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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 후회없이 끝까지 달린 김범수 박정현,윤도현이 있어서 행복했던 5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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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밤 '나는가수다' 첫방에서 느꼈던 짜릿한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이미 뮤지션으로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가수들끼리 모아놓고 경쟁을 시켜 한명씩 탈락시키는 포맷이 영 못미더웠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본격적 가수 모욕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가수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사력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는 최고 가수들의 진정성있는 노래를 듣고 곧 삐딱한 시선을 접고, 좋게만 봐주기로 하였습니다. 

요즘들어 프로그램 외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아 피로감이 점점 쌓여가고 점점 실망감도 커지지만, 그래도 '나는가수다'에 참 고마운 점이 있다면, 그동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귀한 보석들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제대로 평가받게 되었다는 것이였죠. 개중에는 이 가수의 진가를 나만 알고있는 듯 하여 나름 뿌듯함을 느끼면서 나 혼자 알고 싶었던 가수들도 있었고, '나는가수다' 출연을 계기로 그 가수들에 대한 공연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cf도 찍고, 각종 예능에 출연하여 남다른 끼를 보여주는 그들을 보고 그저 흐뭇할 따름입니다.

 


이미 2002년 월드컵 가수로 전국민적으로 인기를 끈 록밴드 윤도현밴드(YB)를 제외하고 김범수, 박정현은 특히 중장년층 어르신들에게 약간 낯선 이름으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심지어 제 또래 젊은층에서도 도대체 박정현이 누구나하는 질문도 더러 있었습니다. 남몰래 그녀의 노래를 즐겨들으면서, 왜 이런 가수가 자신의 실력에 대비하여 많은 것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던 대중으로서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하였으면서도 혹시나 그 중에서 인지도가 적어서 '나는가수다'에서도 역시 그녀의 실력보다 저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은 불안감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박정현과 함께 출연했던 모든 가수들, 가창력면에서는 전혀 흠잡을데없는 대중적으로나, 평단에서나 다 인정받았던 명가수들이였으니까요.

하지만 의외로 박정현은 그동안 조용히 갈고 닦아왔던 실력만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고, 역시 '보고싶다'라는 대히트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얼굴없는 가수로 숨죽이면서 살아왔던 김범수 또한 2차 경연에서 '제발'이라는 노래로 그만의 진가를 인정하였죠.  그동안 '오필승 코리아'로 락밴드보다 윤도현 그 자체가 더 유명했던 YB역시 '나항상 그대를'를 통해 자신의 본래 실력을 입증하면서 점점 힘을 잃어가는 대한민국 록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 뒤 김건모 재도전 논란으로 한달여간의 방송중단에 들어간 나는가수다였지만, 그 뒤에도 이 세가수는 한 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무림고수들의 경연에서 무려 7주 이상을 살아남으면서 이제는 '명예졸업'이라는 타이틀 하에 나는가수다 무대와 아쉬운 고별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나는가수다'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늘 관객들을 뜨겁게 달구워주면서 그동안 7위를 한적이 한번도 없는 윤도현이 마지막 무대에서 탈락을 하여 명예졸업을 하지 못한다는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정말 처음들어보는 이동원의 '내 사람이야'로 잔잔한 멜로디로 깊은 감동을 남기면서 3위 조관우에 이어 4위를 기록하는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아쉽게도 명예졸업을 하지 못한 윤도현이나, 명예졸업을 한 김범수, 박정현 모두 오늘날 나는가수다를 있게한 일등공신이였습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나는가수다' 무대에서 1위도 몇번들 해봤고, 매주 경연에서 이루말할 수 없는 깊은 감동과 짜릿한 전율을 안겨준 가수들이였습니다. 나는가수다 이후로 그들의 열렬한 팬이 되어버린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박정현에게는 요정, 김범수에는 비주얼가수, 윤도현에게는 임재범이 손수 지어준 로큰롤 베이비라는 수식어가 고유명사가 되어버린지 오래였구요. 

무엇보다도 나는가수다의 큰 수확이 있다면, 바로 30대 중반에 대한민국 공식 요정이 되어버린 박정현입니다. '나는가수다'가 있었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나가수를 자신만의 세상으로 만들어버리고 명예롭게 퇴장한 박정현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보다 많은 이들이 그녀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제는 여자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다 찍고 싶어하는 화장품 CF까지 찍을 정도로 거물이 되었으나, 자신의 주장기인 R&B뿐만 아니라 락, 재즈를 불문하고 모든 장르를 섭렵하고자하는 음악에 대한 집념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데뷔 이래 지난 14년동안 그동안 받지 못했던 거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큰 돈을 만졌으면, 이제 조금 쉬어갈법도 한데 여전히 그녀는 음악에 고프고, 또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더 나은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입니다.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정도로 공부도 뛰어나게 잘했고, 재주도 많았지만 한번도 밟지않았던 한국땅에서 자기 스스로 선택한 이 길이 후회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그녀의 열정이 존경스럽고, 실제 그녀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그것만이 내세상이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에서 대표적인 비주얼 가수로 파격변신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한 김범수를 빼놓으면 섭하겠죠. '님과함께' '희나리' '외톨이야' 등으로 기존의 김범수에게 볼 수 없던 색다른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김범수는 마지막 무대만큼은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을' 통해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면서, 노래 그 자체로 승부를 거는 초심으로 마지막으로 노래 잘하는 김범수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자우림 등장 이전까지 '나는가수다'에서 유일한 록밴드로서, 매사 뜨거운 갈채를 받으며 록의 자존심을 세운 로큰록 베이비 YB 또한 인상적이였고요. 각자 고유의 특색으로 나는가수다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눈과 귀 모두를 충족시킨 아티스트들이였기 때문에 나는가수다에서 유독 이들의 존재감이 유독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앞으로는 이 세 뮤지션의 노래를 '나는가수다'에서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한편으로는 지난 5개월간 너무나도 지쳐있던 가수들을 위한다는 '명예졸업제'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여전히 '나는가수다'에서 보여줄 것이 많아 보이는 가수들에 워낙 나는가수다가 승승장구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던 공신들이기에 이들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도 나는가수다 마지막 무대에 가장 아쉬움을 느낄 이들은 바로 김범수,박정현,윤도현일 것입니다. 그 때문에 그들은 후회없이 대미를 장식하기 위하여 이왕이면 허무하게 나가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숨막히는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나 그것만이 내세상으로 청중평가단의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1위로 명예졸업을 하게된 박정현은 지난 5개월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오랜 기간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해도 좌절하기보다 때를 기다리면서 갈고 닦아온 결실이 제대로 빛나는순간이였습니다. 비록 탈락을 하게되었지만,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한 윤도현 또한 노래 중간에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울컥하기도 하였구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이며 후회없이 후련히 노래한 김범수 또한 이번 무대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막상 지난 5개월간 함께해온 동료들을 떠나보내고 또 새로운 가수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면서 정들었던 공간이였으니까요. 

 


명예졸업을 한 김범수와 박정현, 그리고 탈락으로 명예졸업을 이루지 못한 윤도현, 모두 다 극강의 서바이벌을 보여주었던 '나는가수다'에 질기도록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명예롭게 물려나는 것입니다. 그 세가수 뿐만 아니라 그동안 '나는가수다'에 출연하였고, 또 아쉽게 물려났던 가수들까지, 나는가수다에서 아무런 이견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자신만의 세상을 이룬 최고의 뮤지션들입니다. 

다음주 명예졸업을 하는 가수들을 위한 스페셜 무대를 끝으로 이 세가수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지만, 나는가수다 첫방부터 지금까지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그리고 그 이전에 나는가수다를 떠난 가수들 때문에 즐거웠던 시간들이였습니다. '나는가수다' 무대를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많은 이들이 찾는 만큼, 어떤 무대에 서든지 간에 나는가수다에서 오래 살아남은 가수들답게 후회없이 꼭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면서 승승장구 하길 기원합니다. 어제 8월 14일 그들이 마지막으로 후회없이 보여줬던 무대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동안 뮤지션으로서 묵묵히 자신만의 내공을 쌓으면서, 기회가 왔을 때 모든 것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큰 감동을 선사하면서 아름답게 떠나게된김범수,박정현, 그리고 탈락을 하게된 윤도현밴드 모두 다 1등이였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동안 고생많으셨고, 앞으로도 더 좋은 노래로 대중들에게 수도없는 감동을 선사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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