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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일밤 아나운서 오디션, 자사 개그맨부터 활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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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이경규가 간다, 느낌표'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김영희cp가 일밤에 다시 돌아오셔서 '단비','우리아버지' 등을 새로 만들었을 때, 어떻게해서든지 일밤에 힘을 실어주려고 참으로 열심히 일밤 본방 사수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형제들' 첫 방을 보고 나름 괜찮겠다 싶어서 글도 쓰고, 또 운좋게 뜨형 제작진 초대를 받아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 현재 방송하는 '오늘을 즐겨라'도 참으로 의미없는 '스포츠를 즐겨라'로 바뀌기 전까지는 한 회도 빠짐없이 본방으로 시청을 하였지요.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가 mbc로 채널을 돌리면, 제가 알아서 '1박2일'로 바꿔놓는 정반대의 입장이 되었습니다.


김영희의 일밤에 너무나도 많은 기대를 하였나봅니다. 적어도 '오늘을 즐겨라'에서 아직 예능 진행자로는 미숙하지만, 진지한 배우의 타이틀을 벗고 망가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한 발 다가셨던 신현준, 정준호의 어설프지만 나름 의욕이 넘쳤던 시절만 해도 그래도 차츰 나아지겠지하는 희망이라도 있었습니다. '뜨거운 형제들' 역시 초반부에는 연예인 지망생 띄워주는 듯한 컨셉은 마음에 썩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쉴새없이 웃기기라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밤은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감동적이지도 않은 열정없는 리얼버라이어티 도전기 따라잡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오늘을 즐겨라'같은 경우에는 갑자기 스포츠 선수들과 대결을 펼치다가, 올해 들어서는 게스트를 초빙해서 만날 주구장창 노래만 부르는 것으로 컨셉을 수정했나봅니다. 매주마다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다는 기획의도는 어디가고, 그저 할 게 없으니까 노래와 운동으로 대충 시간때우기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괜히 오늘을 즐겨라에서 힘쓰다가 다리만 다쳐서 그의 주된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만 제대로 민폐를 끼치게 된 꼴이죠.

아무튼 몇 년동안 갈팡질팡하고 있는 일밤이 다시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시점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했습니다. 이미 강호동, 유재석이 경쟁사 일요 버라이어티에 출연 중이고, 이미 김용만,신동엽으로 실패를 보았기 때문에 새로운 mc 기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의 일밤의 장기 부진은 진행자 문제도 있겠고, 상대 프로그램이 워낙 강한 면도 있겠지만  뭐니해도 현재 트렌드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제작진의 시행착오가 주된 원인이 아닌가 싶네요.


아까 위에서 지적했다시피 현재 일밤은 이도저도 아닌 무한도전,남자의 자격 어설프게 따라하기 수준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오늘을 즐겨라'는 현재 신인가수 오디션 선발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와 자사에서 징하게 띄워주려고 애쓰고 있는 '위대한 탄생'을 패러디한 분위기입니다. 심사위원 또한 트로트와 발라드에서 명망있는 작곡가, 가수들로 엄선하여 우승자에게 심사위원이 만든 노래로 음반을 취입하게하는 특전을 주기도 하지요. 문제는 트로트에서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짝퉁이 끝날 줄 알았는데, 이번주에도 발라드로 2주간 똑같은 컨셉이 이어진다고 하니, 아마 발라드가 끝나면 댄스, 락, 그리고 동요까지 갈 기세로 보여집니다. 현재 오즐이 흘려가는 모습만 보아도 mbc가 얼마나 오디션 프로그램에 사랑하고 집착하는지 알만한 정도입니다.



일밤의 한 코너를 대놓고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꾸며놓은 것에 모잘라, 이제는 일밤의 안되는 프로그램 분량을 축소하여 이번에는 자사 아나운서를 오디션으로 선발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시라고 합니다. 이제 폐지가 너무 익숙해진 일밤이라 시청률 안나온다고 빨리 내치지는 않아 다행인 듯 싶은데, 문제는 새로 투입된다는 아나운서 오디션 또한 일밤을 살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죠.

아나운서는 뭐니해도 아나운서 특유의 똑 부러진 발음과, 억양 그리고 단정한 외모가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날고 기는 좋은 스펙을 이미 갖춘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비싼 돈을 들여 아나운서 양성 전문 학원에 다니는 것입니다. 아마 이제 아나운서가 미인대회 입상자, 입이 떡 벌어지는 좋은 스펙을 가진 부잣집 엄친아, 엄친딸들을 위한 자리로 굳어져가고 있으니까, 슈퍼스타k처럼 돈이 없어서 아나운서 학원 못다니는 서민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위해서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해도 과연 슈퍼스타k2의 우승자 허각처럼 이 시대 88만원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지지를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 용 아나운서가 나올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요즘 들어서 아나운서도 대학보다 미모, 그리고 뉴스 진행보다 예능감이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정확한 발음과 예능뿐만 아니라 교양,시사 진행도 필요한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도대체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지 난감합니다. 슈퍼스타k와 위대한 탄생은 참가자의 노래만으로도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실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 지망생의 발음과 진행 능력 테스트에서 도대체 어떤 감동 코드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인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혹시나 슈퍼스타k나 위대한 탄생처럼 심사위원의 덕을 보겠다고 하면 아마 제대로 참가자보다 심사위원들을 위한 방송으로 전락될 확률이 더 크구요. 게다가 현직 mbc아나운서의 생활상까지 공개된다고하니, 아나운서 되겠다고 찾아오는 참가자보다 기존 아나운서들을 위한 방송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

아나운서 될 자질은 충분한데 돈이 없어서 아나운서 양성 전문 학원을 다니지 못한 서민 자식들을 위해서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취지라면 88만원 세대로서 정말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이미 대한민국의 아나운서 취업 시장은 오랫동안 아나운서 되기 위해서 수많은 돈과 노력을 들인 지망생들이 넘치고 넘쳐나고 있습니다. 말로만 지망생이지 실제로는 고급 백조나 다를 바 없는 그들 중 한명을 구제하기 위해 아나운서 공개 오디션을 하는 것도 청년 실업 해결이라는 큰 의미가 있지만, 그럴 바에는 공채할 때 선심용으로 아나운서를 몇 명 더 뽑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아무리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또 아나운서하겠다는 지망생이 넘쳐난다고해도 일밤을 살리기 위해 아나운서마저 예능으로 선발한다는 것은, 그저 일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으며, 다시한번 mbc의 공영성을 저버리는 무리수 파격 행보로 비춰지기까지 합니다.

아마 mbc와 일밤은 말이 아나운서 오디션이지 실제로는 일밤이나 mbc 예능을 전문적으로 진행할 만한 사람을 뽑고 싶어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도대체 몇 년동안 강호동-유재석 양강 체제에 만날 tv 속에 그 나물의 그 밥에 제대로 식상해 버린 사람으로서 아이돌이 아닌 제발 새로운 얼굴이 tv에 나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정 그렇게 mbc 예능을 이끌 신선한 얼굴이 필요하다면, 굳이 사람 한 명 더 뽑을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 뽑아놓고 제대로 놀리고 있는 자사 개그맨들부터 제대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이미 웃기는 능력이 검증된 인재들이 있는데 왜 또 아나운서를 뽑는다는 핑계 하에, 예능인 하나 더 뽑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mbc가 자꾸 이런 식으로 자사 공채 개그맨들을 병풍취급할 수록 그나마 앞으로 mbc 예능을 살릴 수 있는 제2의 유재석, 박명수마저 타사 방송사 개그맨들에게도 문호 개방한 kbs에게마저 뺏길 것 같아 현재 mbc의 행보가 우려스럽기까지 합니다.

억지로 눈물 질질 짜내는 감동 조성, 본질을 간과하지 않은 타 프로그램 어설프게 배끼기는 제대로 외면 받는 시대입니다. 왜 김영희표 글로벌 아시아 나눔 프로젝트 단비는 안되는데, 1박2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은 안웃겨도 시청자들에게 어느 때보다 대대적인 호평을 받고, 리얼버라이어티 선구자 무한도전의 도전을 엉성하게 따라하는 듯한 '오늘을 즐겨라', '뜨거운 형제들'은 외면받는데, 오랜만에 리얼 버라이어티, 도전과는 영 거리가 먼 '거꾸로 말해요 아하' 게임을 선보인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는지 시청자들 입장에서 진지하게 고민을 하셨으면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

사진은 현재 mbc 아나운서로 재직중인 오상진 아나운서 얼굴을 넣어봤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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