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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강심장 백지영 나는가수다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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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가수다' 무대를 통해서 다시 재평가받은 가수가 있다면 단연 백지영이 아닐까 싶네요. 함께 출연했던 가수 중에서는 상당한 대중성과 인지도를 갖추고 있었지만 음악성, 가창력 면에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지 못했던 어떻게 보면 저평가받았던 가수 중의 하나니까요. 그러나 '나는가수다' 출연 이후 그녀는 특유의 한이 서려있는 여가수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사랑안해', '총맞은 것처럼' '그 남자' 등 이름만 들어도 백지영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노래로 이미 대중들의 감수성을 자극하였던 꽤 괜찮은 여가수였죠. 

사실 백지영은 자신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생활로 잠정 활동을 중단하기 전에도 'DASH'란 노래로 차세대 디바로 떠오르면서 승승장구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같은 반 제 친구는 백지영이가 '그 일'이 아니였다면 충분히 연말 가요대상에서 상도 받고 더 잘나갈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아쉽다고 공공연히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그 당시 백지영의 인기는 상당했고, 그만큼 백지영은 쉽게 몰락했습니다. 그러나 몇 년 뒤 백지영은 다시 보란 듯이 재기했습니다. 이제 시간도 지났고 '그 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미 '주홍글씨'가 공공연히 붙여있는 여자가 재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한 때 댄스가수로 각광을 받던 백지영은 몇 년 뒤 긴 치마에 다소 청승맞은 목소리로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그녀의 복귀는 가히 성공적이였고, '사랑안해'로 백지영은 '그 일'의 피해자에서 온갖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우뚝 선 여가수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 뒤 그녀는 아이돌 열풍 속에서도 꾸준히 그녀만의 허스키하면서도 한이 묻혀있는 보이스로 꾸준히 사랑받았고 이번 '나는가수다'를 통해서도 늘 항상 중상위권의 선호도를 받는 나름 인정받는 가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예전 '나는가수다'가 잠정결방하기 전 가진 마지막 경연에서 김범수의 '하루'를 부르기 위해 리허설을 하는 도중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가사도 까먹고 어떻게할 줄 몰라 우왕좌왕하던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행히 프로답게 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무대에서는 감기몸살과 극도의 긴장감도 극복하고 최고의 노래를 선사했지만, 그 때 방송에서 보았던 그녀의 의외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백지영 또한 데뷔 13년 만에 무대에서 이렇게 극도로 긴장을 해본 적은 없었다면서 고백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때 백지영뿐만 아니라, 하필이면 경연 전날 재도전을 승낙하였다는 이유로 많은 대중으로부터 비난을 듣게된 김건모 또한 데뷔 20년만에 노래를 하면서 손이 떨리기까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가수인생 16년동안 거의 힘들게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김연우 또한  목줄에 핏대가 서리기까지 과감한 변신을 선보였지만 아쉽게 탈락한 무대가 바로 '나는가수다'입니다. 물론 '나는가수다'는 가수들을 불려놓고 그 무대에 관객으로 참석한 청중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1등에서부터 7등까지를 가리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나 우리 대중들은 단순히 거기서 1등을 했고, 7등을 했다해서 그 순위대로 가수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아쉽게 김연우가 탈락하긴 했지만 각종 음원차트에서는 그의 '나와같다면'이 청중단은 물론 대중들의 압도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임재범의 '여러분' 다음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김영희PD '나는가수다'에서 탈락을 한 정엽도 현재 CF를 찍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구요. 오죽하면 '나는가수다'는 탈락하는 가수들이 더 잘나간다는 우스개소리도 있던데, 탈락하는 가수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생존을 한 가수들도 잘나가는 프로그램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나 '나는가수다'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녀는 갑자기 그 무대를 내려왔습니다. 그녀의 자진하차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나는가수다'를 통해서 극도의 긴장감과 무대에 대한 공포감을 보여주었고, 또한 이번에 발매한 새 음반 작업과 맞물려 '나는가수다'를 그만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새로운 음반 작업이 있었기에, 단지 그것때문에 '나는가수다'를 하차한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솔직하게 타 방송사에서 하는 '강심장'을 통해서 솔직히 '나는가수다' 무대가 두려웠고, 그래서 공포감에 떨었다면서 고백하였습니다. 그녀도 데뷔 13년차의 나름 중견가수고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여가수에 최고들만 선다는 '나는가수다' 무대에 충분히 설 수 있었던 가수인데 무대에서 떨었다는 말은 그녀에게는 부끄러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리허설 당시 무대에서 가사도 기억이 나지 않고 내가 무대에서 무슨 노래를 부르려고 올라왔나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떨었던 자기 자신을 원망하고 욕하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합니다. 그녀 스스로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더욱 자신을 채찍질을 한거죠.

 


허나 그 방송을 접한 저는 백지영이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백지영이 두려워할 정도로, 김건모가 손을 떨 정도로, 김연우가 목에 핏줄을 보일 정도로 그동안 '나는가수다' 무대에 올라간 가수들은 모두 다 그 무대 자체에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가졌고, 약 3~4분 공연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물론 그들을 극도로 긴장상태에 몰아넣은 것은 내가 탈락할 수 있다는 부담감과 그에따른 수치심이 컸지만 단순히 경연을 넘어서 그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단순히 그 중에서 누가 떨어지나에만 집중하기 보다, 어떻게 노래를 부르고, 감동을 주나에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는가수다'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빛과 소금' 장기호 교수말대로 이미 우리 시청자들에게 '나는가수다'란 단순히 가창력으로 줄을 세워놓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요즘들어 아이돌에 치여 주목을 받기 어려운 명가수들의 진심을 다한 열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아닐련지요.

아무리 그래도 타방송사에서 '나는가수다' 이야기를 할 정도로 '나는가수다'가 장안의 화제이긴 한가봅니다. 그러나 백지영이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나는가수다'에 자기가 나왔다 그 이야기가 아니였습니다. 백지영은 '나는가수다' 무대를 통해서 자신은 가수란 항상 긴장하고 무대를 두려워할 줄 알아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백지영 또한 아이돌과 함께 '뮤직뱅크', '인기가요' 등 이미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자신의 콘서트는 많이 가졌어도 '나는가수다'들처럼 그냥 커피가 아닌 TOP끼리 붙는 진검승부에는 거의 처음이였을 겁니다. 그건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구요. 어떻게보면 이미 최고 가수로 인정받는 사람들끼리 싸움을 붙이는(?) 프로그램이 잔인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 시청자들에게 '나는가수다'는 단순히 가수들끼리 대결이 아니요, 그 이상을 넘어서서 요근래 보기 힘들었던 노래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요즘들어 더욱 접하기 어려운 가수들을 볼 수 있는 절호의 프로그램입니다. '나는가수다' 제작진은 어떻게 '나는가수다' 기획의도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잡아놨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나는가수다'는 상상 외로 커져버렸고, 이제 제작진의 아집과 고집으로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없는 시청자들간에 최고의 기대치를 가진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나는가수다' 진행 계획을 밝힌 신정수PD에게 격분하고 그를 성토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더군요. 만약에 신정수가 정말 그렇게 말했다면 굳이 '나는가수다'를 국민예능의 반열에 올라선 1박2일이나 국민 영웅 김연아 오디션인 '키스 앤 크라이'를 포기하면서까지 본방사수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미 아이돌들간의 경연은 '나는가수다' 짝퉁이라고 놀림받는 '불후의 명곡2'에서 진행할 예정이고, 아이돌의 편견을 깨는 중요한 일은 '나는가수다'가 아니여도 그 프로젝트를 성사시킬 수 있는 유능한 PD님이 많으시니까요.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뮤직뱅크'나 '쇼 음악중심'을 잘 살려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저 '나는가수다'는 지금까지 쭉 해왔던대로 그동안 우리 대중들이 실력이 있어도 '아이돌'에 가려 빛을 못본 가수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으로 관객들이 감동받고, 지금처럼 일주일동안 '나는가수다' 하는 날만 기다리게하는 극도의 떨림과 설레임을 오래 유지하게 했으면 합니다. 그게 나는가수다가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 있고 사람들을 '나는가수다' 방송에 집중하게 만드는 유일한 비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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