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올림픽 'G세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지난 벤쿠버 올림픽에서 예전 선배들과 달리 당차고,  매사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20대 초반 금메달리스트들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한마디로 승자가 모든 걸 다 독식하는 약육강식 사회에서, 학벌, 외모, 직업 모든 면에서 잘나가는 엄마 친구 아들(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에 딱 들어맞는 드라마 캐릭터는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지훈이다. 부유한 집안 환경에, 대한민국 최고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서울대 의대 졸업에, 대한민국 최고 전문직으로 손꼽히는 의사 직업에, 게다가 훈남이기까지한 이지훈은 그야말로 된장녀(?)들이 꿈꾸는 이시대 최고 이상형이다.



서운대에 중소기업 취직도 못하는 주제에(?) 명품만 밝히다가, 결국 집안의 몰락으로 알바를 전전하게 된 정음이나, 부모 잘못만나서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못하고 월 60만원 받고 남의 집 식모로서 근근히 살아가는 세경이나, 부잣집 아들이다만, 공부를 못해서 지천꾸러기가된 준혁이나, 될 것 같지도 않은데 10년째 가수준비란 명목으로 백수로 살아가는 광수나 그런 놈이 뭐가 좋다고 동거까지하는 인나같은 인생을 볼 때, 지훈이같은 분은 감히 그런 애들과 섞일 수도 없고, 섞여서도 안되는 고귀한 태생의 귀족 나으리였다.

하지만, 지훈이가 사랑한 여자는 서운대에 내세울거 외모밖에 없는 전형적인 88만원 세대 정음이였고, 그와 교감이 맞았던 인물은 고교 중퇴 식모 세경이였다. 아마 지훈이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알면 까무라칠 일이다.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그런 류의 여자들과 만날 수 있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지훈이와 정음이를 만나는 것보고 할줄아는게 남자꼬시는 것 밖에 없는 된장녀가 남자 하나 잘 물었네라고 비이냥거리기까지한다. 분명 먼저 접근한 쪽은 지훈인데 말이다.



아무튼 정음이 먼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이별선언을 했음에 망정이지, 만약 계속 사귀고 있었다면, 현경이 아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을 거다. 그리고 행여 지훈이 세경을 사랑한다고 했다면, 아마 세경이는 신애와 함께 길거리에 쫓겨났겠지. 그만큼 지훈이는 잘나고 또 잘났다. 겉모습만 보면.

그러나, 필자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정서적으로 결핍되어보였던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지훈이다. 부잣집 아들에 의사라는 직업까지 갖춘 엘리트가 뭐가 불쌍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트콤은 언제나 황정음, 신세경 위주 스토리 전개였고, 하다못해 나머지 조연들도 각자 자신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에서도 제일 잘나보이는 지훈에게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는 필자 기억으로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언제나 지훈은 정음과 세경이가 주축이 된 에피소드에만 주요 배역으로 나올 뿐이였다. 심지어 지훈의 아킬레스건인 폐쇄 공포증이나, 야멸차게 떠난 첫사랑편도 늘 항상 황정음과 함께 스토리를 진행시켰고, 그 목도리관련 에피소드와 이지훈의 과거 모습찾기에는 신세경이 있었다. 결국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지훈 캐릭터는 이시대 여자들이 꿈꾸는 잘난 남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였던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지훈이가 그렇게 잘나가기까지의 과정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정음이와 세경이를 통해 아 이 사람이 이래서 성격이 까칠해졌구나, 이래서 엄마같은 사람이 그리웠구나, 이래서 책만 많이 읽었구나. 이 사람이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지, 한번도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아픔은 겪었는지 어떻게 치열하게 공부해서 서울대 의대까지 갈 수 있었는지에 관한 건 알지 못했다. 그저 그는 겉만 보면 성격이 좀 까칠하고 외곬수인것만 흠인 신으로 불리운 엄친아일뿐 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위 'G세대'라고 불리는 엘리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갔는지,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시련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금메달따고 언론이 공개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아 집안환경이 그닥 좋지않았구나 발목부상으로 은퇴까지 생각했구나. 쇼트트랙 대표팀에 탈락하고 전향해서 7개월만에 금메달을 땄구나 그저 이런 류의 이야기만 접할 뿐이다. 그나마 이것도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지, 메달을 따지못한 선수들의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요즘들어서 금메달도 노메달도 소중하다면서 박수를 치긴치는데, 사람들의 관심은 누군가를 이겨서, 승자가 된 사람들일뿐이다. 금메달 딴 사람이나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하는 사람이나 피나게 노력을 한 것 같은데 말이다. 비록 그들이 흘린 땀의 차이는 있겠다만.

이미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한 G세대와 88만원 세대는 이 승자가 모든 걸 다 독식하는 룰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다못해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반장,부반장이 될 권리마저 성적이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에게만 주어진다.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1등만이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지금의 10대, 20대는 그래서 이들은 이 숨막히는 룰에 살아남아 G세대가 되기 위해서 발버둥친다. 이제 대학교에서 혼자 밥먹는 학생을 찾아보는건 어렵지 않다. 이제 그들에게 선후배 관계니 끈끈한 동료애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대학교다닐 때 얼마나 많은 스펙을 쌓아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그만이다. 결혼식 할 때 하객이 걱정되긴 하다만, 요즘은 돈으로 하객 친구까지 살 수 있다. 그나마 지붕킥 이지훈은 친구들이라도 있었고, 대학교 때 LP판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이라도 들을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 대학생들은 겉으로 웃고있어도,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압박에 시달린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신분의 사다리를 한계단 올라가는 것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것뿐이다.

결국 이들에게 동기니, 선배니 후배니, 다 그저 넘어트려야할 경쟁상대일뿐이다. 물론 진짜 절친한 친구들이 잘되면 내가 잘된것같이 기뻐하는 경우도 있다만, 일단 내가 잘되야 친구도 있고 후배도 있는거다. 지금같이 모두가 대기업, 공무원, 교사 등 원하는 직업이 한정되어있는 경우에는 특히 심하다. 그런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는 내 밑에 누군가가 있어야하는데,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양보하면, 결국 내가 비정규직 근로자가 된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최고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거다. 뒤를 돌아볼 틈은 없다. 가끔 나보다 못한 스펙을 가진 애들이 안타깝고, 부모 잘못만나서 고생하면서 사는 동갑내기들이 불쌍하긴 한데, 그저 그 때뿐이다. 그저 그들에게 허락된 건 어떻게하면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서 좋은 직장을 가지고, 어떻게하면 일등 신랑감, 신붓감이 되나 그뿐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또 알지도 못한다. 그저 이시대의 낙오자이고, 불쌍한 애들뿐인거다.

지훈이는 정음이를 통해,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의 설움과, 그들의 취업난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갖췄지만, 자기 중심적 사고에 까칠한 성격까지 갖춘 전형적인 G세대 지훈이 사람다워진건, 지훈이와는 정반대의 인물 정음이를 만나고 나면서부터이다. 물론 지훈이와 같은 G세대가 보면 정말 반듯하게 살아온 인물이 아직 약지못해서 왠 시덥지 않은 여자애를 만나서, 똑같이 한심하게 흘려간다고 혀를 끌끌 찰 수도 있겠다만, 결국 지훈이는 정음이와 세경이를 통해 자신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던 그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을 이해하게되고, 그럼으로서 자신만이 아닌 뒤를 돌아볼 여유까지 생기게 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지훈이 정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학교를 숨기고 싶어하는 서운대생의 비애를, 기합을 받아가면서 책을 팔아야함에도, 그저 직장을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이를 악물고 버터야하는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지훈이 세경을 알지 못했다면, 그저 그가 앞으로 이 시대의 진정한 주류가 되어,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인지, 동정의 차원인지, 아님 이미지 개선 차원인지, 표 의식때문인지, 그들 위주의 체제를 바꾸기 싫어서 그런지, 암튼 실제 세경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급식비 못내는 저소득층 자녀의 목에 급식카드를 걸어주고, 그저 기자들 데리고 가서 선물이나 주면서 그들과 기념촬영하다 오는 것뿐이다.




물론 실제 지훈이같은 잘난 남성들도 연애할 때는 정음이같은 여자애를 만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인지, 아님 본인의 의지에 의해서든지, 결국 결혼할 때는 자기와 비슷한 조건의 여성을 찾더라. 그에 비해서 단지 한날 젊은날 불장난의 상대가 아닌 진심으로 정음을 사랑하여 그녀에게 반지를 들고 청혼까지 할려고했던 이지훈은 정음의 휴대폰에 저장되어있는 X자식이 아니라 정말 멋진 남자인셈이다. 그러나 우리 김피디는 끝까지 이지훈이라는 남자를 멋있게 그리지 못했다. 그저 그는 이 시대에서 최고 불쌍하다는 88만원세대 정음이와 저소득층 세경이를 구제하는 백마탄 왕자님이 아니라, 그저 그녀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얻고, 그녀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어장관리남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지훈은 어느 누구에게도 따뜻한 관심 못받은채, 평생 공부만 하다가, 그 꽃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한채, 사랑의 결실도 이루지 못한채, 자신을 흠모하고 있던 자기네 집 이제 갓 20말 넘긴 고교 중퇴 식모와 저승으로 떠나버렸다. 어쩌면 젊은날에 즐길 수 있는 즐거움 다 버리고, 이 세상이 원하는 대로 살아주고, 미친 척하고 이 피터지는 룰에서 혼자 살아남았더니, 기다리는 건, 이제까지 겪었던 룰보다 더 조여오는, 고차원의 정글이고, 그들이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겪은 외로움과 고통은 보듬어주지 않은 채, 그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이니, 집안환경이니, 외모 등 겉모습으로만 그들을 평가하고 또 마음에 의해 움직이는 사랑이 아닌 외향상 조건만 보고 그와 비슷한 상대만 짝지워주면서, 서운대생,저소득층과는 또다른 계급을 만드려는 우리 주류 사회를 비꼬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고려대 경영학과를 자퇴한 김예슬의 말처럼 G세대도 88만원 세대도 남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던지 간에, 내가 그들의 위로 올라가야 잘 살 수 있다는, 이 시대가 낳은 피해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분의 사다리 맨 끝에 있었던 세경이 그나마 지금 20대들 중에서는 최고 지점에 있는 지훈에게 한 "내가 올라가면 내 밑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아서요" 대사는 가슴깊이 와닿는다. 결국 지금 G세대든, 88만원세대든, 그들 앞에 놓여있는 현실은 내가 이기나, 니가 이기나, 너가 이기면 나는 88만원세대,, 너가 내 밑을 깔아줘야 내가 G세대인셈이다. 그나저나 왜 김병욱 피디는 88만원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인 정음을 차갑기만 한, 서울대 출신 의사선생님 지훈을 따스한 남자로 만든 연인이나, 제일 밑바닥에 있는 세경을 그의 운명으로 만들었는지, 왜 지훈은 그녀들과 있을 때 한층 멋있게 보이고, 그녀들에게 구제받은 캐릭터가 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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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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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3.23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돌양님의 88세대와 연관한 포스팅을 읽을때면 참 서글퍼집니다.
    지훈이의 일생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네요

  2.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0.03.23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세대라고 하는군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3. 2010.03.23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s://tvsline.tistory.com BlogIcon 카라의 꽃말 2010.03.23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세대 처음 듣는 말이에요.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파이팅!

  5. Favicon of https://easygoing39.tistory.com BlogIcon 카타리나^^ 2010.03.23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하이킥보며 궁금했던것이 지훈이 폐쇄공포증? 여튼 그거였어요
    계기가 뭐였는지.....ㅎㅎㅎ

  6. Favicon of http://dreamjoy.tistory.com BlogIcon 호연 2010.03.23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석 쩌네요. 그나마 드라마기에 저렇게 반듯한 사람이 나왔지만 저런 사람만큼이나 삐뚤어진 성공자들도 많으니까 현실은 더욱 눈물을 강요하지요. 근데 G세대라... 지랄맞은 세대라는 뜻인가(퍽)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3.23 2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님의 말씀대로 그럴 수도 있겠네요. 허나 그들도 성장과정만 보면 안타까운 점도 있죠. 무조건 일등만 강조하고, 일등만 하면 다 된다는 식으로 자랐으니까요.

  7. Favicon of https://jhjanna.tistory.com BlogIcon 레이몽 2010.03.23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지훈 캐릭터에 대한 좋은 분석이네요.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캐릭터인데
    마지막에 너무 안스러웠다는...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8. Elie 2010.03.23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글이네요
    뭔가 절실함이 느껴지는..^^;;
    조금 숨좀 돌려가며 쓰셔도 될듯해요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3.23 2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글에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글에 공감을 한다는건 그만큼 살기 어렵다는 증거겠죠ㅠㅠ

      저 역시 글에 숨고르기가 필요할듯해요~

  9.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0.03.23 2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석이 아주 탁월한 것 같습니다.
    일등 독식이 점차 심해졌나 봅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 보다는 덜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든 운동이든 여러 분야에서 일등도 까불지 못하는 견제가 모든 곳에 존재했고 일등도 꼴찌를 배려해야 했었거든요

  10. 스윗리오 2010.03.23 2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하이킥을 통해 사회에 대한 분석까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고3때 반장으로 뽑혔었는데 1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담임샘이 전교1등 반장시켜줘야한다며 투표를 무르고 다시하자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읽다 또 다시 생각 나는군요... 씁쓸..^^

  11. 초롱 2010.03.24 0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지훈캐릭터는 김병욱피디 자신을 투영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엘리트이면서 중산층 이상이고 뭔가 냉소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알고는 있으면서 그대로 행동하지는 못하는 그런 모습을 표현한 거 같아요.
    하이킥에서 지훈의 입장에서 감정을 제대로 소개한 적은 한번도 없었죠. 지훈은 현재의 연인과 운명적 연인에 대한 사랑을 다 간직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지훈의 감정이 표출되는 순간 하이킥은 끝날 수밖에 없었지요. 그 감정이란 것은 당연히 운명적인 인연-세경에 대한 사랑이었구요.
    지훈 캐릭터는 김병욱 피디의 자화상이었기에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12. 엔딩 2010.03.24 0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앙드레 지드 전원 교향악 지훈 과 신부를 대입해보려 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금요일에 지붕킥을 보다가, 중소기업 면접조차도 떨어지던 정음이 취업을 한다고 했을 때, 필자는 어느 직장에 들어갔지하고 순간 궁금해졌다. 요즘 취업이 너무나도 어려운 나머지, 쥐꼬리만한 월급에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실시하는 중소기업에도 한양대, 경희대 등 인서울에서도 그나마 알아주는 대학 출신자들이 이력서를 내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서운대 출신에,보통 취업준비자들이 다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스펙마저 갖추지 않은 채로 취업에 도전한 정음을 받아준 회사는 다름아닌 영어교육 관련 업체였다. 그냥 막연히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을거란 기대에 설레었지만, 막상 가보니 정음에게 주어진 것 한달에 책을 300권 팔아오라는 영업과, 또 너네들의 스펙이 워낙 형편이 없어서 그나마 우리가 너네같은 애들을 받아주는 거라는 모욕적인 말이였다.



그동안 정음이 취업을 못한 건. 언제나 대한민국 고질병으로 지적받아온 학벌지상주의때문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진짜 능력은 보지 않고, 단지 그 사람의 간판은 무엇이냐에서부터 서류전형에서 걸려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음의 큰 문제는 그녀의 학벌이 아니라, 그녀 자신에게 있었다.

그동안 필자는 왜 너돌님은 지세라인이라서 그런지 정음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게 아니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건 단지 시트콤 속 러브라인일 뿐이였다. 난 단지 지붕킥 정음을 통해서, 우리학교에서든, 어디에서든 종종 보아온 그녀들을 본 것 같아서 불편함을 느꼈을 뿐이다. 대학생으로서 제대로 공부할 생각은 안하고, 그저 멋이나 부리고 계획성없는 소비를 일삼으면서, 뻑하면 학교 탓이나 하고 있고, 그저 세상이나 학교일에 무관심한 채 진품인지 가품인지 모르는 명품백을 들고다니면서 남자나 잘 물을 생각이나 하는 한심한 일부 학교 여자들을 보면서 난 너네들과 달라 이런 생각으로 꾹 참아왔지만, 결국 필자도 그냥 그 학교 학생일 뿐이였다.



하지만 난 그래도 나의 창창한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고, 한단계 한단계 나아가고 있다. 지금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서, 잠시 본의아니게 원하지 않는 공부도 하게되었지만, 다 나를 위한 일이기에 괴롭기는 하지만,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았다. 잠시 내가 계속 이 공부를 해야하는지 고민은 하지만, 또 달려야지. 7월중순까지는 말이다.

다행히도 필자는 관광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닌 적도 없고, 적어도 기본 스펙만 갖추면 학벌때문에 서류면접에서는 떨어지는 학교는 아니다. 그 다음이 힘들어서 그렇지. 하지만 버스에 실린 학교 광고에 나온 자신의 자랑스런 얼굴에 아무도 못알아보게 수염을 그리는 정음에게서 학부 초년생 때 필자의 학교를 물어보는 유명 영어 강사에게 나의 대학을 숨기는 필자의 모습을 보았고, 오늘 기껏 들어간 회사가 교재판매라는 일에도 그래도 지금 내가 갈데는 여기밖에 없다면서 아무런 힘든 내색하지 않고 꾹 참으면서 버틴 정음을 보고. 순간 여러가지 만감이 교차하였다. 적어도 필자 선배들과 동기들은 힘들기만 하고 비전도 없는 직장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첫부분에서 엄청난 카드 대금을 보고 좌절하다가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인터넷 쇼핑에 열중하는 그녀가 흔히 말해서 막장에 가까운 직장에서 며칠을 버티는 것보면 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음이 일하게 된 곳보다 훨씬 근무환경이 좋은 곳에 다녀도 불과 며칠만에 그만두는 정말 한심한 여자들도 몇몇 보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학교 커뮤니티에서든지, 어디에서든지 비명문대에 다니는 88만원 세대들이 종종 자신의 학교 탓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었다. 학벌때문에 떨어졌다는 둥. 그리고 처음부터 이런 학교에 다니니까 난 뭘해도 안될거야라면서 무의미하게 살아가고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생들의 학부시절 그들이 쏫아냈던 땀방울은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대학이 좋아서 잘 풀린다고 오해를 하는 것 같다. 그들 다는 아니겠지만, 연대 경영학과에 다니다가 공군에 입대한 필자 동생 동기는 군복무 중에서도 틈틈히 쪼개서 하루 4~6시간 공부한다.  이미 많은 대학생들은 학부시절 하루 몇 시간 동안 취업준비에 할애하고, 그 틈에 알바도 하고 인턴도 했다. 필자 또한 3학년부터 필자가 준비하는 시험 공부를 틈틈히 하는 동시에 자격증 취득에, 다전공까지 병행하느라 며칠을 끙끙 앓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아무리 사회에서 알아주지 않는 대학에 다녀도 명문대생들을 뛰어넘는 각고의 노력끝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다. 오늘 우리학교 커뮤니티에 가니까 대기업 등 좋은 직장에 취직한 선배들의 성공담을 통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힘을 불어주는 게시판이 생겼더나. 오죽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와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없으면 그런 게시판도 생겼을까. 필자도 대학 초년 시절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서 학교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늘 희망없이 살아가는 학우들에게 실망감도 느꼈고, 그래서 학교가 싫어진 것도 있었다. 지금도 스스로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비판하고, 00대 학생들은 뭘해도 안된다면서 스스로를 비하하는 학우들이 이해가 안되지만, 그냥 그들은 언젠가는 깨달을 거라고 믿고. 난 그저 열심히 살아서 나의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훌륭한 선배가 될거다. 다행히 난 지금이라도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찾았고, 비록 지금은 그걸 시작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 블로그를 통해 그꿈을 이뤘으면 한다.


 
아무튼 의지박약에 끈기가 부족하고, 경제적 관념이 제로에 가깝고 그저 멋부리기에만 열중하는 한심한(?) 여대생에 불과했던 정음이 드디어 그녀의 구두를 팔아서 학원비를 마련하고 밤늦도록 공부를 하는 건, 칭찬받을 일인것 같기도 하다만,  이미 대학 초년생부터 취업을 계획적으로 준비했던 학생들은 평소에도 그렇게 살아왔다는거다. 어찌보면 요즘 대학생들에게 밤늦도록 취업공부하는 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닌 것으로 간주될 정도로 요즘 대학생들은 아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도 문제는 번듯한 직장에 취업은 어렵다는거다. 뭐 필자가 너무나도 존경하는 대통령 각하께서는 대기업만 찾지말고 중소기업에 눈을 돌려서 거기에서 경력을 쌓아라, 지방 인문대를 나온 학생은 기술이나 배워라는 선배로서 따뜻한 충고를 아끼지 않으시지만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정음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또 자기 자신에게 당당해지기 위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린 정음이 이번만큼은 부디 그 각오가 오래 가길 빈다. 그리고 비록 현실이 그녀에게 가혹할 지라도 끝까지 굴하지 말고 앞으로 정진하라는거다. 대통령 말씀대로 중소기업 들어가서 거기서 경력 쌓고 대학원다니면서 더 좋은 직장에 옮길 수도 있고, 비록 학벌이 좋지 않더라고 그걸 극복하고 크게 성공한 사람도 더러있다. 비록 과거의 삶이 무계획적, 의지박약이라 그렇게 살아왔던 삶때문에 세상이 그대를 힘들게 할 지라도.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피나는 노력한 자는 웃을 수 있다. 단순히 잠 안자고 공부한다고 지금 당장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 사람은 뭘 해도 성공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지금 조건이 좋지 않다고 우울해하지도 말고,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도 말자. 신체 건강한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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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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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0.01.17 0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돌님이 오래전부터 진지하고 고민해왔던 문제를 드디어 포스팅으로 풀어놓으셨군요. 오늘도 속 깊은 젊은이의 바른 생각에 감탄하며 읽고 갑니다..^^

  2. 2010.01.17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10.01.17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공감되는글을 적어주셨네요^^
    학벌이란게 참...뭔지.... 다시한번 생각케되네요~

  4. 달려라꼴찌 2010.01.17 08: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치과나 병원 경우는 오히려 인력난이랍니다.. ㅠㅜ

    원장이 면접 보는 것이 아니라,
    치과위생사나 간호조무사가 원장들을 면접보고 다닌다는 ㅡ.ㅡ;;;

  5. 둔필승총 2010.01.17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 달려다 꼴찌님 댓글 보고 정보를 얻었네요.
    조카들한테 치위생사 쪽으로....^^
    암튼 너돌양님 파이팅입니다~~

  6. 2010.01.17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朱雀 2010.01.17 0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지한 글 잘 보고 갑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든 문제지요. --;;;
    휴일 잘 보내시길~

  8. Favicon of http://star-in-sky.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0.01.17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시대 젊은이의 초상을 잘 그려주었더군요.
    현실은 언제나 목이 메이도록 슬픈 것이네요. ^^;

  9.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1.17 1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력으로 인정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는 사회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패거리 문화도 슬픈 현실입니다,

  10. Favicon of https://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1.17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간 옷을 입고 있는 처자는 누구인가요.
    참 곱습니다.

  11. Favicon of https://gamjastar.tistory.com BlogIcon 또웃음 2010.01.17 1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노력하면
    꼭 하고 싶은 일을 이룰 거예요. 파이팅입니다. ^^

  12.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0.01.17 1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는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자신에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일에 늘 열정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 알아본답니다.

  13. 그 대통령각하께서 2010.01.17 2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등록금 상한제에 반대한다고 공언을 하셨더군요..등록금을 반액을 만들겠다고 공약해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이 등록금을 반액을 만들기는 커녕 상한제 조차도 반대를 한다고 하는데 그런분을 존경하신다는 말은 반어법입니까 진담입니까..
    뚱딴지 같지만 그곳에서 상한제 반대시위를 하다 끌려간 학부 후배 때문에 마음에 걸리던 차에 존경까지 하신다는 말을 보니 그냥 지나쳐 지지가 않아서요..7월말까지 열심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내년에 좋은 소식 있으셨으면 좋겠네요^^..

  14.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10.01.18 0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실력이 아니라 학벌로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고쳐야할 폐습입니다

  15. Favicon of https://nutmeg.kr BlogIcon 넛메그 2010.01.18 0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일 지붕킥을 못봤는데 이렇게 진지한(?) 에피소드가 있었는 줄은 몰랐네요.
    저도 뭐 같은 대학생입니다만, 너돌님께서 제 블로그에 남겨주신 댓글도 그렇고 이 글도 그렇고 암담한 내용들만 가득해서 참 우울합니다. 이 이야기들을 직접 현실로 겪고 있는 세대라서 그렇기도 하고요. 분명 뭔가 잘못되긴 잘못되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또 나 혼자 고민한다고 해서 문제가 풀릴지 점점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점점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또래 대학생들은 취직을 하려 쌍심지를 켜고 있고...이 글을 보니 대학생들 본인에게도 물론 문제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세상 또한 젊은이들에게 너무 가혹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ㅠ

  16. Favicon of http://sweepingny.tistory.com BlogIcon Pioneer_J 2010.01.18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트랙백 감사합니다.

  17. Favicon of http://phoebescafe.tistory.com BlogIcon Phoebe 2010.01.18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젊은이는 아니지만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아자아자아자!!!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