제가 다시 한번 mbc 시트콤에 기대를 가진 건 바로 죽어야 사는 남자 미친 존재감 김갑수가 출연한다는 그 자체로 몽땅 내사랑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김갑수님은 저의 이런 기대감을 결코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하긴 김갑수가 나오는 작품들은 아무리 형편이 없어도 그분이 나오시는 장면만큼은 그야말로 한줄기의 소금과 빛같았죠. 이번 카메오격으로 출연하신듯한 mbc 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집'은 역대 최단출연기록을 갈아치우셨다는데 그래도 워낙 쟁쟁한 드라마 속에서도거대한 마니아층을 이끌고 나름 뒷심을 발휘했던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용케 끝까지 살아남으시고 이번 시트콤 역시 시작전부터 대놓고 나 죽지 않는다고 공언까지 하셨으니 늘 김갑수의 죽음에 목을 놓고 울었던(?) 김갑수 트윗당들의 마음을 설레이기 충분했습니다.

역시나 몽땅 내사랑의 대다수의 웃음코드는 김갑수에게 나왔습니다. 그의 캐릭터는 돈은 많은데 쓸 줄은 모르고 오히려 호텔에서 무언가를 가져오는 그야말로 구두쇠에 지지리도 궁상맞은 중년남성이였습니다. 그야말로 찌질하기 그지 없는 캐릭터고 순간 채널을 돌리고 싶은 정도로 얄미운 역할인데 역시나 김갑수가 연기하니 전혀 밉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릎팍도사에서 모든 시청자들을 놀래켰던 그의 숨겨진 예능감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하긴 늘 언제나 진중하고 카리스마넘치는 역할을 해오셨던 분이시라 그의 장난기넘치고 개구진 분이시라는 거 전혀 눈치채지 못했죠. 아마 무릎팍도사에 출연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저 남자 왜 저래 저런 말이 나올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김갑수가 얼마나 망가지고 우리에게 큰 웃음을 줄지만 기대될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시트콤은 김갑수가 주축이 될 수 밖에 없거든요.



김갑수야 애초부터 크게 기대를 해왔던 출연진이고 역시 김갑수라는 소리가 절로 나와 딱히 그분에 대해서 할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의외로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가인의 연기력에 대해서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시트콤이라고해도 가인과 조권이 거의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일단 우결로 굳혀진 꼬마부부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웬지 둘의 쌍둥이 연기가 이질감이 든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겠으나 한번도 조권과 가인의 연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인이 작년 많은 사람들을 울렸던 '내사랑 내곁에'에 출연하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하는데 전 그 영화를 본적도 없고 게다가 그 영화에서 가인이 맡은 역할은 비중이 작았고 워낙 명배우 김명민의 연기에 집중되어 가인의 연기력을 제대로 평가를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조권,가인 둘다 인기 아이돌인터라 가수인기와 우결을 등에 엎고 갑자기 시트콤 주연으로 발탁된 것 역시 그들의 시트콤 데뷔에 대한 시선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제가 조권,가인을 좋아한다고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가수와 우결 출연자로서 좋아하는거지 그들이 시트콤을 망치는 발연기를 한다고해도 용서를 해줄 정도로 아끼는 연예인들도 아니고, 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도 그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평가를 해야한다는게 제 성격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제가 색안경을 끼고 그들의 연기에 대한 기준을 높게 잡는다고해도 가인의 연기는 그야말로 합격점이였습니다. 그녀가 몽땅 내사랑에서 맡은 황금지라는 역할은 집은 찢어지게 가난한데 허영심이 너무나도 강해서 늘 짝퉁의상을 착용하며 자신이 부잣집딸임을 강조하는 된장녀st입니다. 등록금이 없어서 휴학을 할 정도지만 시장에서 국밥배달 알바를 하면서 자신의 오랜 콤플렉스였던 쌍커풀 수술비를 마련하는 어찌보면 참 한심하기 그지없는 철없는 대학생이기도하구요. 하지만 금지는 쌍둥이 남동생 옥엽과 엄마에 비하면 그야말로 양반입니다. 조권이 맡은 옥엽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4수까지하면서 공부를 하긴 커녕 누나의 쌍커풀 수술비를 가로채 놀러다닐 궁리나 하고 있는 철부지에 생각보다 많이 청구된 삼겹살 비용을 아끼고자 몰래 도주까지 시도하는 그야말로 뻔뻔한 캐릭터입니다. 여기에다 쌍둥이 남매 엄마인 미선은 다단계에 빠져서 모든 가산을 탕진하면서도 여전히 돈아까운지 모르고 흥청망청 써대고 그리고 전재산이 150만원밖에 없어도 돈은 또 벌면 된다고 삼겹살을 먹으려가자고 하는 한심한 중년여성입니다.

그야말로 한숨이 푹나오면서도 지지리도 궁상맞은 캐릭터들이라 순간 채널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만약 제가 금지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면 그야말로 미치고도 남았을 겁니다.또한 저역시 오랫동안 눈때문에 고민을 해온터라 어려운 형편을 무릅쓰고 알바까지 해가며 쌍커풀 수술비를 버는 금지의 사정이 측은했고 동질감까지 느꼈습니다. 게다가 허세기는 있지만 나름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금지를 보고 오히려 제가 인생을 너무나도 편안히 사는 것 같아 부끄럽기까지했구요. 금지 역시 가족보다 자신의 안위와 치장에만 신경쓰는 전형적인 된장녀캐릭터이지만 그래도 학원도 안다니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자신의 오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선글라스로 위장을 하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하지 않는 국밥 배달로 수술비를 버는 기특하고(?) 그나마 그 가족 중에서는 가장 자립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구요. 앞으로 엄마 미선과 동생과 함께 갑수의 재산을 호시탐타 노리면서 자칫 미워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그녀가 처한 환경이 너무 딱해서 안타깝기도 하고 그래서 보듬아 주고 싶은 사랑스러운 캐릭터인것같습니다. 비록 가진건 없고 짝퉁으로 치장을 하지만 다소 능청스럽고 귀염성있는 역할을 맡았기에 이미 작년에 그녀의 작고 찢어지 눈을 돋보이게 하는 아이라인과 패션스타일로 큰 사랑을 받은 적이 있던 가인이라 이번 시트콤이 기대 이상 사랑받는다면 그녀가 이번 몽땅 내사랑에서의 스타일이 큰 화제가 되어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황정음처럼 가인 역시 완판녀와 동시에 20대 여성의 아이콘으로 등극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등장인물 소개 위주인 첫회라고 그런지 딱히 재미있고 이 시트콤의 앞날에 대해서 무언가도 잘 느끼지 못하겠네요. 어느 시트콤에서 보아왔던 부자와 가난한 자가 만나서 벌이는 좌충우돌이라는 낯익은 설정들과 흔히 시트콤에서 보아왔던 다소 진부한 캐릭터들, 아직까지 대부분의 웃음 코드가 깁갑수와 일부 황금지-옥엽남매에게 몰려있다는 것도 여전히 한계점이구요. 하지만 아직은 김갑수의 비서로만 출연하고 있으나 적은 등장만으로도 심상치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전태수의 맹활약도 예고되고 있고, 애초부터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도 몽땅 내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업시켰던 김갑수의 미친 코믹 연기와 의외의 연기력을 보여준 가인, 그리고 너무나도 완벽했던 가인에 묻히는 감도 있었고, 그간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들인 것 같아 의외로 빛이 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시트콤에 십분 잘 어울렸던 조권을 잘 내세우면 나름 김병욱없이도 그럭저럭 반응이 괜찮았던 시트콤으로 기억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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