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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2011년이 기대되는 스스로 위기론 반성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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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동안 무한도전이 위기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평소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저로서는 그저 무한도전을 이유없이 음해하려는 분들의 견해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 무한도전이 지나치게 저같은 젊은층의 취향에 편중된 면이 심하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가 20대라서 그런가 무한도전이 단순한 예능을 넘어 여러가지 새로운 실험을 하고 도전을 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고 또 그런 면이 만족스러웠기에 딱히 위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방송사 입장이 아닌 젊은 시청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는 견해도 확고했고, 무한도전 마니아를 자청한 한 시민논객이나 김희철처럼 이제는 하나의 공동체 혹은 가족같은 느낌이 있었기에 설령 나는 재미없어 보지 않는다고해도 그래도 무한도전이니까 다음주는 재미있어지겠지, 알아서 잘 하겠지 이런 너그러운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무한도전이 위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도, 그나마 무한도전 제작진은 출연자 문제빼고는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다는 것을 대충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없어서 바로 채널을 돌린다고해도 이번 한 주만 그러겠지하고 넘어가던 저도 지난 주 무한도전 싱글파티에서는 정말 남들이 말하는 아니 알고 있어도 무한도전 팬으로 인정하기 싫었던 무한도전 위기를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무한도전을 보면서 꾸준히 무한도전 리뷰를 써오면서 무한도전의 문제점을 아예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같은 경우에도 무한도전 광팬인 저와 제 동생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한도전을 보시면서 무한도전은 늘 자기네들끼리만 떠들도 논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하셨습니다. 실제로 저희 아버지 세대 이상은 무한도전보다 스타킹이 더 그분들의 취향에 맞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무한도전을 좋아하고 즐겨보는 젊은 세대들은 정작 무한도전이 방송할 시간에 본방사수를 하기 어려운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박명수가 언급했다시피 대부분 약속이 토요일 오후인 경우가 많고, 아이유처럼 부모님때문에 무한도전을 못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동안 무한도전이 요즘 추구한 트렌드가 제 성격과 잘 맞는 측면때문에  무한도전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던터라 프로그램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었으나, 최근 들어 시청률를 이유로 무한도전을 흠집내려는 움직임이 너무 많이 보이는터라 가끔은 그 시간에 TV를 잘 볼 수 없는 젊은 세대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다른 세대들이 포용할 수 있는 시도를 했음 하는 바람은 조금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싱글파티는 그동안 힘겹게 본방사수를 하였던 대다수의 무한도전 젊은 세대 마니아에게조차 회의감과 박탈감을 가져온 그런 특집이 아니였나 싶네요. 어제 무한도전 뒤끝정산,연말정산이 싱글파티 방영 전에 촬영을 해서 그렇지 분명 2010년 가장 의미도 없고 오히려 무한도전 지지층 사이에서도 결코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 그런 방송으로 기억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마 무한도전 제작진들이 싱글파티 방영 직후 게시판과 디시갤, 그리고 방송 이후 기다렸다듯이 무한도전을 씹어주었던 기자님들의 기사를 잘 보고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것이니까 더이상 언급은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전 그 방송을 보고 그동안 자각하지 않았던 무한도전의 문제점을 다 보게 되었으면서도 꾹꾹 참았습니다. 이미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수많은 시청자분들이 게시판을 통해서 정갈하고 공감가게 글을 써주셨기 때문에 굳이 제가 할 이야기도 없었고, 적어도 무한도전 제작진은 다른 건 몰라도 그 게시판은 열심히 보고 계신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어제 방송을 보고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어제 방송이 스스로들이 무한도전 문제점을 진단하고 자문을 구한다는 방송이라는 것을 모르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충격적이였습니다. 스스로들이 자기 반성을 하고 자기네들의 단점을 스스럼없이 노출하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고 또 오랫동안 최고가 될 수 있는  비결이긴 합니다. 특히 정치에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긴 하지요. 하지만 저도 그렇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에 대한 비판은 쉽게 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은 쉽게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싱글파티를 보고 무한도전 제작진이 지나치게 일부 20대중에서 감각적인 사람들의 입맛만 고려하는 아집에 사로잡혀있는 것이 우려스러웠는데, 다행히 그런 우려가 눈녹듯이 사르르 풀렸습니다.



처음에 멤버들끼리 2010년 국회의 한 장면같은 무한도전 위기에 대한 토론을 할 때는 약간 폭로전으로 가는 것 같아 웃으면서도 씁쓸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물론 요즘은 난타전 같은 폭로가 대세 아닌 대세이긴 합니다. 차라리 멤버들 간의 구린 사생활 폭로로 끝나면 한번 웃기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진짜 문제는 정작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면서도 애써 다른 화제로 돌리면서 무마시키는 행태가 너무나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죠. 터트릴 것 다 터트리고 서로 못볼 꼴 다 보고 애써 급 화해모드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진정한 해결책 모색없이 날치기법이나 대충 합의형태로 덮어두는 것도 마치 암담한 현실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네 그냥 이건 저만의 생각입니다. 오랫동안 리뷰를 쓰다보니 제가 지나치게 확대해석을 해서 정작 알맹이는 못보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이많은 분들을 우대한다는 차원에서 4천표가 11만표를 이기는 현실에서 49세 이상에게 가산점 제도를 도입하고 하하는 나이가 어려서 가산점 적용이 안되는 그 장면에서 무한도전 시청자치고 그냥 웃고 넘어갈 수는 없었을 겁니다. 또한 김성원작가가 박명수의 문제점을 언급하겠다고 예고한다고 했을 때, 조만간 펼쳐질 조중동 방송과 함께 공중파에도 도입될 중간광고가 나온 것도 예사롭게 지나갈 재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별 성과없는 토론이 끝나고 이번에는 직접 시청자들에게 무한도전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보는 이유, 보지 않는 이유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순간 제 몸에는 전율이 일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동안 무한도전 스스로가 인정하고 싶지 않는 현실이였습니다. 제가 앞서 언급하셨다시피 어르신들은 무한도전을 실어하시고 스타킹을 즐겨보고, 정작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젊은 층은 잘 안본다는 사실. 그리고 무한도전을 안보는 시청자들의 이유까지. 물론 그 분들의 의견 모두에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지나치게 무한도전은 어른들이 보기에 산만하고 따라가기 어려운 측면이 강했고, 또 지나치게 젊은 세대 취향맞추기에 급급하다는 느낌도 들곤 합니다. 하지만 듣기싫은 이야기도 들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일일이 시청자들에게 직접 찾아간다는 그 자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뒤에는 각계 각층의 전문가를 초청해 무한도전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역시 전문가들답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면까지 지적하는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고, 지나치게 박명수를 지적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긴 하였지만, 사실 작년 한해 박명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그 분들과 다를 바가 없었지 않았나 싶네요. 사실 저는 김희철과 같이 악역을 자청하는 박명수에 대한 호감도가 컸기에 최근 들어 거세지는 박명수에 대한 혹평이 안타깝기도 하면서, 때로는 박명수가 더욱더 분발을 해주기 바라는 심경도 사실이였습니다. 박명수를 따끔하게혼내면서도 진심으로 박명수를 위하는 자리가 아니였나 싶네요. 또한 프로그램 질은 좋아졌는데, 무한도전 시작부터 최고진행자였던 유재석이나 다른 멤버들에게 변화가 보이지 않다는 지적도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반대로 저는 만화가 강풀처럼 처음에는 아마추어에 대한민국 평균이하 남성에서 만능 맥가이버로 변신한 멤버들과 프로그램 초기 의도와 너무 맞지 않아 오히려 예전 뭔가 어설프면서도 순수한 웃음을 선사했던 무한도전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하긴 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그분은 무한도전의 리즈 시청률을 이끄던 분이시니까 저보다 더 보는 눈이 정확하실겁니다.



세바퀴 일밤을 맡고있는 김성원 작가처럼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대한민국 예능 판도가 바뀌고, 강명석 대중문화 평론가의 말처럼 무한도전 프로그램 자체는 진화하고 있습니다.저역시도 그동안 무한도전을 챙겨보지 않고 있다가, 지금은 무한도전의 열혈 마니아가 된 것도,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기보다도,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하는 정신이 아름답고, 단순한 웃음에 벗어나 사회에 대한 해학적이면서 날카로운 해석을 하는 모습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운혁PD의 말처럼 방송사입장에서는 잘나가던 프로그램이 2등으로 추락하거나, 시청률이 지지부진하는 모습은 썩 반가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시청률이 전부가 아닙니다. 김성원 작가처럼 무한도전보다 시청률이 잘나올지라도 늘 비슷한 포맷을 유지하는 프로그램보다 무한도전이 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방송계에서 안정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어느정도 시청률이 확보되어야하고, 때로는 대다수의 대중들의 성향을 고려하는 방송을 해야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한도전 제작진이 뼈와 살을 깎는 심정으로 혼날 각오 단단히 하고 반성의 시간을 만들었는지도 모르죠.



지나치게 일부 20대들의 취향만 고려했던 싱글파티를 제외하고 2010년 무한도전에 아무 불만없고, 오히려 2010년에 무한도전에 더 많은 애정을 쏟게된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연말정산 뒤끝정산은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박수가 절로 나오는 방송이였습니다. 그동안 제 마음에 안드는 방송도 몇 번 있었고,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아 혹시나 무한도전이 없어지지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늘 매주 토욜일마다 무한도전 본방사수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힌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제 방송을 보니 MBC가 아주 안드로메다로 가지 않는 한, 무한도전 스스로가 자신들의 누수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일은 없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더군요. 김희철을 말을 듣고보니 늘 무한도전은 언제나 위기였던 것습니다. KBS의 해피투게더3PD가 언급했듯이 사실 무모한 도전으로 처음 발걸음을 디뎠을 때는 곧 조만간 폐지할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무한도전으로 프로그램명을 바뀌고 조금씩 호응을 얻었을 때는 아니 왜 저 프로그램이 왜 인기가 많지라는 의아심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제 무한도전은 저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족같은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습니다. 따지고보면 그동안 우연치않게 생긴 실수들에 프로그램 자체에 실망도 하고, 또 다시 풀리고, 또 울고 웃으면서 정이 들어버린 그런 관계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싱글파티에 대한 분노와 울분도 제가 무한도전을 너무 사랑하고,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것인거구요. 지금은 2010년 진짜 네티즌들이 뽑아준 미존개오 정형돈이 정작 MBC 연예대상에서는 무관으로 그친 것을 보고 눈물이 왈칵할 정도가 되어버렸으니까요.



2010년 무한도전을 시청하면서, 때로는 웃기도 하고 때로는 기상천외한 그들의 생각에 박수를 보내고 공감을 보내고 한편으로는 신랄한 비난을 퍼붓기도 한 그런 한 해가 지났습니다. 아마 2011년에도 무한도전을 보면서 분명히 마음에 안드는 구석도 보이겠고, 아쉬운 점도 여럿 노출이 되겠고, 또 제 손 끝에서 무한도전을 위한 비판이랍시고 여러 샃상처주는 글이 나오기도 하겠죠. 하지만 다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서 누구나 겪는 시행착오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자신의 과오를 깨끗이 인정하고 앞으로 잘해보겠다고 다짐을 하고, 때로는 시청자들의 따끔한 비판을 수용해서 따르는 무한도전 제작진이기에 다음 주 토요일에도, 내년 토요일에도 10년 뒤 토요일에도 기대되는 무한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최고의 자리가 아니라 오랫동안 연예인 동료들과 호흡을 하면서 예능인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싶다는 유재석처럼 무한도전 또한 오랫동안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면 더욱 좋겠지만 , 오랜 시간동안 우리 대중들을 기쁘게하는 예능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또 그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 자신들의 위기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하고 시정해야할 사람들은 정작 어제 무한도전 연말정산 편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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