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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강렬하지만 씁쓸했던 뮤직뱅크 동방신기 컴백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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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아니게 논란으로 둘러싸인 채 요란법석하게 치룬 컴백무대였습니다. 10여년 전 그들과 똑같은 길을 걸었던 HOT의 강타와 문희준은 각자 솔로활동을 버리고, 이전 HOT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지만,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여전히 동방신기를 고수합니다. 그리고 이제 동방신기는 2막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제 더이상 5명이 함께 했던 동방신기의 흔적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가봅니다. 여전히 5명의 동방신기를 그리워하는 사람으로서 도대체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새로 열였다는 동방신기 2막이 하도 궁금해서 오랜만에 뮤직뱅크를 본방으로 보게 되었네요.

아시다시피 2010년 12월 31일은 SM과 KBS 예능국으로서는 다소 껄끄러운 일이 2번씩이나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KBS보도국은 아침 뉴스에 JYJ를 떡하니 내보내더니, 연기대상 하는 12월 31일에는 생생정보통은 물론, 박유천 신인상,네티즌인기상,베스트 커플상까지 3관왕을 만들어줌은 물론, 급기야 JYJ의 축하공연까지 벌였습니다. JYJ의 앨범 수록곡이 아니라, 박유천이 출연한 '성균관스캔들' OST '찾았다'만을 부르는 수준에 그쳤지만, SM에서 나간 이후 한번도 공중파에 출연조차 하지 못했던 나날들에 비하면 큰 성과이자 이슈가 아닐 수 없었죠. 그 이후 SM과 KBS의 굳건했던 관계가 소원해지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오랜만에 컴백하신 동방신기 무대를 화려하게 꾸며주는 걸로 해결을 보았나봅니다.



SM뿐만 아니라, 2세대 아이돌 중에서도 기럭지, 외모는 물론 노래까지 된다는 그야말로 드림팀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동방신기이지만, 현재 동방신기는 그 중에서 가창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줄곧 들어왔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동방신기 새 앨범이 우려스럽게 느껴졌던 점도 바로 그 멤버들의 가창력때문이였죠. 또한 노래,춤 모두다가 완벽했던 5명의 화려한 군무가 돋보였던 동방신기인지라, 과연 나머지 2명 멤버들이 어떻게 동방신기 정체성을 살릴 건지도 의문이였구요.

하지만 대한민국 내에서는 물론, 일본에서도 인정받았던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돌 멤버들답게 그들이 새롭게 선보인 퍼포먼스는 기대 이상에, 2명의 동방신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는 저의 예상을 보기좋게 빗나가 버렸습니다. '왜'이전에 선보인 발라드곡 '믿기 싫은 이야기'같은 경우에는 듣기 편안한 무난한 보컬이 인상적이였던 것 같습니다. 타이틀곡 '왜'에서 선보인 그들의 퍼포먼스는 역시 아시아 최고 그룹 동방신기 멤버들답게 화려하고도 강렬한 안무가 돋보이기도 하였구요. 같이 뮤직뱅크를 보던 제 남동생도 생각보다 의외로 노래 잘하더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정도였으니까요. 뭐 이건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틀리고, 이제는 워낙 호불호가 갈린 그룹이니 저와 저희 남매의 주관적인 평이라고 넘어가면 되겠네요.



하지만 그들이 어제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를 평가하기 앞서서, 일단 쉬는 동안 참 이를 악물고 연습을 많이 했다는 점이 많이 느껴지더군요. 우선 최강창민(심창민)의 고음처리 능력은 예전보다 향상된 느낌입니다. 5명의 동방신기 이전에도 고음처리가 돋보였던 멤버였지만, 그 당시에는 워낙 노래를 잘하는 분들이 있어서 최강창민의 가창력이 하향평가를 받은 면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1집때부터 개인적으로 창민의 목소리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지금 이순간에도 동방신기나 JYJ나 선택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적어도 현재 동방신기가 보컬이 없는 그룹이라는 평가는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비록 최강창민이 김준수,김재중에 비해서 노래를 잘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적어도 그의 노래도 어디가서 보컬이 안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였거든요. 또한 동방신기 내에서 춤을 담당했던 리더 유노윤호답게 2명의 동방신기만으로도 이제는 그들의 안티가 되어버린 분들만 아니라면, 나름 좋은 평가를 내릴 수도 있는 무대가 아니였나 싶네요.



그러나 노래,춤,퍼포먼스 요즘 아이돌들에 비하면 어디하나 흠잡을 데 없는 괜찮은 무대였지만, 그들의 입에서 나온 가사는 그야말로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네 '믿기 싫은 이야기', '왜' 다 아주 평범한 이별이야기일 뿐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헤어진 옛 여인과의 재회를 바라는 감미로운 발라드이고, '왜'는 SM이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작곡가 유영진 특유의 강렬하고도 웅장한 사운드 비트가 돋보이고, 자신을 야멸차게 버린 여자에 대한 절규를 그려낸 곡일뿐이구요. 만약에 이 노래가 5명의 동방신기가 함께 불렀다면 단순한 이별 가사로만 들렸겠죠. 하지만 현재 동방신기가 놓여진 상황, 그리고 요 근래 인터넷을 떠들석하게 하여 동방신기, JYJ에 별관심없는 사람들까지 클릭하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을 생각하면, 결코 단순한 이별 가사로만 해석할 수는 없는 것 같네요.


현재 jyj멤버들이 sm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여전히 동방신기 이름으로 활동을 할 때만해도, 부디 동방신기가 제가 역시나 좋아했던 HOT와 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허무하게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푸라기같은 희망이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뮤직뱅크에서 자신을 가지고 놀다가 싫증나서 떠나버린 옛 여인에게 절규하는 동방신기를 보니, 이제 더이상 5명의 동방신기에 대한 미련을 거둘까 합니다. 어제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전 이 문제에서만큼은 누구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동방신기로 활동했던 5명 모두 잘되길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5명의 동방신기가 그리워 여전히 2명의 동방신기나 3명의 jyj라고 자신있게 손을 들어주지 못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현재 심재원과 보아까지 가세한 진흙탕같은 상황이 안타깝고, 씁쓸할 뿐입니다. 단순히 유영진이 지은 노래가사일 뿐이겠지만, 이제 정말 동방신기와 jyj는 세간의 보도 그대로 한동안은 서로 마주볼 수도 없는 넘을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만 것일까요.

분명 어제 뮤직뱅크에서 보여준 2명의 동방신기 무대, 역시 동방신기 이름답게 파워풀하고 한층 더 성숙해진 가창력과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5명의 동방신기 팬으로서, 영웅재중,시아준수,믹키유천, 아니 이제는 김재중,박유천,김준수라고 불러야할 사람들이 간절히 그리웠습니다. 아니 이제 그들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겠죠. 그 5명이 함께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아니 동방신기 이름이 아니더라도 다시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는 날이 점점 요원해지는 것 같군요. 이제 동방신기는 정윤호,심창민으로 구성된 듀엣일뿐입니다. 그저 겉으로는 애써 서로를 비난해도 '믿기 싫은 이야기'의 가사처럼 동방신기도 jyj도 여전히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서로 때문에 너무나도 아파하고 있다고 그런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한 때 5명의 동방신기에게 열광했던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인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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