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들어가도 금지곡, 미녀들의 아찔한 몸매 강조하는 소주 광고는 괜찮을까?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했을 뿐, 저작권은 주)롯데주류 BG에 있습니다. 

유신시대 그러니까 1970년대에만 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이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어이없는 이유로 금지곡이 된 사연이 참 많았죠. 한 예로 최근 놀러와 세시봉으로 다시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70년대 인기가수 이장희의 '그건 너'는 통금있던 시절 늦은 밤까지 잠못자는 이유가 뭐가 있나면서 금지곡으로 지정되었고, 최근까지 널리 리메이크 되고 있는 신중현의 '미인'은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다는 기사가 퇴폐적이고(?) 허무감을 조성하고 창법이 독창적이라는 이유로 묶이게 되었죠. 더욱 웃긴 것은 김추자의 '거짓말이야'입니다. 거짓말을 왜 하나고한 사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김추자가 노래를 부를 때 손짓이 북한과 교신하는 암호라는  말도 떠돌아 다닐 정도였습니다. 거기에다가 이선희가 리메이크를 하여 국민가요가 되어버린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아름답고 건전한 노래가사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퇴폐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였답니다. 

다 지난 일입니다. 이제는  지금 들어보면 헛웃음만 나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어버리는 어이없는 일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너무 예뻐서 한번 보고 싶고, 두번 보고 싶다고 퇴폐적이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당시 금기곡으로 묶었던 노래들을 좋은 노래라고 열심히들 부르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유독 술에는 참으로 엄격합니다. 가사에 술이 나오기만해도, 무조건 19세 이상이 들을 수 없는 노래가 되어버립니다. 다행히 70년대처럼 모두가 들을 수 없게 막아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문제는 19금으로 묶어놓은 금기곡 중에 유독 10대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더욱 기가막힌 것은 발매된 지 무려 15년의 세월동안 별 문제제기없이 청소년들에게 익히 들려진 노래가 이제 와서 가사에 술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19세미만 청소년들은 들을 수 없는 노래가 되어버린 것이였습니다. 놀랍게도 이번 금기곡으로 지정된 노래모두 불과 21일까지 청소년들은 물론이거니와 초등학교 이하 어린이까지 시청하는 mbc '나는가수다'에 버젓이 들려졌다는 것이죠. 하지만 바이브 윤민수의 2위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 어떤 시청자들도 남녀노소 모든 연령대가 보는 '나는가수다'에서 버젓이 만날 술이야를 외치는 노래 가사의 부적절성에 대해서 지적하는 분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최근에 금지곡으로 지정된 장혜진이 다시 부른 '술이야'는 이별을 한 후 괴로움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만날 몸에 좋지 않은 술을 마신다는 슬픈 노래입니다. 술을 권장하는 노래도 결코 아닙니다. 단지 연인와 헤어지는 아픔을 이기기 위해 만날 술을 마신다고 표현하는 가사가 이런 불상사를 가져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하긴 여성가족부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들의 학창 시절처럼 지극히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보내야 마땅할 청소년들이 틈만 나면 삼삼 오오 모여서 술을 마시고 사고를 치니, 그게 성공한 여성으로서 많이 걱정스러우실 겁니다.  그래서 머리를 싸매고 청소년들이 벌써부터 술을 마시게 된 원인을 분석하게 된 결과 술을 마시는 풍토를 조성하는 노래 때문에 술마시는 것이 좋다고 미화되는 것이 염려스러워 배우신 여성 지식인들 입장에서 친히 금기곡으로 지정하신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노래 가사에 술만 들어가도 경기를 일으키면서 19금 금지곡으로 지정하기 바쁜 여성가족부가 왜 그리 요즘 대세인 여자연예인들이 앞다투어 찍는 소주, 맥주 광고에는 왜 그리 관대하신지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대부분의 소주광고들은 평소 청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여자 연예인들조차 자신의 숨겨온 풍만한 가슴골과 s라인 몸매를 강조하는 타이트한 미니 원피스를 입는 등 한마디로 남자들의 숨 넘어가게 만드는 사진을 주로 활용합니다. 요즘은 남자들만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니요, 오히려 여자들도 남자들 못지 않게 술을 잘 마시고 틈만나면 걸그룹의 의상과 안무의 선정성을 집고 넘어가는 시기에 여전히 소주광고들은 유난히 몸매를 강조한 꽉끼는 의상을 입은 미녀들이 갖은 애교를 떨면서 남자들에게 술은 권하는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으며 저작권은 주)롯데주류BG에 있습니다. 

차라리 그 소주 광고들이 19세 이상 성인들만 가는 술집에만 걸려져있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나가는 행인들이라면 누구나 다 볼 법한 버스 광고에서, 심지어는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다소 선정적인 의상을 입고 소주를 들면서 웃고있는 미녀배우들의 사진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영화관에서는 어린이 관람가 영화조차 시작 전에 낯뜨거운 술광고를 보여주기까지할 정도입니다. 자녀들을 데리고 영화관에 온 부모들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한창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무방비로 낯뜨거운 술찬양에 노출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성가족부는 최근 발매일이 1년이 지난 10cm의 '아메리카노'를 금지곡으로 지정하면서 '이쁜 여자와 담배피고 차 마실 때, 여자 친구와 싸우고 바람 필 때, 다른 여자와 입맞추고 담배필 때' 부분이 담배와 같은 유해 매체가 들어가고 이성교제를 왜곡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가사에 청소년들이 결코 보지도 듣지도 말아야할 담배가 있었던 것이 화근이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신세경, 이민정, 신민아, 박민영, 유이 등 대한민국 최고 청순 미녀들이 술 마시는 것의 즐거움을 찬양하는 신나는 리듬에 맞춰 자신의 숨겨온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유혹적인 미소와 몸짓으로 술을 권하는 광고가 청소년들이 통학용으로 이용하는 버스, 청소년 관람가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 어린이들이 보는 영화를 틀어주는 상영관에서 버젓이 나오는 것. 그 어떤 것이 과연 청소년에게 더 유해스럽게 다가오고, 여성에 대한 왜곡적인 시선을 각인시킬 확률이 더 높을까요?

여성가족부는 당시 남성들에 비해서 동등하게 대접받지 못했던 여성 인권을 위해 특별히 출범한 정부 부서입니다. 지금도 역시 오랜 폐지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암암리에 이어지고 있는 여성 차별과 가면 갈 수록 심각해지는 여성 성추행, 성폭행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최근에 많은 이들을 경악시켰던 모 대학 여자 의대생 성추행 사건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여성을 위한 부서가 왜 그리 노래 가사에 담배, 술이 있는 것에 왜 그리들 민감하게들 반응하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그렇게 노래에 술만 들어가도 퇴폐적이라고 청소년들이 들으면 안된다고 막으려고 애쓰시는 분들이, 더 나아가 예전에는 조리퐁이 여성 성기를 연상시킨다고 판매 금지를 요청한 전적이 있던 부서가 정작 대한민국에 내노라는 미녀들이 지극히 몸매가 다 드러나는 옷을 입어 자칫 남성들의 성적 흥분을 고취시키게 할 우려가 있음은 물론 온 동네방네 소주를 광고하여 소주를 더욱 마시고 싶어하는 촉매제에는 왜 그리들 관대하신 건가요? 그 광고에는 분명 19세는 먹지 말고, 팔지말라는 안내문구가 함께 나와서요?

이러다가 배우 김여진의 말처럼 밤늦게는 말할 것도 없고 낮술 드시고 취하신 어르신들의 이마에 19금을 붙여놓고 청소년들의 음식점, 편의점, 슈퍼, 영화관 출입 금지는 물론이요, 그리고 길거리마저 다니지 못하게 해야할 판입니다. 제 아무리 가사에 술이 들어간 노래 모조리 다 19금을 해놔도,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만 보여주고 싶어도 다니면서 계속 술을 볼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야하는 세상이니까요.
또한 세상에 여성과 청소년의 정서를 위협하는 게 비단 노래 가사에 담긴 술과 담배, 그리고 소주 광고 뿐이겠습니까? 오히려 여성들은 몇 년동안 동문수학한 동료 남학생들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는데, 그 점에 대해서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은 채 노래 가사에 담긴 술과 왜곡된 이성교제만을 문제삼는 여성가족부가 의아스럽습니다. 이럴 바엔 차라리 부서명을 여성가족부에서 가요심의위원회,청소년주류금지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진들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을 뿐, 저작권은 (주)롯데주류 BG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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