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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1박2일 이승기를 위한 이대호의 뭉클한 배려와 인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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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은 아니지만, 그 옆의 창원 출신에 롯데자이언츠 팬으로서 어제 1박2일에서 있었던 이대호와 이승기의 극적 상봉과 저녁식사는 그야말로 최고의 명장면이였습니다. 광주 기아 팬임에도 불구하고 기사님이 강조하셨던 것처럼 이대호는 현재 아이들이 그의 이름만 들어도 일어난다고 할 정도로 부산 분들에게 거의 신앙적인(?) 존재로 추앙받은 선수이거든요. 워낙 부산이 야구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렬한 고장이긴 하지만, 광주 기아팬이 인정할 정도로 2010년은 가히 이대호의 해라고 할 정도로 입이 딱 떨어지는 신기록을 세운 그야말로 부산의 자랑이라고해도 과언은 아닐 선수 중의 선수이지요.


저는 창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음에도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예전에 다니시던 직장의 구단에 어린이 팬클럽으로 가입을 해서 집에 아직도 야구유니폼을 입은 사자 인형 두개가 피아노 위에 올려져있고,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야구팀은 당연히 삼성 라이온즈요, 좋아하는 선수는 자동적으로 양준혁,이승엽이 되었죠. 야구를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릴 적 삼성 라이온즈 팬클럽에 가입하면서 이런저런 야구용품을 선물을 받아서 그런지 늘 삼성의 선전을 기원하곤 했었죠.

그러나 이제 제가 창원을 벗어나 서울에서 6년을 지내고, 이제 아버지도 더이상 s그룹 맨이 아니시다보니 자동적으로 제 고향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그래도 자연스럽게 롯데 자이언츠에 마음이 쏠리게 되더군요. 조만간 창원에 제9의 구단이 생긴다고는 하지만, 요 몇 년 로이스터 감독 체제 하의 롯데 야구에 웃고 울던 날이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대호가 있는 한 쉽게 롯데 자이언츠를 버릴 수는 없겠죠. 다만 내년부터 다시 비밀번호를 풀게 되고 롯데의 유명 선수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팀에서 나간다면 아마 경상도 사람의 욱하는 특성상(?) 창원구단으로 마음을 옮길 지도 모르구요;하지만 1박2일 방송을 보면서 제 아무리 창원 구단이 롯데 자이언츠를 뛰어넘는 실력을 가졌다고해도 롯데 자이언츠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팬들의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않는 뻘짓을 이어가지 않는 이상 아니 이대호가 여전히 부산에 버티고 있는 한 롯데를 버려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이 들더군요.

사실 전 이제 경남,부산 사람이 아니라 서울 사람이 다 되었기에 홈런치는 이대호는 보았어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이승기가 이대호 선수를 만나기 위해서 을숙도의 철새와 다음을 기약할 정도로 쉽게 만날 분도 아니고 아무래도 부산이나 혹은 야구와 관련되어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일생에 한 번도 만나기 어려운 분이겠죠. 그러나 부산 분들은 물론 이제 부산이나 경남에 갈 일도 별로 없는 이방인이 된 저같은 사람도 이대호에 열광하고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에 목을 매는 건 야구라는 구심점이였고, 또한 롯데 자이언츠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네요.



솔직히 이승기가 이대호 선수를 만났을 때는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대호가 나온다기에 오랜만에 시선집중을 하면서 보긴 했지만, 이대호 선수가 양준혁이나 이종범 선수같이 tv에 몇 번 등장한 인물도 아니고 무뚝뚝한 부산 남자 특성상 그냥 이승기와 같이 다니면서 밥 한끼 먹겠지 그 뿐이였습니다. 그러나 이승기가 만나 본 이대호 선수는 그야말로 진국이였습니다. 지금은 메이저리거 스타가 된 추신수도 어깨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호남 그 자체였는데, 이대호 선수 역시 부산 사람들의 신앙같은 존재이자 이미 전국민들이 사랑하는 야구 스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고 듬직한 동네 오빠 보는 기분이였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기분좋은 금메달을 획득하고 귀국한지 불과 3일만에 모교 경남고 후배들과 경기를 가지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후배 어머니들과 장난을 나눌 정도였으니까요. 본인도 대스타이면서 이대호를 보고 순간 얼어붙은 이승기를 보고 호동이형 다음으로 좋아한다면서 승기 아우라면서 먼저 친근하게 대해주었죠. 또한 부산을 소개해달라는 이승기의 요구에 아무런 꺼리김없이 부산을 소개시켜주고 1박2일을 빠짐없이 보았다면서 까나리 복불복을 하고 싶다는 소탈한 면모도 엿보이기도 하였구요. 또한 진한 부산사투리가 묻어나오긴 했지만, 그의 입담은 의외다고 싶을 정도로 재치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대호 선수에게 흠뻑 반할 정도로 명장면은 이승기가 방송을 위해 저녁 7시까지 대전으로 가야하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부산에 왔으니 부산의 숨겨진 맛을 먹어봐야한다면서 부인까지 설득하여 부인 친구까지 대동하여 그가 잘가는 태종대 조개구이집에 데리고 가기도 하였죠. 또한 시간에 쫓기는 승기를 위해서 미리 조개구이를 예약해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하고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구어줄 정도의 넘치는 배려심에 다시 한번 대스타의 씀씀이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수립 이후 구단에서 받은 금배트가 집에는 복불복으로 짝퉁 금배트를 갖다 놓았고, 부산에 은행이 500개가 있으니 거기서 알아서 찾아보라, 이승기가 쓰려지면 국민누나들이 다 달려온다는 숨겨진 유머감각을 과시하면서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하는 대형홈런까지 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이야 부산을 대표하는 명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엄을 과시하는 이대호이지만, 그 역시 프로 데뷔 시절 남모르는 눈물빵을 먹어야했습니다. 경남고 시절 추신수와 쌍벽을 이루는 특급 투수로 활약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자마자 부상에 1군도 2군도 아닌 재활군으로 타자로 전향을 해야만했습니다. 고등학교 야구는 투수도 타자로 출전을 할 수는 있었지만, 이대호에게는 막막한 하루하루였을 겁니다. 그 때 지금의 아내 분을 만났고, 이대호가 무릎 부상으로 수술 받을 당시 홀로 서울에 와서 이대호 선수를 극진히 간호까지하여 이승기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뒤 이대호는 승승장구하여 지금은 부산 갈매기들은 물론 모든 야구팬들에게 사랑받는 특급 선수로 발돋움하였지요.

부산을 대표하는 특급 스타에 세계 신기록까지 수립한 거인이지만 1박2일에서 잠시나마 엿본 이대호는 그야말로 남에게 먼저 다가갈 줄 알고 그 사람의 심정을 헤아릴 줄도 아는 인간미가 넘치는 부산 사나이 그 자체였습니다. 이승기 또한 이대호를 만나기 전 차안에서 계속 간접적으로 이대호 이야기를 읊조리는 기사님의 의중을 알아채 한번도 연락을 해본적이 없는 이대호와 만남을 위해 롯데 자이언츠에 전화할 정도로 눈치가 빠르고 남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이니 그야말로 국가대표 야구팀 이대호 사인 모자와 이승기 사인 cd와 맞바꾼 삼국지의 도원결의 빰치는 훈훈한 찰떡궁합 의형제 결성이였죠. 세상에 남부러울 것이 없는 스타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그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언제라도 마음을 활짝 열여주는 이대호 이승기 형제야 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대스타가 아닐까 싶습니다.



1박2일을 보기 전에는 야구는 잘 보지 않지만 그래도 고향팀이라고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사람으로서 이대호 선수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1박2일을 보니 야구 실력뿐만 아니라 예능감과 마음 씀씀이 모두 부산이 대놓고 자랑하고 싶은 야신 그 이상이였습니다. 이승기에게 진짜 팬이라면서 먼저 아우라고 부르고 부산이 낯설면서도 아쉽게도 빨리 떠나야하는 나그네를 위해서 직접 조개구이를 구워주는 거포 이대호 덕분에 너무나도 행복하고 설레는 일요일 밤이였습니다. 부산분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이대호 특별 출연에 이승기의 방문에 모잘라, 언제 한번 오랫동안 떠나있었던 부산에 가서 사직구장에서 이대호가 홈런치는 장면도 보고 태종대에서 조개구이도 먹고 싶다는 충동이 절로 생기기 까지할 정도로 부산의 매력을 너무나도 잘 담아내 부산분들에게는 최고의 1박2일 방송으로 기억될 듯 싶습니다. 야구는 물론 인간성도 금메달인 이대호 선수 덕분에 내년에도 부산 갈매기들은 롯데 자이언츠의 선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내년에도 정이 넘치는 부산이 서스럼없이 자랑하는 최고 야구 스타 이대호 선수의 맹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으며 저작권은 1박2일 제작진과 k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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