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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 소름끼치는 여자키 조관우가 꼴찌? 과잉된 고음에 고개숙인 일산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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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파리넬리라고 불릴 정도로 미성이 돋보이는 독보적인 팔세토 창법의 일인자 조관우의 나는가수다 출연은 오랫동안 그의 노래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상당히 반가운 일이기도 하였습니다. 자문위원단 평가처럼 한국인 특유의 한과 창법이 깃들여진 목소리에 가사전달력이 어렵다는 가성을 쓰면서도 정확한 표현을 하는 조관우 아닙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의 나는가수다 출연이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임재범, 김연우가 있던 예전이면 모를까, 지금은 그의 출연을 말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늪,실락원,꽃밭에서등 본인의 명성을 가져다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주구장창 남의 노래만 부르는 것이라면, 그동안 조관우가 고집해왔던 미성을 버리고, 좀더 과감하고 폭발적인 노래를 불려야 살아날 수 있는 나는가수다니까요. 임재범도 인정하는 보컬의 정석 김연우와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파격변신에서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정작 기존의 자신의 창법에서는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소라에서 봤듯이 조관우 역시 고음만을 좋아하는 나가수 청중단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살짝 우려가 되더군요. 

 



결국 조관우는 나는가수다 첫 출연에 공동 6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게 되었습니다.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보통 여가수보다 한 옥타브 높은 노래를 완벽히 소화해내 큰 박수를 받았던 조관우의 이별여행인지라 예상치 못했던 순위에 당혹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나는가수다 제작진으로부터 하늘이 내려준 팔세토 창법의 대가라면서 거창하게 소개받았지만, 청중평가단이 팔세토 창법을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인가 봅니다. 워낙 다들 알아주는 '쟁쟁한' 가수님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이라 지난주에 1위했던 사람이 다음 주에 7위를 할 수 있고,  매번 뒤바뀌는 순위지만, 그래도 조관우만 할 수 있다는 독보적 창법의 소유자에 20여년동안 꾸준히 활동해온 가수에, 최근 놀러와에 출연하여 4~5 옥타브를 넘나드는 소름끼치는 변치않는 미성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그였던지라 첫 출연에 공동 6위. 조관우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의외의 순위는 조관우 뿐만 아닙니다. 꿈의 대화, 1994년 어느 늦은 밤 등 대한민국 여자들을 수도없이 울린 수많은 명곡을 발표한 중견급 여가수 장혜진도 생각 외로 낮은 순위에 만족해야했습니다. 이 두 명가수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아직 나는가수다 첫 출연이다보니 나는가수다 청중단 취향에 맞는 창법으로 부른 것이 아니라 오늘날 자신이 있게해준 창법으로 승부했다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전에 자신들만의 노래로 정상급 자리에 오른 실력파 가수들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히트곡을 부를 수 없게된 '나는가수다'에서는 늪, 겨울이야기, 꿈의 대화 등 주옥같은 모든 명곡이 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수로서 변변한 히트곡이 없더라도 그저 청중단 취향에 맞게 폭발적인 성량과 소름끼치는 고음만 올려주면 충분히 상위권에 랭킹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니까요.

 


그렇다고 나는가수다 중에서도 풍부한 성량과 고음을 자랑하는 BMK, 박정현이 과잉된 감정 표현으로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탄탄한 발성과 독특한 음색을 가진 국보급 보컬입니다. 그리고 박정현을 둘러싸고, 과잉된 표현력으로 금방 질린다는 혹평과 깊은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들도 있지만, 어제 박정현이 나가수에서 선보인 바보는 그동안의 가수 박정현에게 가진 편견을 거둘 정도로 많은 이들을 충분히 감동시킨 고혹적인 무대였습니다. 2번 7위 끝에 드디어 나는가수다에서 1위를 차지하여 감격의 눈물을 펑펑 흘린 BMK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도 김완선의 원곡과는 색다른 느낌이 돋보이고 노래 시작 전 악기와 같은 추임새인 스캣창법이 돋보인 음악적 완성도도 높인 과감한 변신이였습니다. 나는가수다 청중단이 좋아하는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은 물론이고,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의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던 그들의 1위,2위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그러나 나는가수다는 가면 갈수록 지나치게 고음 중심의 점점 과잉 감정에 의존하는 편중화된 노래에 치우친다는 것입니다. 어제 1,2위를 한 BMK와 박정현도 나가수 취향이 아닌 보다 편안하고 잔잔한 노래를 불렀을 때 7위를 했을 정도로 현재 나는가수다는 파격변신, 폭발적인 감정표현을 하지 않으면 청중단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편곡도 점점 어려워지고, 연속으로 목과 성대에 부담가는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는 가수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누가누가 더 잘 올라가는 대회도 아니고, 애초부터 음악의 다양성과 각개 다른 성향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을 위한 무대인 나는가수다가 정작 감정을 절제하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하위권을 차지하고, 일찍 나는가수다 무대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점은 나는가수다의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비록 나는가수다에서 7위를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다들 실력있는 가수들 중에서 청중단의 취향에 따라 판가름나는 룰이기 때문에 결코 실력이 없어서 낮은 순위를 받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청중단에게 좋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에 오른 BMK, 박정현은 물론이고 아직 나는가수다가 어떤 창법을 요하는지를 잘 숙지 하지 못했던 장혜진, 조관우 노래 역시 그들의 오랜 명성답게 많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고 역시 장혜진, 조관우라는 극찬이 쏟아지는 열창이였습니다. 나는가수다에 들어간 자체만으로도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고, 아무 가수나 들어갈 수 없는 자리이니까요.

그러나 아무리 인정받은 가수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감미로운 무대라고해도, '나는가수다' 창법이 따로 있는 무대에서는 평가절하받는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그에 따라 여러 잡음이 생기고 있는 지금 앞으로 나는가수다가 더 많은 실력파 가수들을 참여시키고, 오랫동안 사랑받기 위해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장 고쳐질 사항은 아니기에 부디 장혜진, 조관우가 하루라도 빨리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좋아하는 창법을 선보여 김연우처럼 잘하고도 조기 탈락하는 비운을 맞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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