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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의 1박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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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1박2일의 열정 하나는 인정해주고 칭찬해주어야할 것 같습니다. 해피선데이 자매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은 2번 연속 암 건강검진으로 시청자들을 제대로 실망시킨 반면, 1박2일은 어제도 변함없이 영하 20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겨울에 아이스크림 먹기, 야외취침을 하면서 시청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하는 큰 웃음을 안겨주니까요. 게다가 아직은 미숙한 점이 조금 보이긴 하지만, 1박2일의 걸림돌이였던 김종민도 작년에 비해서 노력을 하고, 자신감도 회복하고, 간간히 웃겨주니까, 이제 1박2일에 맞는 새멤버만 찾으면 되겠습니다.


솔직히 이승기가 눈 튀어 나올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던 주걱으로 이마때리기와, 대하와 전원 야외취침을 건 한겨울에 2분만에 아이스크림 먹기는 한겨울의 경포대 입수, 뜨거운 커피 원샷하기보다는 덜 가학적이라도, 멤버들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계곡 입수, 혹한기 훈련 등 보통 사람은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 철인미션으로 큰 인기를 누려온 프로그램이지만, 지나치게 멤버들의 희생과 투혼에만 기대는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조작설 논란이 있기 전에 찍은 분량이지만, 지난 주 엄청난 편집으로 발생해버린 이승기의 휴게소 조작설에 대한 해명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과 같이, 이미 시뮬레이션을 성공시켰다는 스태프들이 등장하는 순간, 차마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말그대로 아이언맨, 에스키모인이 따로 없었습니다.  앞의 스태프 2명을 보면, 과연 2분안에 성공시켰는가가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하여, 남들의 먹는 양의 몇배의 아이스크림을 가뿐히 먹는 스태프를 보니, 그냥 무릎을 꿇을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1박2일은 연기자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철인이 되어야하는가봅니다. 결국 멤버들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스태프들에게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아이스크림을 2분만에 성공시키라는 말도 안되는 미션도 있었지만, 부담없이 큰 웃음을 유발한 좋은 장면도 있었습니다. 대하를 건 아이스크림 2분만에 먹기 전에 한, 복불복 노래방 미션에서 이승기 특유의 속사포랩과 이수근의 자기 멋대로 부르는 가사는,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폭소를 유발하기 충분했습니다. 비록 미션에서는 아깝게(?) 실패를 하고 말았으나, 노래 가사는 제대로 몰라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하는 멤버들의 정신은 미션 성공 시킨 것보다 더 즐거웠습니다.  또한 끝을 알 수 없는 먼저 일어나면 실패인 미련한 기상미션에서 먼저 일어난 이승기의 코미디언 형님들 숙면 방해하기와 반전의 1인자다운 은지원의 말 안하고 먼저 집에 가기는 예상치못한 쏠쏠한 웃음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1박2일을 빛낸건 다섯 멤버들간 척척 맞는 찰떡 호흡이 아닐까 싶네요. 바비큐의 대미 돼지 목살을 걸고, 역시나 나쁜PD 나영석은 다소 맞추기 어려운 긴 문장 스피드 게임을 냅니다. 출제자는 1박2일에서 순발력과 재치가 좋은 이수근이 나갔고, 평소 문제를 잘 맞추는 이승기를 주축으로 돼지 목살을 건, 운명의 한판 승부가 펼쳐집니다. 아무리 이수근이고 이승기라고해도, 문장과 핵심 단어를 모두 맞춰야하는 스피드 게임을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까 관건이였습니다. 그러나 역시나 그들은 먹이에 대한 집념이 누구보다 투철한 1박2일 멤버였습니다. 결국 척척 호흡으로 돼지 목살을 맛 본 멤버들은 이번에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한우와 돼지 목살 무제한을 걸고, 최고 난이도의 스피드 게임에 도전합니다. 첫번째는 유독 어제따라 발군을 실력을 보이는 강호동때문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두번째는 이수근이 몸짓으로 해석하기 참으로 난감한 문장이였습니다. 바로, DJ DOC의 불멸의 히트곡 '머피의 법칙'의 노래 가사였거든요. '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은 내 친구 여자친구이거나, 우리 형 애인 형친구 애인 아니면 동성동본' 도대체 이걸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나요. 일단 이수근은 멤버들 중에 이걸 머피의 법칙 가사라는 것을 알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나봅니다. 일단은 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을 설명하는 것부터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작업멘트가 오갔지만, 정작 가장 단순한 내가 맘에 들어하는이 쉽게 입에서 떨어지지들 알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이 나오자, 갑자기 김종민에게서 그 노래가사가 저절로 흘려갑니다. 바로 성공이였고, 이수근이 고맙다고 김종민에게 뛰어가는데, 그 와중에도 은지원은 영문도 몰라, 어리둥절할정도로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였습니다. 아마 순발력이 정말 뛰어나다면, 김종민처럼 가사 첫줄만 들어도, 머피의 법칙 가사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겠지만, 워낙 의외의 것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던 중에, 막상 머피의 법칙 가사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종민은 자신있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고, 결국 1박2일 멤버들은 드디어 고기를 실컷 먹게 됩니다. 작년에는 결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모습이였습니다. 뻑하면 인원감축, 실직이 발생하는 잔인한 현실에서 시청자들과 싸우면서까지 문제의 김종민을 따스하게 감싸안은 제작진들에게 하늘도 감복하여 기적을 내린건가요? 아직도 미운 털이 박힌 김종민이긴 하지만, 지난 몸을 날리는 경포대 입수 이후, 그래도 끝까지 묵묵히 김종민을 기다려주었던 멤버들과 제작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계속 꾸준히 예능감이 살아나준다면, 김종민에 대한 말들도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구제역일 수록 고기를 많이 먹어야한다고 홍보를 하는 건 좋은데, 지금 설날 연휴, 가뜩이나 돼지고기값이 폭등이라 먹고 싶어도 못먹는 고기인터라 그저 화로에 지글지글 구은 한우와 돼지고기를 실컷 먹는 멤버들이 부러울 따름이였습니다.



예상치 못한 김종민의 활약으로 고기로 실컷 배를 채웠지만, 무시무시한 야외취침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나영석PD는 그 와중에 우리가 너무 안일했다면서, 다른 프로그램은 5대기획이니 뭐니 기획을 하는데, 우리도 1대 기획을 해보자면서, 울릉도 재도전과 겨울 설악산 종주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명령 아닌 명령을 합니다. 하나는 남들은 허리까지 차오르고, 이수근은 제대로 파묻힐 수 있는(?) 곳이고, 나머지도 만만치 않은 설악산 종주. 처음에는 다들 망설였으나, 역시 열정에 불타는 젊은 피 이승기의 설악산에 대한 애정때문에, 큰 형 강호동도 그동안 1박2일을 수놓았던 겨울 입수를 떠올리면서, 멤버들을 설득하여 결국 다음주 미션은 설악산 종주로 결정합니다.



지난 주 한동안 인터넷 커뮤니티를 시끄럽게 했던 조작설 논란도 있었고, 다소 식상하게 흘려간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들리고 있지만, 적어도 1박2일은 오랫동안 일요일 예능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면서, 나태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예능답지않게 웃기지도 않고 지루했던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1박2일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언제 어디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화면에는 멤버들이 고생하는 장면만 나오지만, 그 장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멤버들보다 더 빨리 뛰고, 미리 시뮬레이션도 서슴지 않는 스태프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게 아닐까 싶네요.

남들은 5대 기획이라면서, 특별한 도전도 서슴지 않고, 작년 남자의 자격은 새해 특집으로 지리산 종주를 한터라, 다소 식상한 1대 기획일 수도 있으나, 불가능을 현실을 만들어버릴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다섯 남자들과, 늘 쉬지 않고 멤버들보다 더 혹독하게 달리는 1박2일 스태프들이기때문에, 1박2일만의 설악산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내심 기대되어집니다. 월초부터 본의아닌 큰 실수로 지독한 홍역을 치룬 만큼, 2011년에는 아무탈 없이 1박2일만의 유쾌하고도 신나는 여행으로 일요일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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