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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나는가수다 폭발적 헤드뱅잉과 샤우팅이 돋보인 김경호 1위. 록커는 아직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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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밤-나는가수다>는 언제부터인가 새로 들어온 가수에게 1위를 주는 것이 공식화 되어있는 듯 하였습니다. 청중평가단 1인 3표로 투표를 하다보니, 처음왔으니 잘하는 격려의 의미에서 몰표를 준 것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새로운 가수=1위가 되어버리 약간 식상해져버리는 것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공식이 김경호가 투입된 이후 와르르 깨졌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김경호는 <나는가수다> 가수들 중 역대 최고의 첫 무대를 펼쳤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4위를 받는데 만족해야했습니다. 

다른 새로운 가수들은 1위를 받고 화려하게 <나는가수다>에 등장하였는데, 정작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출연한 김경호는 그러지 못하여 아쉬운 마음도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경호는 오히려 앞으로 자만하지 말고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감사히 받아들이고, 4위에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김경호는 애초부터 <나는가수다>에 적합한 가수였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장르는 락. 거기에다가 김경호는 발성에서 샤우팅 창법까지 정통 록을 고수한다는 록커로 이름을 떨쳐왔습니다. 시원시원하면서도 탁 트인 고음이 김경호의 최대 장점이자, 많은 이들을 열광시키는 비밀 병기였죠. 그렇기 때문에 김경호는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었습니다. 본인이 가진 역량을 제대로 잘 살리면, 충분히 1위를 할 수 있는 록커였으니까요.



또한 이번 <나는가수다-조용필 스페셜>에서 김경호는 선곡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가왕' 조용필 노래 중에서도 록의 요소가 강한 '못찾겠다 꾀꼬리'를 선택하였으니까요. 실제로 지난주 조용필을 모시고 특별히 진행된 중간경연에서도 조용필이 가장 칭찬했던 노래로 꼽히기도 하였습니다. 

역시나 김경호는 그가 <나는가수다> 무대에 서기만을 학수고대하였던 팬들의 성원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10월 2일 방영된 <나는가수다> 무대에서 김경호는 그야말로 전성기 시절 해드뱅을 날리면서 무대를 장악한 그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여전히 긴장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하나, 무대 위에 서는 순간 그는 마치 <나는가수다>를 김경호 콘서트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아마 평소 록, 특히 시끄러운 해비메탈 장르를 즐겨듣지 않은 나이가 지긋한 청중평가단들도 어깨춤이 들썩이게되는 김경호 본인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공연이였습니다. 게다가 김경호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수많은 곽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그 때 경연 날 중에서 최다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오래전부터 김경호라는 록커를 참 좋아했지만, 10월 2일 그가 부른 '못찾겠다 꾀꼬리'는 여러모로 감동이었습니다. 82년도에 발표된 조용필의 명곡이 화끈한 해비메탈 장르로 멋지게 재탄생하였다는 점. 그리고 김경호가 경연 두번째 만에 드디어 1위를 차지했다는 것. 무엇보다도 록이라는 장르는 결코 죽지 않았다는 부분을 재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활 김태원의 록커의 자존심을 벗어던진 활발한 예능 출연으로 록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싹이 트고 있었으나, 아마 록의 부흥에 <나는가수다>가 지대한 공헌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선희의 명곡 '나항상 그대를'를 거친 록으로 재편곡하여 1등을 차지하여, 록커의 자존심을 세워주었던 윤도현 밴드와, 그 뒤를 이어 로큰롤 대디로 대한민국을 임재범 신드롬으로 빠지게한 시베리안 야생 호랑이 록커. 그리고 여성 대표 록커로서  매주마다 새로운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놀라게하는 자우림 김윤아. 거기에다가 시원시원한 샤우팅이 매력적인 김경호까지. 그리고 조만간 부활 보컬 출신 박완규도 <나는가수다>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10월 2일 방영된 <나는가수다-조용필 스페셜>은 가히 록의 특집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정통 헤비메탈을 구사하면서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한 김경호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김덕수 사물놀이패까지 동원하여 몽환적인 꿈을 노래한 자우림과, 전형적인 발라드 가수이지만, 그날만큼은 장혜진도 여성록커로 훌륭히 변신하여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특히나 김경호의 '못찾겠다 꾀꼬리'는 당일 최고 무대로 평가받음은 물론, 그동안 <나는가수다>에서 선보였던 역대 최고의 무대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평소 가수들의 노래를 지적하기 좋아하던 자문평가단도 김경호의 노래를 일제히 칭찬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동안 김경호의 <나는가수다> 출연을 요구했던 네티즌들을 으쓱하게 만든 무대였음은 물론, 더 나아가 <나는가수다> 무대를 통하여 록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여러모로 큰 가능성을 열어두었던 '못찾겠다 꾀꼬리' 입니다.

10월 2일 김경호의 폭발적인 샤우팅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감격에 젖으면서, 역시 김경호는 아직 건재하고, 대한민국 록 또한 죽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록이 더 알려질 수 있는 희망이 가득찬 무대였습니다. 다행히도 요즘 김태원, 임재범의 인기 이후 록커들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지고,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을 이어 21c 대한민국 록을 이끌 재목들을 뽑는 kbs <서바이벌 톱밴드>가 큰 인기를 끄는 등 록이 다시 재조명받게 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앞으로도 김경호에 이어 박완규 등 더 많은 록커들이 <나는가수다> 무대는 물론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방송과 무대에 자주 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0월 2일 김경호의 노래에 열띈 환호를 보낸 관객들의 표정에서 볼 수 있듯이, 록이야말로 남녀노소 모두가 흥겨워질 수 있고 신나게 들을 수 있는 장르니까요. 특히 좀 대중성을 고려해서 순화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으나, 헤비메탈 요소가 강한 '못찾겠다 꾀꼬리'가 수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은 가히 고무적이라고 볼 부분입니다. 이게 다 오랫동안 록커로서 자존심을 지켜오고, 끊임없이 자신의 노래로서 대중들을 어필한 김경호의 꾸준한 노력 덕분으로 꼽고 싶네요. 아무튼 록은 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있습니다. 그걸 김경호가 제대로 확인시켜줘서 눈물나게 고맙고 그래서 더욱 즐거웠던 '못찾겠다 꾀꼬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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