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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라디오스타를 뒤집어 놓은 만능재주꾼 김연우의 밉지않은 경거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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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가수다 출연 이후 콘서트에 팬이 만들어준 인간화환을 받는 등 화제가 될 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연우가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나는가수다 뒷담화편'에 출연을 하였습니다. 그것도 첫 예능 출연이라고 합니다.  '나는가수다'에서 만만치 않은 입담과 예능감을 선보인 김연우였기 때문에 그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기대가 되더군요. 역시 김연우는 생애 첫 예능 출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때로는 노련하고, 때로는 예능 초보답게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mc들과 시청자들을 뒤집어 엎어 버렸습니다. 


예능 고수는 아니지만, 살짝(?) 건방진 컨셉으로 결코 김구라, 윤종신에 뒤지지 않는 언변솜씨와 그를 어느 정도 아는 팬들이 아닌이상 알 수 없는 숨겨진 재능들을 엿보니 그동안 김연우가 어떻게 그 주체할 수 없는 끼를 꾹꾹 눌러왔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긴 대한민국 최고 절제창법의 대가 아닙니까. 하지만 그는 언뜻 듣기에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슬픈 노래로 유명세를 탄 가수인데도 사람 자체가 참 밝고 긍정적이라는 느낌을 퐉퐉 받았습니다. 같이 있기만해도 기분을 좋게해주는 사람. 그래서 그를 알게된 사람들이 오랫동안 그리고 꾸준히 그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거겠지요.

 


김학철의 이름을 버리고 김연우라는 예명으로 유희열의 토이 객원가수로 첫 발걸음을 시작한 계기는 매우 독특해보입니다. 한마디로 김학철이라는 이름은 자신의 노래와 어울리지 않다는 유희열이 손수 지어준 이름이라고 합니다. 농담이 어느정도 섞여있겠지만, 사실 가수 김연우를 보았을 때는 김학철이라는 본명보다 김연우라는 말랑말랑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예명이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토이 이후에도 김연우는 쭉 '이별택시' '후회왕' 등 자신만의 절제창법이 두드러지면서도 겉으로는 강한 척, 센 척을 해도 속마음은 어느 누구보다 울고 있을 젊은 남자들의 여린 영혼을 위로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노래를 접한 이들은 그에게 '연우신'이라는 칭호를 하사했으며, 그 뒤 김연우는 대중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편은 아니였지만, 흔히말해서 마니아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발라드 보컬로 인정받는 은둔의 실력자(?)로 군림해왔습니다. 

 



그랬던 그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나는가수다'에 출연한다고 하였을 때, 그의 팬들은 '나는가수다' 이후에 우리만 알고있었던 연우신의 진가를 알게될 것이라면서 엄청난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손과 발만 나오는 한달 만의 지루한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김연우는 역시 명불허전 발라드의 신다운 녹록치않은 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고음에 폭발적인 창법을 우선시 쳐주는 분위기에서 예상대로 김연우는 홀대를 받았습니다. 심지어는 김연우의 노래에는 어떠한 감정표현도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그저 음정, 박자만 기계적으로 잘 맞춘다면서 김연우를 평가절하하는 움직임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가요계 최고의 발라드 가수에, 수많은 실력파 보컬리스트를 키우던 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리던 김연우였는데 단지 여타 가수들처럼 클라이맥스가 두드러지지 않는다고해서 김연우의 내공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 아쉽고 씁쓸한 마음이였습니다. 

마치 이번주 라디오스타는 김건모 논란 이후 잠정 중단된 나는가수다를 인고하는 마음으로 기다렸건만, 결국 자기 노래 포함 3곡만 부르다 만 김연우의 못다이룬 한풀이를 본 듯하였습니다. 이제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에 대해서 명예졸업제까지 나오는 판국이지만, 김연우는 너무나도 빨리 '나는가수다' 무대를 떠난 듯 싶어 아쉬움이 밀려오던 차였습니다. 다행히 나가수 출연 이후 그의 실력을 알아보는 이들이 생겨, 콘서트가 단 몇 분만에 매진되고, 아이돌 팬클럽에서나 가능하다는 김연우 스티커 도시락과 어느 팬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인간화환이 생기는 등, 슈퍼 아이돌 부럽지 않은 막강한 인기를 구사하게 됩니다. 그것도 띠동갑 부인까지 둔 유부남이 말이죠. 심지어 오랜 지인이자 그와 함께 수많은 음악을 만들어낸 라스 mc 윤종신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지원 사격하자마자 '연우신'이라 부르면서 달아오를 정도로 그는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잘나가는 김연우이다보니 당연히 우쭐해지는 마음도 커져만 갈 것입니다. 다만 김연우는 그걸 말로 표현할 뿐이였죠. 방송에서 자기입으로 연우신이라고 할 때 경거망동이라면서 경고하는 mc 김구라, 윤종신과 달리 이상하게 김연우의 자기 자랑이 밉지 않았습니다. 원래 그는 나는가수다 출연 당시에도 자기 스스로 귀엽다고(?)할 정도로 자뻑 증상이 심해보였습니다. 특히나 한 때 화제가 되었던 임재범의 김연우 노래 실력 칭찬에 대해서 김연우가 역시 알아보는 사람은 알아보는구나라고 재치있게 응수할 때 김연우의 경거망동은 극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치료조차 어려운 무시무시한 왕자병이였죠.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의 강을 건널 뻔 하기도 하였습니다. 왜나하면 보통 사람들은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을 엄청 싫어하고, 저 역시나 마찬가지이거든요. 

 


하지만 김연우의 아예 대놓고 하는 잘난 척, 자기 자랑이 싫지 않은 이유는, 그가 워낙 잘났기 때문에 그걸 순수히 받아들이는 것도 없지 않아 있으나 '나는가수다' 출연 이후 예상 외의 저조한 순위와 혹평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하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김연우는 경연 마지막날 자신이 떨어진다는 각오를 하고 무대에 나섰지만 정말 탈락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이 되었을 때 그 때 그가 가졌던 심경은 이루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나 오랜 기다림끝에 나온 무대인데 '나는가수다' 특유의 분위기를 잘 알지 못했던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생각보다 그의 노래를 몰라주는 사람이 많아서 속상할 법도 합니다. 오죽하면 김연우의 탈락 사실을 잘 모르고 김연우의 오랜 지인인 윤종신과 유희열이 '학철아 너 하던대로 해' 문자를 보낼 정도였다니 그 때 가졌던 김연우의 마음 고생이 가슴 깊이 느껴지더군요. 

심지어 윤도현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는가수다' 총평 늘어놓기 좋아하는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으로부터 '김연우의 노래에는 감정표현이 느껴지지 않나 나가수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혹평에 가까운 충고를 받을 정도로 계속 나는가수다 탈락자로 몰려가는 사이에, 위기의 김연우를 살려준 건 다름아닌 그 당시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이끌어나가던 임재범이였습니다. 자기 노래는 악을 쓰는 넋두리이고, 김연우가 진짜 노래를 하는 것이라면서 김연우의 보컬 실력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큰 형님 임재범 덕분에 그동안 김연우의 노래에 대해서 평가절하하였던 몇몇 사람들도 김연우의 노래에 귀기울이기 시작했고, 비록 당시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나와같다면'으로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파격변신으로 김연우는 참으로 편안하게 노래를 부른다는 편견을 깨는 대성공을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수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실력자였음에도, 정작 '나는가수다'에서는 편안하게 부른다는 이유로 홀대를 받았던 김연우에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힘든 시간이였습니다. 다행이도 그는 '나는가수다' 이후 자신의 새로운 음역대를 찾아내었고, 앞으로 펼쳐질 음악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지만, 남들이 하지 않았던 톡특한 절제창법이라는 영역을 구축한 뮤지션으로서는 짐짓 자존심이 크게 훼손될 일이였습니다. 

 


다행히도 '나는가수다'의 아쉬운 탈락 속에서도 그 이전보다 그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고, 심지어 음지에서 조용히 노래만 즐겨듣던 팬들이 수면 위에 올라와 적극적인 서포터즈를 아끼지 않는다는 소식이 너무나도 반갑게 다가옵니다. 저역시나 부끄럽게도 '나는가수다' 이후에 김연우를 좋아하게된터라 그동안 김연우가 공연 활동 말고도 나가수에서 선보였던 예사롭지 않은 입담을 풀어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음 좋겠다고 싶었는데, 어제 라디오스타에서 그 갈증을 어느정도 해소해줘서 팬의 입장에서 행뽁할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때로는 소심하고 여린 영혼이 주인공인 그의 노래와는 달리, 한 때 홍대 클럽 죽돌이(?)답게 밤의 세계를 평정하였던 예사롭지않은 몸놀림과 시킨다고 바로 몸을 뒤집어 엎어버리는 그의 활활 타오르는 예능 의욕에 오랜만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던 '라디오 스타'였습니다. 원래 노래 잘하고 매력이 많은 사람인것 같아 김연우가 출연한다는 '라디오스타'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되곤했었는데, 예상보다 떨지 않고 뻔뻔하면서도 발라드 가수답지않게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져주는 그의 철철넘치는 재주에 재수없다기보다 점점 그에게 빠져드는 묘한 기분입니다. 그래서 그가 탁구선수 유남규를 닮은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팬들이 인간화환과 도시락 보내주기를 자청하는가봅니다. 물론 김연우는 연우신으로서 공연과 노래가 우선시되고 그의 신비롭고 알음다운 이미지가 과소비되어서는 안되겠지만 가끔 이렇게 예능 나들이를 통하여 밉지않은 자뻑과 경거망동을 보여주어서 뭘해도 귀엽고 포복절도할 정도로 웃기는 김학철의 숨겨진 모습을 조금조금씩 보여줬음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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