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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 진짜 손 잡아준 임재범 눈물없이 여러분을 들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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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는가수다는 정말 이 세상의 어떤 미사여구를 다 끌어모은다고해도 표현할 수 없는 경지였습니다. 청중단 모두에게 기립박수를 받은 임재범의 1등은 너무나도 당연했고, 심지어 7위를 차지한 박정현도 오히려 전 과감하게 평소 일부 안티팬들에게 기교만 부른다고 하였던 그녀의 새로운 음악적 변신이 빛나는 소나기에 지난주보다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그러나 벅찬 감동을 받아 '나는가수다'에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좋지 못하네요. '나와같다면'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사활을 걸고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 김연우를 당분간 '나는가수다'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슬플 뿐입니다. 그동안 김연우하면 '여전히 아름다운지' 등 토이 객원가수로만 알고있었지만 이번 '나는가수다'를 계기로  김연우의 덤덤한 절제창법의 최고봉을 이루는 '이별택시'를 듣고 연이어 눈물을 뚝뚝 흘리던 사람으로서, 이제서야 김연우의 진가가 알려졌는데 너무나도 빨리 헤어진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그러나 이번 '나는가수다'를 계기로 기계적으로 그리고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않고 그저 잘 부르기만 하는 가수에서 진짜 많은 대중들이 인정하는 발라드의 연우신으로 재평가받은 것에 대해서 위로를 삼아야죠. 또 김연우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셨던 모두다 대한민국 가요계 '끝판왕' 이시고 다들 음악을 잘 알고 이해하시는 분들이고, 김연우를 대신하여 누가 떨어져도 아쉽고 섭섭하고 말이 많은 탈락이였습니다. 그저 김연우는 그 중에서 못해서 떨어진게 아니라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죠. 일단 시작부터 임재범, 김연우를 비롯하여 최근 가요계 트렌드대로 비쥬얼로만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이 세계 최고의 악기 인간의 목소리로만 평가받는 이 시대 최고의 고수들만 모여놔서 피튀기는 경쟁을 붙인 것의 유일한 역효과라고 애써 위안삼아야겠지요. 

 



당분간 '나는가수다'에서 김연우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사심으로 김연우를 제일 응원했던 사람으로서는 충격 그 자체이고 마음 추스리는 것 조차 어렵지만 더 큰 아픔은 바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임재범마저 당분간 '나는가수다' 무대에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 임재범이 아픈 몸을 이끌고, 무대에 대한 책임감때문에 기어코 노래를 부르는 투혼은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빈 자리가 너무 크게 다가오는 것은 단순히 그가 최고 가수들 중에서도 제일 노래를 잘하기만 하는 고수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경쟁을 떠나서 아파서 몸저 누운 윤도현을 위해서 직접 다가와 굳어진 목도 풀어주고 자기가 먹을 한약도 주면서 결국 윤도현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안타깝게 탈락한 김연우를 따스하게 위로해주면서 지나친 경쟁 압박으로 점점 녹초가 되어가는 후배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거목이기 때문입니다. 본인 스스로도 '나는가수다'의 엄청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맹장이 터져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말이죠. 

임재범음 참 솔직합니다. 본인이 한 때 우울증에 걸렸고, 지금 결혼 이후 제대로 호강한번 못시켜주고, 암으로 요양원에서 치료가 필요한 아내 속만 썩이는 부족한 남편이다, 자신의 가슴 속을 털어놓을 친구가 없다. 과거에 너무나도 많은 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반성하는 자세로 무대에 선다는 그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임재범의 사생활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심지어 그의 어린 시절 큰 상처까지 특종 욕심에 낱낱이 밝히는 것을 보고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본인 스스로 밝혔듯이 그동안 힘들게 살아왔고, 본의아니게 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앞으로 임재범이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법입니다. 이왕이면 오로지 무대에서 모든 이들의 혼을 다 뺄 정도로 노래의 분위기와 흐름에 집중을 하는 임재범 그 자체만을 봐주면 안되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지난주 임재범이 윤복희의 '여러분'을 부른다고 했을 때, 그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게다가 예고편에서 많은 이들이 임재범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기에 더욱더 임재범의 '여러분'만을 학수고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은 김연우의 '이별택시' 빼곤 그리 많지 않았을 뿐더러 웬만하면 아무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을 보인 적이 손에 꼽힐 지라, 도대체 어떻기에 차마 눈물없이 임재범의 노래를 들을 수 없는지 의아스럽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여러분' 가사만 봐도 그동안 임재범이 살아온 그리 순탄치 않은 인생과 맞물립니다. 이제는 전설이 된 여가수 윤복희 오빠 윤향기 선생님이 작사, 작곡을 한 이 노래는 한국의 '마이 웨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제 어느 정도 인생의 중턱에 올라간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면서 이제 막 산에 올라가고자하는 친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는, 가사만 들어도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벅찬 노래이지요. 무엇보다도 지난 무릎팍도사에서도 밝혔듯이 역시나 임재범과 마찬가지로 숱한 오해와 지나친 억측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윤복희가 역시나 한 때 자신처럼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분들에게 직접 희망을 주는 메시지인터라 들으면 들을 수록 감동이고 위로가 되는 명곡 중의 명곡입니다. 

 


그리고 그런 윤복희의 바통을 이어 임재범이 부르는 '여러분'은 윤복희와는 또다른 깊은 울림입니다. 김연우의 말처럼 초반부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을 부를 때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엄숙해지면서 노래에 빠져들게 하는 기묘한 힘을 가지고 있지요. 웅장하면서도 묵직한. 그리고 모든 이들의 눈물을 쏙 빼가면서, 힘겹게 그래도 다시 힘을 내어 살아야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위로가 되는 노래를 선사하면서 정작 자신은 친구가 없다는 임재범의 고민을 듣고 다시 한번 고개가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이 남자 지금까지 살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열렬히 원하지 않았나 하는 마음도 들구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러분 중반부까지 그의 진한 울림을 듣고 숙연한 마음은 듣고, 깊은 위로를 받았지만, 눈물까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실제로 듣는 것과 티비를 음악모드로 감상을 해서 듣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 임재범의 '여러분'에서 느낄 수 없는 100%의 떨림과 감동을 받을 수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클라이맥스 부분 임재범이 내레이션을 하기 시작하면서 무릎을 꿇기 시작할 쯤에 '과연 저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나올까 하고' 이를 악물고(?) 참았던 저 마저도 참 주책없게도 눈물이 주루룩 나오더군요. 티비로 보고 있는 아직 인생을 알기엔 한참 어린 20대 후반에 노래 듣고 감동은 받아도 운적은 거의 없는 저마저도 눈물을 보이는데, 저보다 더 많은 연륜을 가지시고 실제 그 노래를 접하는 영광을 얻은 분들은 오죽할까 싶더군요. 

 


임재범이 지난주 중간평가에서 자기의 노래는 한풀이뿐이고, 나 이정도 살아왔고 이루었다면서 자랑하는 넋두리였다면, 이제는 정말 김연우처럼 노래를 하겠다고 했을 때, 전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임재범의 노래는 처음 들을 때도 감동이지만, 들으면 들을 수록 깊은 여운에 인생까지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과연 그게 임재범의 말대로 그의 한풀이에 불과하다면 그와는 반대 인생을 걷고 그보다 한참 어린 사람들도 동감을 하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진정한 '노래'로 들려질 수는 없습니다. 다만 누구나다 인정하는 거장의 지나친 겸손이였을 뿐이죠. 하지만 임재범은 지난 경연에도 잠도 제대로 못잘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탈났음에도 이번 '여러분'을 위해서 '빈잔' 때보다 몇 배의 노래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빈잔'도 빈잔이 아니라 꽉 찬 잔을 들이켜 마신 몽롱한 기분이였다면 이번에는 유난히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은 진심으로 위로하는 단순히 '노래'에서만 멈추지 않은 격려와 응원이였습니다. 

하지만 임재범은 단지 누구네들처럼 노래로서만 말로서만 유난히 힘들고 지쳐하는 사람을 거짓으로 위로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부른 노래 가사대로 지난 주 그와 마찬가지로 감기 몸살로 앓고 누워있는 윤도현의 손을 잡고 '여러분'의 가사처럼 그의 힘이 되어주고 그의 진정한 등불이 되어주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 떨어진 김연우를 위로하고 안아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노래를 정말 잘하고도 감정이 안 느껴진다고 평가절하 받아 주눅이 들 법한 김연우가 정말 노래를 하였고, 나도 김연우처럼 노래를 부르겠다고, 선배로서 자존심과 끝없는 자랑을 내세우기보다 진심으로 후배를 아끼고 격려하면서 자신을 낮출 줄 아는 배포가 큰 형님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솔직히 자신이 1위를 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김범수가 날아오른다면서 그를 지지하고 싶다는 심경도 토로하더군요. 게다가 늘 사람들을 피해다녔다는 그가 오랜 은둔생활을 뒤로하고 다시 '나는가수다'에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후배가수들을 다독이고 그들이 자신의 역량을 100%이상 끌어올릴 수 있도록 버텨주는 그 존재만으로도 저와 같은 젊은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지금은 나를 알아주는 이 없고 세상은 나에게 야속하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계속 실력을 쌓으면 언젠가 임재범, 박정현처럼 모든 이들이 알아주고 박수를 받는 진정한 별이 될 수도 있다는 만고의 진리이지만, 천만원 등록금 낼 돈도 없어 몇 십년동안 학자금 대출 빚갚는데 허덕이면서 번듯한 직장에 취직도 요원해보이는 88만원 세대들에게는 아득하게 보여지는 기적을 몸소 보여주고, 여러 위기 속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기 위해서 묵묵히 모든 아픔을 남몰래 삭여야하는 이 시대 가장들에게 그래도 희망은 있다면서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고 힘을 솟게하는 이가 바로 임재범 그 자신이니까요. 

 


그래도 누구나다 인정하는 90년대 양대 최고 보컬을 자랑하는 임재범이였는데, 아무리 가수들의 꿈의 구장이고 최고들만 모인다는 자리에 출연하여 그의 노래에 관해서 일반 대중들에게 겸허히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많은 망설임도 있었을 것입니다. 분명 그동안 그의 진가에 비해서 많은 것을 받지 못했지만, 분명 최고 가수라는 자부심에 살아왔을 그입니다. 하지만 그는 제가 생각하고 있던 다소 무서운 시베리안 호랑이 이미지를 가진 임재범과 달리 상당히 소탈했고 인간적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임재범의 불우했던 과거보다 그저 무대에서 혼신의 열창을 하여 사람들을 진심으로 울먹이는 가수 임재범을 좋아합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그는 매력적이고 이 시대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많은 청춘들에게 큰 힘이 되는 거목입니다.

당분간 김연우와 더불어 '나는가수다'에서 매사 정열을 다하고, 나는가수다의 중심 한가운데서 묵직한 힘이 되주는 최고의 소리꾼 임재범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씁쓸하지만 그가 다시 '나는가수다'에서 어제 보여줬던 '여러분' 이상의 큰 감동과 위로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언제까지 그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제 그만 임재범의 과거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기보다, 오로지 가수 '임재범'의 현재와 미래에만 몰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음 좋겠습니다. 아니 이미 수많은 대중들은 그의 노래와 최고 가수로서 거만을 떨기보다, 본인 스스로 그동안 순탄치 않은 삶을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노래만으로도 대중들에게 큰 위로와 등불이 되어주고, 진묵묵히 어두운 밤, 험한 길을 계속 이어나가는 후배 가수들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는 임재범이 좋을 뿐인데 말이죠. 그의 지치지 않는 열정, 외국의 내로라하는 락커들이 부럽지 않는 전설적 가수 임재범이 아직도 우리 옆에 있고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어지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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