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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바람에 실려 임재범 청문회와 잠적기로 변질된 실망스런 음악여행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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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가수다> 등장만으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구가한 임재범이긴 합니다. 그러나 당시 최절정의 인기를 구사한 임재범이라고 할지라도 그를 메인으로 하여, 미국에서의 음악여행을 통해 그동안 숨겨진 임재범의 새로운 모습을 재조명한다는 기획이 그것도 일요일 황금 시간대에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한다는 자체가 다큐적인 요소가 강할 뿐더러, 제 아무리 입담좋은 임재범이라고 하더라도, 예능적인 캐릭터가 많지 않은 출연진으로 어떠한 재미를 줄까 의문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단 첫 시작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방영 전에 <바람에 실려>와 경쟁 시간대의 <남자의 자격> 전 연출자 신원호PD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편견많은 임재범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그도 자기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에 큰 의욕을 보였고, 예능감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음악여행에 걸맞게 음악을 좋아하는 멤버들인지라 나름 괜찮고 참신한 음악프로그램이 나올 것같은 큰 기대를 가져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회부터 임재범의 잠적이 중점이 되면서, 촬영 도중 도망간 임재범을 찾아나서는 기행이 시작되면서 미국에서 진정한 음악을 찾겠다는 <바람의 실려>의 초기 기획의도는 조금씩 비틀어져 버립니다. 그나마 임재범의 UC버클리대 공연이 나름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다시 고삐를 제대로 잡나 싶더니, 막판에는 임재범과 김영호의 갈등이 <바람에 실려> 주제곡을 묻혀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미국 음악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지막회는 LA콘서트에서 근사하게 수를 놓은 임재범의 노래가 주인공이 아닌,  수도없는 잠적과 괴소문으로 제작진들을 괴롭힌 인간 임재범에 대한 청문회로 끝이 나 버렸습니다. 

 


애초부터 자유로운 영혼 임재범을 섭외한 것이 큰 실수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임재범은 수도없는 잠적과 괴이한 행적으로 방송관계자들을 이유없는 불안에 떨게한 전적이 있습니다. PD를 폭행했다는 소문도 있고, 방송계 역사의 길이남을 전설의 '증발'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바람에 실려>에 함께 출연한 작곡가 하광훈은 오래전에 임재범과 미국 로드 여행을 기획했지만, 도저히 임재범을 묶어둘 수가 없어서 포기한 적도 있다고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잠적으로 유명한 임재범임에도 불구하고, 몇 달 이상 계속 이어지는 음악 여행 버라이어티에 굳이 그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급격히 일어난 임재범의 인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임재범이 <나는가수다>에 출연해서 기록적인 인기를 얻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기획자체도 없었을 법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나마 대한민국에서 노래 하나만으로 많은 이들을 흥분시키고 큰 감동을 주는 임재범이란 뮤지션이 재조명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프로그램이죠.

아마 <바람에 실려>가 공을 들여 일밤 구원투수로 임재범을 내정한 것은, 그의 인지도를 얻겠다는 욕심도 컸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고 인기도 많아졌고, 부양할 가족들도 있기에 예전과는 달리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인해 억지로라도 붙어있을 것이라는 큰 믿음 때문이였겠지요. 하지만 여전히 임재범은 보통 사람들처럼 먹고 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꾹 참아가면서 버터내지 못하였습니다. 오히려 갑작스레 늘어난 관심과 인기에 부담을 느끼고, 더욱더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에 촬영 도중 무려 세번의 잠적을 통해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을 당혹케합니다.  

 


방송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음이탈이 일어난 이후 바로 잠적을 하였다는 것만 나와있지만, 그 뒤에도 임재범은 2번의 잠적을 하게 됩니다. 이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3번씩이나 자신의 자리를 이탈한 임재범의 돌출 행동은 그와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지치고 힘들게 합니다. 음악 여행이라고하나 애초부터 임재범만 바라보고 만든 방송이기 때문에, 임재범이 자꾸 빠지는 <바람에 실려> 촬영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수도없는 잠적을 벌인 임재범때문에 <바람에 실려> 제작진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에 대한 고충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정상적인 촬영도 힘들었을 것이구요. 임재범에 대한 제작진들의 불만이 워낙 컸던 탓인지, <바람에 실려> 제작진들은 임재범을 향한 자신들의 마음을 결코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임재범이 메인인 프로그램인 탓에, 최대한 그 위주로 편집을 하였지만 결코 임재범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오히려 인간 임재범에 대한 실망만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결말을 맞이 합니다. 

그렇게 임재범에 대한 제작진들의 미움과 애증이 극에 달한 탓인지, 결국 <바람에 실려>는 뮤지션 임재범을 통한 음악의 신세계 발견이 아닌, 오래전부터 좋지 않은 말들만 나온 임재범의 돌발 행동에 대한 집중 탐구가 이어집니다. 그 사이에 임재범은 나이 50이 되도, 자기 감정 하나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철부지가 되어버렸고,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임재범과 트러블을 겪었던 김영호는 배우 생활 최악의 악플에 직면하게 되는 곤욕을 치루게 됩니다.

임재범에 대한 제작진들의 깊은 감정은 <바람에 실려> 내내 이어졌던 방영분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나는가수다>에서 보여줬던 임재범의 '여러분'의 진한 감동의 여운으로 끝이 날 줄 알았지만 이대로 임재범을 곱게 놓아줄 수는 없는가봅니다. 끝에 따로 시간을 내어 임재범의 세번의 잠적을 밝히면서 말도 많도 탈도 많았던 미국에서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음악으로 돌아간다고 거창한 한마디로 끝냈던 <바람에 실려>입니다.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여러분'을 부르며, 먼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교민들조차 폭풍 눈물을 흘리는 감동의 도가니를 펼치는 가수 임재범과, 세 번의 잠적으로 제작진조차 잠적을 익숙게하는 철부지 임재범. 서로 어울리지 않은 상반된 모습이 임재범이란 인물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동전의 양면일지도 모릅니다. 그 점에 있어서 애초부터 음악을 이용하여 임재범을 위한, 임재범에 의한 임재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던 <바람에 실려>가 정확히 꼬집어냈는지 모릅니다. 비록 시청률은 안습이었지만, 임재범의 잠적과 김영호와의 불화 등 인간 임재범만으로도 뽑아내는 화제도는 최고였으니까요. 

 


하지만 임재범을 중점으로 그의 숨겨온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하나,  정작 임재범이 여행 도중에 느끼는 감정과 느낌을 제대로 귀기울이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난 임재범의 돌출행동으로 그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외면했던 방송과 언론과 마찬가지로 <바람에 실려> 또한 오직 임재범의 이상 행동에만 초점을 맞출 뿐입니다. 오랫동안 방송을 꺼리고, 사람들을 피했던 임재범이 연이어 잠적을 하게되는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보다,  더 도드려보이게 함으로써 또다시 임재범을 이해불가능한 천하의 웃음거리로 만드는데만 급급해 보이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바람에 실려>입니다. 

 


이렇게 이 시대 최고의 가인 임재범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창시하겠다는 <바람에 실려>는 주인공 임재범뿐만 아니라 제작진들 모두 만신창이가 되어서 일밤 전작들과 별다를 바가 없는 초라한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분명 <바람에 실려>도 처음에는 임재범이란 걸출한 뮤지션을 십분 활용하여 제대로 된 음악프로그램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을 겁니다. 허나 임재범을 통해 색다른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공헌한 <바람에 실려>의 정체성은 아예 바람에 실려 떠나간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임재범 소속사 예당에서 운영하는 ETN에서 방영하는 <바람에 실려 못다한 이야기>가 음악 여행이란 본질에 더 가깝고 한결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듯 합니다. 

 


임재범을 통한 그 어느 때보다 빵빵한 홍보와 거금의 제작비를 총동원한 호화로운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임재범의 잠적을 짚어보고, 그간 임재범을 괴롭혔던 루머를 해명이란 방식으로 끄집어 내고야만 제작진의 통쾌한 복수로 끝난 <바람에 실려>입니다. 차라리 임재범의 음악여행이 아니라, 처음부터 임재범의 돌출 행동과 잠적기를 초점에 맞춰 방송을 만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면 이렇게까지 실망스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여러모로 가수 임재범을 통해 보다 색다른 음악 프로그램을 잔뜩 기대했던 시청자로서는 아쉽기만한 <바람에 실려>로 오랫동안 기억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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