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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도시의 우울을 변화시키는 사랑과 긍정의 힘 낮에는 간호사로 밤에는 바의 호스티스로 일하는 미카(사토 료 분)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지극히 염세적이다. 죽지 못해 마지 못해 살아간다고 해야할까.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카는 스스로 고독을 자처하는 여자다.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신지(이케마츠 소스케 분)는 유독 말이 많다.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신지는 종종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전조에 시달린다. 그런 신지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동료(마츠다 류헤이 분)는 신지가 걱정하는 불길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호언장담 한다. 그런데 그 동료가 갑자기 죽는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다는 신지의 예언력(?)이 통하는 순간이다. 일본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사이카 타이의 동명 시집을 원작으로 한.. 더보기
'기억의 전쟁' 학살 피해자 시선에서 월남전을 다시 바라보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앵글 섹션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상영작 (2018)은 월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 시선에서 베트남전을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영화다. 에는 크게 세 인물이 등장 하는데, 이들 모두 월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거나 학살의 현장을 목격한 생존자들이다. 특히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한국을 몇 번 방문하기도 했던 응우옌 티 탄 씨는 민간인 학살 당시 가족을 모두 잃고 몸에 큰 상처까지 얻게 되었다. 그 때 그녀 나이 고작 8살에 일어난 일이었다. 영화에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은 과거 월남전에 참전 했던, 이길보라 감독 할아버지와 관련된 기억에서 출발한다. 지금은 돌아가신 감독 할아버지는 이길 감독에게 월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양민 학살이 .. 더보기
‘죄 많은 소녀’ 희생양으로 몰린 소녀. 그 이후의 이야기 한 여학생이 실종되었다. 아마도 그 소녀는 투신 자살을 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집도 곧잘 살고 학업 성적도 우수한 학생이기에 자살할 이유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한 경찰과 학교는 실종된 소녀가 죽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걸로 추정되는 영희(전여빈 분)를 의심한다. 단편 (2009), (2011), (2015) 등을 연출하고 나홍진 감독의 (2016) 연출부를 지낸 김의석 감독의 첫 장편영화 (2017)는 여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딸을 잃은 엄마(서영화 분)는 딸이 강물에 빠진 이유를 알고 싶어하고 친구의 죽음을 부추긴 것으로 의심받은 영희는 곤경에 처한다. 사춘기 시절 친구들 간의 미숙한 우정이 빚은 파국을 다뤘다는 점에 있어 는 윤성현 감독의 (2010)과 비견 되곤 한다. , 모두 한국영화아카데미.. 더보기
'잠자리의 눈' CCTV 영상으로만 만든 영화 기상천외한 현실 담다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설치미술가 쉬빙은 오래전부터 CCTV 영상들을 활용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CCTV 영상들을 추출할 방법이 없어 희망사항 으로만 남던 중, 최근 중국 전역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영상들이 클라우드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아카이빙 되고 있고 심지어 온라인에 스트리밍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바람대로 100% CCTV 영상들을 활용한 영화를 만들게 된다. 중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쉬빙의 첫 장편영화 (2017) 100% CCTV 영상들을 활용한 일종의 파운드 푸티지(이미 찍힌 기존의 영상들을 가져와 작가의 의도대로 편집하여 만든 영상작품) 영화다. 어떻게 CCTV 영상만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사실 아카이브 푸티지(영상)를 재활용해 새로운 영화를 만든.. 더보기
'하동채복: 두 사람의 노래' 촛불집회와 함께 풀어낸 80년대 노동운동 구술사 경북 상주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하동과 채복은 조금 특별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80년대 중반, 대학 졸업 후 노동운동에 투신한 부부는 연달아 구속되는 고초를 겪게 되고 그 때 겪었던 아픔은 고스란히 그들의 기억으로 남는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와이드 앵글 섹션 초청작인 남승석 감독의 (이하 )는 80년대 중반, 노동운동을 했던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부분 하동과 채복의 인터뷰와 편지 낭독으로 이뤄진 영화는 자연스레 두 사람의 구술사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동과 채복, 두 주인공의 인터뷰로 그들이 살아왔던 삶이 가늠되지 않으면,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영상, 삽화 등으로 말로써 풀리지 않는 빈틈을 빼곡히 채우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노동 운동에 투신하.. 더보기
춘몽. 한예리를 둘러싼 세 남자들의 어리숙한 꿈과 사랑이야기 따뜻한 온기를 덮어준다고 해도, 장률 감독의 영화에는 항상 서늘한 죽음의 그림자가 덧씌워진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한 여자를 둘러싼, 조금은 어리숙한 세 남자들의 세레나데로 포장했지만,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다.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면 저절로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우리 동네 담배가게에는 아가씨가 예쁘다네 (중략) 온동네 청년들이 너도나도 기웃기웃 그러나 그 아가씨는 새침떼기” 하지만 의 예리(한예리 분)은 정범(박정범 분), 익준(양익준 분), 종빈(윤종빈 분) 외에 그녀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들도 없고, 새침떼기는 더더욱 아니다. 그녀는 어리숙하다 못해 바보같아 보이는 삼총사에게 친절히 대.. 더보기
은판 위의 여인. 구로사와 기요시의 유령들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신작을 낸다고 해도, 최소 2년은 기다려야하는 다른 감독들과 달리, , (이하 ), 올해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개된 까지.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구로사와 기요시는 연속으로 3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은 지난해 열린 68회 칸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고, 는 올해 열린 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에서 상영되었다. 이번 BIFF에서 상영한 은 기요시가 일본이 아닌 해외(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작업한 첫 영화이다. 기요시의 전작 또한 프랑스 자본이 투입된, 일본-프랑스 합작 영화이다. 그런데 은 프랑스에서 올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고, 출연 배우 모두 프랑스인이다. 당연히, 영화 속에서 사용 되는 언어 또한 프랑스어이다.. 더보기
루이14세의 죽음. 장 피에르 레오 열연이 돋보인 올해의 영화 ‘태양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프랑스 왕조 역사상 가장 무소불위 권력을 자랑하던 ‘루이14세’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통해 공개된 (알베르트 세라 감독) 속 루이14세(장 피에르 레오 분)는 첫 장면부터 서 있지 못하고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오프닝 때는 휠체어를 타서라도 궁 밖으로 산책을 나갈 수 있었던 루이14세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꼼짝없이 궁 안, 엄밀히 말하면 침실에 갇혀 있는다. 온 천하를 벌벌 떨게 했던 루이14세도 죽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었다. 알베르트 세라 감독은 루이14세의 많고 많은 일대기 중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쇠한 루이14세를 선택했을까. 그리고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일어서기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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