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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개그콘서트 고소에도 쫄지않는 개그맨들의 유쾌 씁쓸한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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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우스운 세상입니다. 그나마 지금처럼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어있던 쌍팔년도에는 서민 생활이라도 안정되어 있었다는데 지금은 고기도 마음껏 못먹고, 기름값, 전기값 아쉬워 음식조차 제대로 해먹지 못하는데, 거기에다가 개그 프로그램에게도 조차 사회와 정치에 대한 불만마저 표출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덕분에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분석과 정치에 대한 강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뉴스는 개그 프로그램화 되어간지 오래입니다. 심지어는 아나운서보다 개그맨의 격이 더 높아졌다는 말들도 있더군요. 이래저래 연예인 중에서 가장 천대(?) 받았던 개그맨들이 누군가의 고소에 의해서 일약 국민 스타가 되고, 추앙받는 열사가 되었습니다.

딱히 그들이 FTA 집회에 나가서 물대포를 맞고, 감히 종로경찰서장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도 결코 아닙니다. 단지 그들은 사마귀나, 일수꾼, 노폐물로 변장하여 사회에 대한 풍자로 웃음을 선사한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죄가 되는 희안한 세상입니다. 하긴 최효종 자체에 고소를 한게 아니라, 최효종의 발언에만 고소를 한 것이기 때문에 최효종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한 마디로 높으신 나으리분에게는 만사OK가 되겠죠. 어차피 일개 개그맨의 발언에 고소를 통해 전 국민들에게 주목받고, 자신의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도 무고죄라고 입증시키고픈 본인의 철없는 의도는 충분히 이루셨을테니까요.

 


아마 보통 사람들같으면 불순한 의도로 국회의원이 고소했다, 방통심의위에 심의가 올라갔다는 말만 들어도 쫄겁니다. 더욱더 몸을 움추리고,  그분들의 입맛에 맞는 헐렁하고 껍찔만 핥는 개그만 선보이겠죠. 하지만 <개그콘서트>의 제작진과 개그맨들은 결코 '쫄지' 않았습니다. 되레 "단군이래 개그 프로그램 풍자때문에 고소받은 적은 없었다." 면서 고소에 한이 맺힌 개그맨들에게 꿀리지 말고 내키는대로 마음껏 개그하라는 서수민PD였습니다. 

그 덕분에 <개그콘서트>는 방영 이래 최고의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여러모로 불만 많은 한 국회의원님의 지대한 관심 덕분에 <개그콘서트> 최고 장수코너 '달인'의 종영 이후에도 시청률이 더 올라갔구요. 10주 연속 시청률 상승의 대기록의 위엄을 자랑하게 된 것도 다 그 분의 공로가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매주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언행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고 하지만, 개그맨들은 결코 우스운 사람들이 아닙니다. 단지 웃음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낮출 뿐이죠. 반면 국민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데 충실히해야할 국회의원은 정작 자신의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우스운 사람, 웃긴 사람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내친 김에 KBS 연예대상을 노리는 걸까요? 아님 <개그콘서트>가 국민들의 더 뜨거운 사랑을 받는데 큰 기여를 한 공로상이라도 받고 싶은건가요. 이번 계기로 <개그콘서트>에 취업하고 싶은 걸까요.

결과적으로 농담과 디스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해, 혼자 자기를 지칭하는 양 찔러서 날뛴 국회의원님의 꼴만 우스워진 상태입니다. 덕분에 <개그콘서트> 시청률만 올라갔고, 평소 <개그콘서트>를 보지 않았던 사람조차, <개그콘서트>를 꼭 지켜야한다고 더 큰 성원을 보내주고 있으니까요. 고소 한 방으로 <개그콘서트>의 시청률과 관심도를 올려준 마포을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회의원님께 무한한 감사를 전해야할 판국입니다. 

 


현재 개그맨들을 우습게 보는 한 국회의원의 으름장 덕분에 모든 개그맨들이 다 '뿔난' 상태이지만, 뭐니해도 가장 마음 고생이 심할 개그맨은 바로 최효종입니다. 본인은 계속 괜찮다고하나, 웃는게 웃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덕분에 얻은 것도 많습니다. 한 주 사이에 등장만으로도 열띈 환호를 받는 국민 개그맨으로 등극했으며, 똘똘 뭉쳐 최효종을 지켜주겠다는 개그맨들의 동지애가 두터워졌으니까요. 그 덕분에 최효종은 더 큰 용기를 내어 예전보다 더 강력하고 통쾌한 개그를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계속 치고 올라가는 물가를 걱정하는 개그맨과, 감히 국회의원을 모욕했다고, 개그맨 발언 잡기에만 열중하는 국회의원, 도대체 누가 개그맨이고 국회의원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그야말로 본업을 완전히 잊어버린채 KBS 연말 예능대상을 노리는 서울대 법대,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수재 국회의원님 덕분에 고소가 판치고, 덕분에 시청자들은 크게 웃으면서도 뒤에 씁쓸한 고소미를 곱씹게되는 <개그콘서트>였습니다. 주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농담이고, 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위한 의미있는 개그이니까요. 최효종은 누구 하나가 고소로 위협을 한다고 하더라도 계속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기 위해 '시사개그'를 계속 할 뿐이고,  국민들 또한 세상이 제대로 변하지 않는 한, "쫄지 않고" 최효종과 <개그콘서트>의 '시사개그'를 지지할 것입니다.  


그런데 서민들의 어려운 현실을 웃음으로 전달하는 일수꾼의 한 마디가 귓가에 거슬린다고요? 그렇다면, 일수꾼의 일침이 한낱 실없는 농담으로 들릴 수 있도록 진짜 국민과 나라를 위한 정치를 펼치면 됩니다. 그러라고 국회에 보냈지, 개그맨보다 더 실없이 우스운 사람이 되라고 지역 주민들이 표를 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헌데 내년 총선, 대선을 대비하여 말로만 "물가를 안정시키겠다." 의 기름기 좔좔 바른 말보다는, 차라리 말로서 웃기기라도하는 일수꾼의 한 마디가 난방비 걱정되어 추운 겨울날 벌벌 떨어야하는 우리 서민들에게는 더 큰 따스한 위로로 다가오는 술 권하는 세상입니다.  

이제 더 이상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달라들지 말고,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물가 안정과 한미 FTA 체결로 인해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는 99%의 아우성에 귀 기울여주시는 국회의원 본업에 집중하길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하루하루에 충실히 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애써 되새기면서 웃기는 사람은 개그 프로그램 속 개그맨 하나로 족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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