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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여우의 집사,위대한 탄생도 안되는 정체성 잃은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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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을 위해서 시사프로그램으로서 아무 문제없었던 후플러스를 폐지하고 새로 만든 '여우의 집사'가 결국 방송 2달도 채 안되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결국 노홍철만 kbs 위기탈출 넘버원과 함께 동시에 하차하는 프로그램이 2개나 생기게 되어버렸네요. 여우의 집사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이 가능한 일이였습니다. 목요 심야 예능 터줏대감 kbs의 '해피투게더3'와 sbs '한밤의 tv연예'이 강하게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예능을 신설한 것 자체가 무리수였습니다. 또한 여우의 집사를 위해 자리를 내준 후플러스와 비교해봤을 때도 시청률은 3.7%로 오히려 더 떨어졌으며, 프로그램 경쟁력은 이루말할 수 없이 현격히 차이가 났습니다.


추석특집으로 파일럿 프로그램 형태로 방영된 '여배우의 집사'와 '여우의 집사' 첫 회를 접해본 시청자로서, 솔직히 많이 아쉬움이 남는 프로그램이였습니다. 추석특집으로 잠깐 방영했을 때, 정규 편성이 되도 잘 되겠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호응을 해줄만한 시청자가 한정되어있다는 점도 보였지만, 여자들이 마음 속으로 꿈꾸고 있었던 사항을 대리만족 시켜줄 수 있고, 특히나 하석진-조여정을 볼 때는 요즘 '우리 결혼했어요(우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정성과 야릇함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배우의 집사 정규편성을 바랐지만 막상 생각보다 빨리 정규편성이 되었을 때 아쉬움이 컸습니다. 일단 프로그램 포맷이 형식 상 평일 심야 예능에는 맞지 않았고, 그리고 mbc의 자랑인 시사프로그램을 페지할 정도로 대한민국 예능계에 신선함과 충격을 안겨줄 특별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mbc 토요일 오후 방영되고 있는 우결에서 집사와 여주인이라는 설정만 변경되어있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첫 방송부터 야멸차게 외면받던 여우의 집사는 결국 주목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습니다. 여우의 집사는 물론이고 후플러스보다 반응도 좋았던 w를 폐지하고 케이블 따라잡기 용으로 만든 '위대한 탄생'은 혹평은 많지만 지나치게 외모로 가수 지망생을 선정한다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나름 주목받고 있는데 여우의 집사는 대대적인 쓴소리 한 번 들어보지 못하고 소리소문도 없이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악플보다 무관심이 더 무서운 연예계입니다. 내심 여배우의 집사 정규 편성을 기대했던 사람이지만, 막상 개점한 여우의 집사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차라리 공중파 목요일 11시가 아니라 케이블 tv에서 방영했더라면, 오히려 더 반응도 좋았고 오래오래 사랑받았을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위대한 탄생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는 작곡가 방시혁의 독설을 위한 독설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실력있는 초야의 인재들 덕분에 살아나는 듯 하였던 위대한 탄생도 여전히 두 자리 수를 넘지 못하는 시청률로 교양만도 못한 예능이라는 비이냥을 듣고 있습니다. 게다가 청초한 외모와 서태지의 '난 알아요'를 독특하게 편곡하여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허지애는 정작 본선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하여, 향후 그녀의 맹활약을 기대하였던 시청자들에게 많은 허탈감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자꾸 이런 식으로 실력있고 가능성있는 참가자들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중간에 이탈을 한다면 위대한 탄생의 존재여부마저도 불투명해질 것 같습니다. 물론 방시혁의 유별난 독설과 방송 초반 외모를 지나치게 본다는 지적을 제외하고는 정말 실력있는 가수 지망생을 발굴하고 있다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부터 시청률을 위해서 슈스케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라는 사장님의 지시 아래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w'까지 폐지하고 급히 만든 예능이라고 생각하면 목표를 달성한 성공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위대한 탄생보다 훨씬 더 늦게 방영하는 아프리카의 눈물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시청률이 잘나오니까요. 또한 아무리 위대한 탄생이 초반 부진과 악평을 딛고 슈스케와 쌍벽을 이루는 감동과 눈물의 인간승리 결정판을 이룬다고해도 공중파의 케이블 따라하기라는 오명은 계속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도 시청률만 잘나오기만 한다면 뭔들 못하겠다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요.



현재 mbc의 대위기라고 합니다.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새로 런칭한 예능은 예능대로 죽을 쑨다고 합니다. 경영진의 문제인지 실무진의 문제인지, 드라마 국 담당자의 문제인지 모를 정도로 총체적 난국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특집으로 만든 시사프로그램의 호응도는 좋은 편입니다. 물론 mbc가 그렇게 따라하고 싶다는 슈퍼스타k의 시청률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위대한 탄생보다는 더 잘나오고 호평도 좋은 '아프리카의 눈물'도 있구요. 현재 mbc의 총체적인 부진은 오랫동안 수목드라마 강자 자리를 지켰던 kbs 역시 총 부진에 빠질만큼 sbs의 약진 때문이라고 하지만, 지금 mbc를 보면 mbc에서만 엿볼 수 있는 정체성은 물론이요, 새로운 도전정신이나 독창성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한 예로 작년 '내조의 여왕'의 대성공에 힘입어 후속편으로 만든 '역전의 여왕'같은 경우에는 여주인공 이름과 직업빼고는 모든 설정이 전 편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무리 후속이라도, 전편 출연진들이 다 출연하고, 내용이 연결되지 않는 이상, 전편과 똑같이 흘려가는 뻔한 구도의 드라마를 다시 만드는 건, 어찌보면 양심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이번에 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폐지 수순에 들어가는 '여우의 집사'는 우결과 비슷하다는 평 이외에도 일본의 한 프로그램을 대놓고 따라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자 출연진이 꽃미남을 자신의 하인처럼 데리고 다닌다는 설정은 이미 케이블 tv에서 수없이 늘어놓기도 하였습니다. 굳이 케이블 tv에서 더 자극적이고 신랄하게 만들어놓은 걸, 빵빵한 출연진과 세트 배경만 고급스럽게 꾸며놓았다고 공중파에서 해피투게더를 포기하면서까지 볼 이유는 없어 보였습니다. 말은 제2의 조용필을 만든다고 했지만, 실상은 미인선발대회를 보는 듯한 위대한 탄생은 그들의 롤모델인 슈퍼스타k의 독설만 제대로 벤치마킹한 듯 하여 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종편을 맞아 여러 언론사들의 공중파 진출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mbc의 경쟁력을 굳건히 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요즘 방송의 평가 척도가 시청률이 우선시 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드라마와 예능을 중시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 mbc의 결정적인 문제는 시청률을 위해서 그리고 몇 명 분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 같이 사회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예능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예능이나 드라마 조차도 잘 만들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김재철 mbc사장은 종편에 맞서는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방송의 질과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조했습니다. 자본주의 방송시대에서는 어쩔 수 없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현재 mbc가 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따져보면, 이게 도대체 공중파가 만든 것인지, 케이블 방송이 만든 것이지 구분이 안되는 것도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방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급히 만든 '여우의 집사', '위대한 탄생'은 실패작에 가깝습니다. 아직 위대한 탄생은 계속 방송 중이고, 혹평을 딛고 제대로 된 유망주를 발굴하면 나름 좋은 평가도 받겠지만 평생 슈퍼스타k 아류작이란 꼬리표를 떼기는 어렵습니다.

자본과 힘이 우선시 되는 사회라고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유성과 독창성입니다. 그런데 현재 그나마 돈도 있고 막강한 힘을 가진 mbc가 종편을 대비해서 하는 일은 구멍가게 피자가 잘되니까 그거나 해봐야겠다는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통큰 치킨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맛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mbc는 히트는 물론 관심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mbc가 그동안 드라마의 왕국, 공익 예능의 창시자, 리얼버라이어티의 시초 등 금자탑을 쌓아논 것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찾는 도전정신 때문이였습니다. 비록 mbc의 효자 예능 무한도전이 예년의 절반 수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마니아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미 검증되어있는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가끔은 예능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영역과의 접목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저번주 18일 방송의 경우에는 지구 온난화 위기를 웃음과 접목시켜 어떤 환경 캠페인보다 더 심각성을 일깨워줘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mbc가 해야하는 일은 단순히 남 잘되는 일 제대로 따라하지도 못하기가 아니라 mbc만이 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해 온 임직원이 머리를 맞대는 고민입니다.

막상말로 슈퍼스타k를 따라해서 위대한 탄생을 만들고, 일본 프로그램 따라해서 여우의 집사를 만들고, 왕년에 잘나가던 스포츠스타 초빙해서 한 시간 운동경기를 하는 건 현재 공중파 방송 진출을 선언한 조선,동아,중앙 미디어 소속 pd들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남들이 뭐라고해도 우리는 평일 목요일 밤 11시 시청률만 잘나오면 된다고 한다면, 굳이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포맷을 골치 아프게 생각하고, 검증안된 프로그램으로 맨땅에 헤딩하기보다, 아프리카의 눈물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을 전면으로 배치하면 적어도 위대한 탄생, 여우의 집사보다는 잘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우의 집사 어렵게(?) 폐지해놓고, 세바퀴 안방마님 이경실 갖다 놓고 해피투게더나 자사 방송 세바퀴와 다를 바가 없는 중장년층을 상대로 하는 톱스타들의 추억담을 늘어놓는 예능을 생각하고 있다는 mbc의 인터뷰를 보니,아직도 그들은 지금 그들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으며 옛날 mbc의 명성을 유지해나가기도 어려워 보일 듯 하여 지금도 mbc를 가장 선호하는 시청자로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으며,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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