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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위기가 만든 흐뭇한 후배 개그맨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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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한도전 정총무가 쏜다는 요근래 본 무한도전 중에서 정말 엄지손가락 세울 정도로 최고로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12월 29일 mbc 연예대상하는 날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통 큰(?) 정준하 총무를 앞세워 멤버들끼리 급조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하지만 진검승부는 위기에서 나온다고 하였나요. 비록 예전에 했던 박명수의 기습공격2라고 불릴 정도로 시도는 비슷했으나, 생각지도 못했던 자영업 몇 년 경력 정준하의 슈퍼 컴퓨터가 울고갈 숨겨진 전자두뇌에 혀를 내두르는 긴장감과 탄식 그리고 환호가 나온 또다른 빅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일단 연습게임 삼아 mbc 구내매점부터 공략을 시도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정준하를 혼동시키는 요란한 교란작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오랫동안 구내매점 데스크를 지켜온 아주머니도 맞추지 못한 정총무의 두뇌에 다들 짐짓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숨겨진 정준하의 초능력 두뇌의 맛보기일뿐이였습니다. 비록 서점에서는 정총무가 패하여 순간 정총무의 표정이 변하기도 하였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멤버들 공짜로 책 읽게 되었네요. 물론 유재석씨는 8년 전 '느낌표'의 mc답게 늘 mbc 구내서점을 꾸준히 찾아왔습니다. 그러고보니 8년 동안 최고 mc자리를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다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제목도 버벅거렸던 하하씨는 과연 그 책을 읽고 독후감은 제대로 쓸 지 궁금하네요. 그 책 분량도 많을 뿐더러 아인슈타인과 함께 핵연구를 했던 과학자라 과학적인 내용도 많고 머리가 저절로 아파질 것 같아 시도조차 못할 책이거든요.

연습게임으로 여의도 mbc 구내 매점, 서점 매상 올려준 정총무와 무한도전 멤버들은 다음 목표를 아주 뜻깊게 정했습니다. 바로 mbc 개그맨 후배들에게 거하게 한 턱 쏘는 것이였죠. 게다가 녹화 얼마전 유재석이 영광의 mbc 연예대상 2년 연속 수상을 하면서, 내년에는 꼭 mbc 개그맨 후배들과 함께 연예대상을 즐기자는 의미깊은 수상소감을 한터라, 더욱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kbs를 제외하고 각 공중파의 개그 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된더라 가뜩이나 지금 이제 개그맨으로 방송국에 발을 디뎌놓은 개그맨들이 오갈데 없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김경진은 소속사 사장님 박명수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이리저리 나오고 있지만, 나머지 김경진 동기 개그맨들은 얼굴도 많이 낯선 분들입니다.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없어진 상황이니 mbc 개그맨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을 일이 없겠죠. 특히 kbs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서 맹활약을 했던 적이 있는 정형돈은 자신도 신인 시절에 몇 개월간은 라면,김밥으로 끼니를 떼웠다면서, 이번 미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다행히 정형돈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여 인기도 얻고, 그 뒤 무한도전을 비롯한 리얼버라이어티에 나와서 스탠딩 개그맨 중에서 예능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몇 안되는 개그맨이 되었지만, 지금 mbc 젊은 개그맨들은 정형돈같이 되는 것 조차도 상당히 어려워보입니다.

되도록이면 개그맨 후배들을 모으라는 선배들의 부르심에, 김경진을 비롯한 수많은 개그맨들이 부푼 가슴을 안고 자신들에게 거하게 쏘실 정총무와 선배들을 어느때보다 반갑게 맞이하더군요. 그들이 먹고 싶어하는 음식은 꽃등심 아니면 회전초밥 등 정총무의 가슴을 벌렁거리게하는 고가의 음식이였습니다. 메뉴가 회전초밥으로 정해지고, 근처 회전초밥집으로 우르르 이동합니다.



갑자기 예고도 없이(?) 몰려온 대군단에 사장님의 얼굴은 활짝 피고, 덩달아 옆에서 식사들 하던 시민분들도 연말에 때아닌 횡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고가의 초밥으로 포식을 하게된 개그맨 후배들은 정신없이 접시를 비우고, 정준하의 얼굴은 핏기 없이 자꾸만 굳어져갑니다. 게다가 꽃등심 초밥, 매운탕, 한 접시에 7,000원하는 대뱃살 초밥까지 정총무의 눈은 자꾸 휘둥글레지지만, 그동안 일자리없이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한 뜻깊은 자리다보니 침착하게 표정관리 하면서 계속 접시 개수만 스캔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이번 정총무의 주머니를 열게한 장본인 길은 난생처음으로 비싼 접시 초밥을 또박또박 말하며, 자꾸만 정준하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지게 합니다. 반면 정형돈은 불편한 다리에도 불구하고 계속 끊임없이 스태프들에게 초밥을 먹여주면서, 다소 대소가 되는 장면이 연출되더군요. 길도 웃길려고 그러는 것은 잘 알겠지만, 평소에도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똘똘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제한 시간이 끝내고, mbc 개그맨 후배들은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접시를 내려놓습니다. 어떤 한 여자 개그맨은 너무 급한 나머지 모형 초밥을 집어오는 웃지못할 헤프닝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정준하가 눈짐작으로 접시수를 계산하고, 그 뒤에 사장님은 계산기로 또박또박 접시수를 세어보면서 정확히 계산을 하시더군요. 개그맨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 모두 180~210만원 정도를 예상했지만, 정준하는 의외로 90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모두다 이번 미션은 정준하의 실패를 예상하는 가운데 웬걸, 사장님의 계산은 76만원선 이였습니다. 생각보다 낮은 가격이였지만, 그래도 오차 범위에서 낮은 금액이라 멤버들과 개그맨이 환호하는 가운데 잠깐, 부가세 10%가 붙어야합니다. 결국 86만9330원으로 정준하의 놀라운 승리로 끝나고, 멤버들과 스태프들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던 사장님과 직원들, 시민분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숨겨진 정준하의 두뇌에 상당한 충격을 받는 순간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정준하가 의외로 머리가 좋다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정준하가 오차 범위 내 가격을 맞추게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나머지 멤버들에게 돌아가거든요. 국민mc 유재석이 낼려고 했지만, 한 명에게 몰아주자는 의견으로, 결국 86만원은 고스란히 노홍철의 부담으로 돌아갑니다. 정준하의 집까지 팔아먹을 기세로 시작한 특집이였지만, 정준하의 치밀한 계산과 팍팍 돌아가는 두뇌때문에 정총무가 쏜다에서 노찌롱이 쏜다로 타이틀이 변경된 기막힌 순간이였습니다. 오랜만에 mbc 개그맨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노홍철은 기분이 너무 좋은 나머지 정신줄을 놓아버립니다. 하필이면 sbs 연예대상에서 아직도 얼굴 보기 민망한 옛 여자친구보는 앞에서 시상을 한터라 f-1보다 더 빠른 스피드로 자리를 비우고, 이제는 또래 여자보다 어린 여자가 좋다는 자폭(?)으로 기분이 침체된 가운데, 덩달아 위기에 빠진 후배들을 위해 거하게 한턱 쏘니, 그야말로 노홍철 힘내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괜찮아요. 노홍철에게는 수많은 소녀팬들이 있잖아요~



모든 이들을 경악시킨 정준하의 천재두뇌는 아쉽게도 스태프들을 위한 자리인 마포 전집에서 노홍철과 유재석의 교활한 작전에 겨우 3만원도 안되는 범위에서 실패를 하고 말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주인공인 정총무보다 노홍철이 더 주머니가 털린 아이러니한 대반전이 흥미로웠던 정총무가 쏜다 편이였습니다. 간만에 알아서 주머니를 열겠다는 멤버들때문에 개그맨들은 물론, 무한도전 스태프들도 오랜만에 배불리 먹는 장면을 봐서 시청자도 기분 좋고, 웃음이 절로 나오는 흐뭇한 방송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회전초밥에서 생각만큼(?) 안나온 것일까요? 물론 86만원도 한 사람이 혼자 부담하기에는 엄청 큰 금액입니다. 알고보니 7천원 대뱃살, 5천원 꽃등심이 오고가긴 했지만, 사실 개그맨 후배들은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접시를 많이 먹었단 이야기죠. 어쩌면 정총무가 제대로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껏 양껏 먹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86만원이라는 보통 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지는 엄청난 가격을 떠나서, 무명의 설움에 가장 큰 괴로움인 배고품을 달래우기 위해서 무한도전 선배들의 통 큰 선심아래  오랜만에 mbc 개그맨들이 웃으면서 맛있게 초밥을 먹는 모습을 봐서 좋고, 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mbc가 채용한 인재들이지만, 방송국의 입맛과 사정에 따라 토사구팽당한 그들이 간만에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무한도전에 출연하게되어 개그맨들에게는 공짜로 비싼 초밥먹는다는 것보다 더 의미있던 날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지금은 폐지된 하땅사를 보지 않은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김경진을 제외하고 낯선 개그맨들이 많기 때문에, 자막으로 그들의 이름이라도 알려줬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더군요. 하지만 지금 mbc에서 무한도전말고 이들의 얼굴이라도 비춰주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심지어 방송인들의 잔치라는 연예대상에서도 신인상은 죄다 잘나가는 아이돌 차지였고, 유재석을 비롯한 오랫동안 활동한 개그맨 출신들빼고, 개그맨들이 설 자리는 아무데도 없습니다. 심지어 제작년에 지붕뚫고 하이킥의 4인방의 잔치나 다름없던 신인상에 그래도 하땅사 체면을 살리기위해서
신인상을 겨우 수상했던 김경진도 작년 연예대상에서는 들러리로 만족해야했습니다. 네, 분명 시청률을 생각해야하는 방송국이기 때문에 시청률도 안나오고 재미도 없었던 하땅사 폐지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잘나가는 원조 스탠딩 개그프로 '개그콘서트'는 여전히 잘나가는 데 반해, 후속 프로그램으로 신설된 하땅사와 웃찾사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도 분명 출연 개그맨들의 자질 문제도 있었겠죠.



그러나 재미가 없어서 하땅사를 폐지한다고하더라도 방송국 차원에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채용한 개그맨들의 살길을 어느정도 제시해줘야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kbs 공채 출신인 정형돈이 지금 mbc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고, 이제 공채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고, 방송국은 연예계 진출을 도와줬으니 그 다음은 너네가 살길은 너네가 알아서 챙기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방송계이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각 공중파 출신 방송사 새내기 개그맨들은 자기네들이 알아서 밥그릇 챙겨먹는 루트도 안보이는게 현실입니다. 한 때 개그맨들이 장악하다시피했던 예능은 이제 아이돌과 배우들의 잔치가 된지 오래고, 유일하게 개그맨들의 활로였던 스탠딩 개그프로들은 다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물론 개콘, 하땅사 이런 전통적인 개그프로그램이 없더라도 무한도전,1박2일처럼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예능은 참 많지만, 문제는 그동안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김용만 등 대한민국 방송계를 수놓은 주옥같은 개그맨 mc들이 나올 확률이 적어진다는 것은, 늘 새 얼굴을 기대하는 적어도 제2의 유재석을 늘 희망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참으로 유감일 따름입니다.

예전에 '뜨거운 형제들' 초창기 때 잠깐 상황극 형식으로 mbc 개그맨들이 출동하여 나름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하였지만, 그나마 현재 mbc 내에서 유일하게 자사 개그맨을 활용하는 예능은 무한도전밖에 없습니다. 기껏해야 박명수 소속사에 들어가고 얼굴을 제법 알린 김경진이 '꽃다발' 게스트로 출연하는 정도일뿐, 그 나머지 시청자들을 웃기고자하는 사명을 안고 개그맨이 된 사람들은 백수나 다를바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물론 개그를 살려보겠다고 기껏 시간내서만든 mbc 야심작인 '하땅사'에서 부진한 개그맨들이긴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최고 mc인 유재석도 오랜 시절 무명의 세월 끝에, 리포터를 전전한 끝에 기회를 얻었고, 몇 십년동안 프로그램을 말아먹기로 악명높은(?) 박명수도, 정준하도 신인 시절에 누가 그 자리에 올라갈 줄 알았겠습니까. 지금 아무도 안불러주는 힘든 무명 세월을 보내고 있지만 그 중에서 제2의 유재석이나 제2의 박명수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을 뽑아준 방송국은 덜렁 mbc 코메디언실 하나만 마련해준 채 나몰라라 한 가운데, 무한도전과 유재석,박명수,정준하,정형돈 등 선배 개그맨들이 알아서 그들보다 더 어려운 신인시절을 겪고 있는 후배들을 알아서 챙겨주니 한편으로는 그들의 후배사랑이 흐뭇하기도하고  다시 한번 유재석의 2010년 mbc 연예대상 수상소감이 떠올라 여러모로 한 구석이 시리게 다가온 방송이 아니였나 싶네요. 지금 상황으로는 영 힘들어보이지만, 부디 2011년 mbc 연예대상에서는 유재석의 마지막 수상소감처럼 어제 오랜만에 선배들때문에 배터지게 초밥 먹은 mbc 개그맨들이 많은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겨 내년에는 그 유재석과 후배 개그맨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이 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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