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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미국 유학 때문에 시상식 불참한 심은경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대종상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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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을 뜨겁게 달군 화제작이 있다면 단연 <써니>를 꼽고 싶다. <과속스캔들>로 첫 감독 데뷔작에 무려 800만 관객 신화를 일군 강형철 감독의 2번째 작품인 <써니>는 으레 첫 작품에서 대박을 친 경우에 흔히 있다는 두번째 작품 징크스를 가볍게 눌러주고, 역시나 어마어마한 성공을 이끌어 냈다. 

뿐만 아니라 <과속스캔들>에서 박보영이라는 꽤 괜찮은 신인배우를 일약 스타로 만든 데 이어, <써니>에서도 강소라, 심은경이라는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주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강소라는 가장 유력한 신인여우상 후보에, 심은경은 아직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대종상 영화제에서 윤소정, 배종옥, 김혜수, 김하늘, 최강희 등 쟁쟁한 배우들과 여우주연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되는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 한해 적어도 여배우 관련 상은 휩쓸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써니>는 여우주연상뿐만 아니라 문채원이라는 '대배우님'에게 밀려 강소라마저 상을 받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를 얻게 되었다. ,대신 강형철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하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하지만 심은경은 대종상 영화제 당일 여우주연상 후보에 누락되었지만 <로맨틱헤븐>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축하해야할 여우조연상 수상이 대리 수상한 <써니>에 함께 출연한 천우희의 말처럼 논란만 야기한 씁쓸한 상이 되어버렸다.

심은경은 10월 12일 발표된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분명히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심은경 측은 현재 미국 뉴욕에 유학 중이고, 학교 사정으로 대종상 영화제 주제 측에 시상식 불참을 통보했다. 그 뒤 대종상 영화제는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심은경을 시상식 당일인 17일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갑작스럽게 그리고 '아주 가볍게' 제외시켰다. 이처럼 당일 후보에서 제외시킨 것은 심은경뿐만이 아니다. 친형 류승완 감독 <부당거래>에서 열연한 류승범과 <고지전>,<최종병기 활>의 류승룡,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서영희 또한 당일 각각 최종 후보에서 누락되는 굴욕을 맛봤다. 

 


대종상 영화제 측은 이와같은 후보 제외에, 이 모든 것은 다 시상식 생중계를 맡은 kbs가 배우들의 동선 등 방송 관계 문제로 후보를 5명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는 탓을 돌렸다. 하지만 kbs는 즉각 "kbs는 단지 중계만 할 뿐, 후보와 관련된 문제는 대종상 준비 위원회 측의 문제" 라고 선을 잘랐다. 그 외에 대종상 영화제 측이 갑작스런 후보 탈락에 대해 변명할 거리는 딱히 없어 보였다. 


그 4명 후보를 최종 제외한 대종상 영화제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딱히 그 4명의 배우들은 이미 내정된 수상자하고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심은경은 여우조연상 수상이 유력했기 때문에 대종상 영화제 측에서는 안심하고 주연상 후보에서 제외하였던 듯 하다. 아니면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필자의 황당한 추측을 곁들어보자면 당일 예고도 없었던 최종 후보 삭제를 통해서 앞으로 수상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면 개인 사정을 이유로 감히 '건방지게'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은 콧대높은 배우들을 길들이기 위해서라던가. 어떤 여배우들은 얼굴을 알리고자 몸매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드레스를 입고 악착같이 참석하려는 권위있는 시상식에서 후보로 올려주는 영광을 안겨줬는데 기껏 불참을 선언한 배우들이 영화제 측에서는 상당히 고까울 수도 있을 법도 하다. 하긴 지난 2009년에는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 <하늘과 바다>를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작품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신인여우상 4개 부문에 노미니이트한 경력을 가진 영화제인터라 기껏 영화제 참석안하겠다는 배우들 후보 탈락은 일도 아닌 듯 보이는 오해로까지 비춰지는 듯 하다. 

만일 당일 최종 후보에 누락된 배우들이 어짜피 시상식 불참인데 후보에 누락되던 말던 하고 그냥 넘어갔으면 별 탈없이 묻혀지겠지만, 하필이면 심은경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후보에 빠진 억울함을 만천하에 알렸다. 또한 심은경과 같은 입장이 되어버린 류승범, 류승룡, 서영희 또한 입을 다물 뿐이지 상당히 씁쓸할 듯 할 것이 뻔하다.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시상식에 불참한 것뿐인데, 이미 결정되어있던 후보마저 누락하고 거기에다가 애꿎은 kbs의 탓으로 돌리니 배우들은 물론, 그 배우의 팬들과 대중들마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오죽하면 영화 전문 기자가 대놓고 "주병진이 올 줄 알고 윤도현을 미리 몰아낸 MBC나, 배우가 오지 않을까봐 미리 제외시킨 이들(?)이나 부끄럽다. 정말"이라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길 정도이다. 

거기에다가 심은경은 애초부터 수상가능성이 없어 보여서 시상식에 행차하지 않은 간보기 배우는 아니였다. 단지 한국과 미국 간의 상당한 거리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시상식에 불참을 했던 것 뿐이지, 나름 생애 최초 여우주연상 수상을 기대했었던 듯 하다. 어릴 때부터 아역생활을 통해 이 쪽 바닥의 생리를 잘 알법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순수하고 때가 덜 묻은 소녀아닌가?

출처: 영화 <써니> 

 

만약 심은경도 국내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현재 다니는 학교 측에 양해를 구하고 잠시 귀국할 수 있었다면 수상 여부를 떠나서 분명히 시상식에 참석했을 것이다. 그러나 참석할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 뿐이다. 심은경 주장대로 미국 뉴욕과 한국이 차를 타고 하루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그런 거리는 아니니까 말이다.  만약에 그녀가 애초부터 후보에 올라가지도 않았더라면, 그리고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까지 후보에 들었지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함은 물론, 여우조연상도 타지 못하였어도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였을 것이다.

또한 적어도 트위터를 통해 영화제에 불참하여 상을 못받아서 속상하다는 장문의 글도 남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종상 영화제는 후보에 올려놓고, 다시 떨어트리는 대형 실수를 범했다. 그녀의 말마따라 그녀가 대종상 영화제 측에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려달라한 것도 아닌데 올려놓고서 다시 떨어트리고, 거기에다가 여우조연상을 선사하면서 마치 어른이 철없는 여자아이의 투정에 사탕 하나로 달래주는 식으로 심은경만 웃기게보이는  깊은 상처를 안긴 셈이다. 


더욱 심은경을 곤욕스러워하는 건, 시상식 불참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제외되었는데, <로맨틱 헤븐>으로는 여전히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려져있고, 심지어 대종상 영화제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주제에 대종상 영화제를 향해 후보 제외했다고 투정 부린(?) 심은경에게 '여우조연상'을 하사하는, 어른다운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오죽하면 심은경이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탈락시켰으면서, 왜 여우조연상 후보에는 안빼셨나고, 진짜 이런 글 안올릴려고 하였지만 다시 한번 이 세계의 쓰라린 경험을 느꼈다는 씁쓸하기 짝이 없는 한마디를 남길까? 분명 앞으로 그녀의 배우 인생에 큰 오점이 될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도, 얼마나 서운하면 트위터를 공개적으로 하소연을 할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설 정도다.

 출처: 영화 <써니>

부디 각종 작품에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 연기로 배우계를 이끌 최고의 여배우감으로 주목받은 여린 소녀 심은경이 어른들의 이해 타산적 놀음에 더이상 상처 받지 않고 마음을 잘 추스르길 바랄 뿐이다. 비록 알 수 없는 이유로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당일 오전 최종 누락되었지만 심은경이야말로 이번 대종상 영화제에서 충분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자격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아깝게 신인여우상을 놓친 강소라와 함께 향후 발전가능성이 큰 재목감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다시한번 심은경의 '씁쓸한' 여우조연상 수상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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