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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뿌리깊은 나무 한석규 광평대군 대신 한글을 선택한 아버지의 처절한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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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준(윤제문)이 이끄는 밀본에 의해서 납치당할 위기에 처한 소이(신세경)과 광평대군(서준영). 하지만 마지막으로 어딘가 떠나기 직전 소이를 몰래 보러온 똘복(강채윤, 장혁)에 의해서 밀본의 납치 행각은 저지 당한다. 


그 사이 밀본은 당연히 납치가 이뤄진 것을 알고, 도성 곳곳에 '광평 대군이 납치 되었으니 현재 만들고 있는 새 글을 보여주고 ( 새 글을 포기하라)'는 방을 붙인다. 아직 광평 대군의 납치를 자신들 안에 손 안에 넣지 않았고, 다시 잡는다는 보장이 없는데 말이다. 이건 마치 "내가 아이를 유괴했으니 얼마 간의 돈을 내 통장으로 입금해라"는 보이스피싱이다. 아니면 "일단 돈을 내놔라. 그럼 3개월 안에 아이를 납치하여 다시 돌려 주겠다" 식이던가. 

하지만 정작 밀본 측에 의해서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이도(세종 한석규)는 의연하다. 물론 그가 광평대군의 안위가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광평은 세종의 수 많은 아들 중에서도 이도가 제일로 아끼고 총명했던 다섯째 아들이다. 아들 중에서 누구보다 아버지를 잘 이해하기에 가장 가까이에서 아버지의 새 글 연구를 도왔다. 그런 아들이 한글 창제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었던 학사 3명을 연달아 죽인 밀본의 손에 넘어갔으니 아들이 어찌될지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다.

허나 이도는 애써 태연한 척을 보였다. 처음에는 현재 자기 발로 의금부행을 자처하여 포박에 묶어있는 윤평(이수혁)에게 울면서 "내 아들을 찾으면 내가 한글을 포기하겠다"면서 윤평을 기쁘게 하다가(?) 갑자기 표정 하나 싹 바뀌고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하면서 윤평의 약을 한층 더 올린다.

 


"이럴 줄 알았나. 똑똑히 들어라. 나는 네 놈들이 누구인지 관심이 없다. 뭘 원하는지도 상관치 않는다. 중요한 건 네 놈들이 뭘 원하던지 하나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피로서 되갚을 것이다. 다만 보여줄 것이다. 네 놈들이 어떻게 실패하게 되는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

밀본에게 납치된(?) 광평의 소식은 당연히 관료들의 귀에게 까지 전해졌다. 현재 밀본 조직원으로도 비밀리에 활동 중인 우의정 이신적(안석환)과 심종수(한상진)은 대군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면서 빨리 새 글을 보여주라고 이도를 설득하고자한다. 하지만 이도의 답은 대략 이러하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도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이는 조선 왕조의 조정과 왕실을 우습게 안 처사. 그리고 우리 광평은 자신 때문에 아버지가 대사를 그르치길 바라지 않는 과인의 자랑스러운 아들이다고 하면서 설마 광평대군을 납치하면 이도가 쫄겠지하는 밀본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다. 

 


이도의 과감한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내친 김에 이도는 대신들에게 이미 우리 말과 소리를 본 따 우리의 글을 거의 다 만들었다는 선포를 한다. 거기에다가 혹시 조정 안에 숨어있는 밀본에게 정기준에게 이 한마디 꼭 전해달란다. "겨우 폭력이라니" 

어린 시절 정기준과 이도가 첫 대면을 하였을 때, 이도는 자신의 앞에서 아버지 태종 이방원의 부당성을 지적한 정기준에게 주먹을 날린다. 그 때 이도에게 맞았던 정기준은 이도를 철저하게 비웃으면서 "겨우 폭력이나" "넌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라는 말로 이도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다. 그 때부터 이도에게 정기준이라는 인물은 마음 속 깊이 열등 의식과 주저앉게만드는 두려운 존재였다. 허나 이도는 정기준에 대한 열등감을 "내가 반드시 정기준을 넘겠다" 하는 일념 하에 성군이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되도록이면 어느 누구도 피를 흘리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수십 년을 버텼다. 반면 이도 앞에서 폭력의 부당성을 꾸짖었던 정기준은 되레 퇴보했다. 30~40년 전 자기가 정기준에게 휘둘렸던 주먹 그 이상으로 겨우 폭력으로 이도를 제압하고자하는 정기준이다. 정기준은 정권을 잡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폭력을 휘둘렸다고하나, 그렇다고 학사 3명을 죽인 죄가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요, 협상 대상 광평대군을 잡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도에게 강한 약점만 잡힌 셈이다. 

그렇게 자신과 자신이 만든 새 글을 반대하는 대신들 앞에서 의연함과 당당함을 보인 이도 또한 광평 대군이 걱정이다. 대신들을 만나기 이전에 이도는 광평의 이름을 부르면서 목놓아 울었다. 대신들 앞에서 "지랄하고 자빠졌네"를 외친 이도의 눈가는 너무 울은 나머지 시뻘건하였고, 여전히 이도는 광평 생각에 곧 눈물이 나올 정도로 격양되어있었다. 한 마디로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였다. 

 


이도 또한 지금 당장이라도 사랑하는 아들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이도에게는 아들의 목숨 못지 않게 귀중한, 자신의 가족을 넘어 온 백성들을 위한 새 글을 포기할 수 없었다. 자꾸만 남보다 자신의 자식만을 위하는 21C한국에서는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도뿐만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일하는 지도자들은 대사를 위해 자신의 가족은 물론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수 있었다. 최근에 종영한 <계백>의 주인공은 마지막 신라와의 결전을 앞두기 전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속으로 울면서 자신의 가족을 베어버려야했고, 제갈공명은 치명적인 실수를 한 마속을 울면서 죽여야했다. 

 


자신의 권력욕에 앞선 욕심이기도 하다. 광평 대군의 목숨과 바뀌면서 한글을 창제한다고 해도 당장 백성들이 새 글의 우수성을 알아주는 것도 아니요, 이도의 위상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제 아무리 백성을 위한다고하나, 아직까지는 새 글을 만들어 백성을 위하겠다는 이도 개인의 욕심에 불과하다. 

하지만 새 글을 만들겠다는 이도의 대의는 옳았다. 모두를 이롭게하는 대사를 위해서 이도는 사랑하는 아들을 눈물을 흘리면서 버릴 수도 있었고, 그 아들 또한 그 누구보다 아버지의 뜻을 이해했다. 지금처럼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만의 욕심과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생각하는 기득권층은 이도와 광평대군의 깊은 뜻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할 듯도 하다. 

대신들에게 엄중 선포한 이후 처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도는 이제 완전히 광평대군을 잊고, 그를 위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런데 눈 앞에 보이는 광평대군, 그리고 팔을 다친 아들을 보고 이도는 다시 휘청거린다. 다행이도 광평대군은 밀본에 납치 도중 똘복이 손에 구출되었다. 또한 반나절 만에 한글을 깨우친 똘복은 어명을 따를 것이라면서, 끝내 세종의 편이 되어 주었다. 이도의 가장 강력한 적이 가장 든든한 아군으로 편입된 순간이다.



이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이 아끼는 것까지 포기할 수 있는 지도자에게는 자연스럽게 국민들이 따르기 마련이다. 만약에 이도가 자신을 죽이려고하는 똘복을 역시나 칼로서 응징하려고 했다면, 오히려 이도에 대한 똘복의 반감만 더 커지고, 밀본과 협력하는 사단까지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그릇이 달랐던 세종이기에, 자신의 큰 콤플렉스조차 스스로 극복할 수 있었던 이도이기에 그는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는 똘복뿐만 아니라 한글 창제에 반대하는 대신. 그리고 정기준까지 포옹할 수 있었다. 자신의 강적까지 끌어안으려고 하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지도자가 갖춰야할 최고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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