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올림픽 'G세대'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지난 벤쿠버 올림픽에서 예전 선배들과 달리 당차고,  매사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20대 초반 금메달리스트들에서 비롯된 이 단어는, 한마디로 승자가 모든 걸 다 독식하는 약육강식 사회에서, 학벌, 외모, 직업 모든 면에서 잘나가는 엄마 친구 아들(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에 딱 들어맞는 드라마 캐릭터는 바로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지훈이다. 부유한 집안 환경에, 대한민국 최고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서울대 의대 졸업에, 대한민국 최고 전문직으로 손꼽히는 의사 직업에, 게다가 훈남이기까지한 이지훈은 그야말로 된장녀(?)들이 꿈꾸는 이시대 최고 이상형이다.



서운대에 중소기업 취직도 못하는 주제에(?) 명품만 밝히다가, 결국 집안의 몰락으로 알바를 전전하게 된 정음이나, 부모 잘못만나서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못하고 월 60만원 받고 남의 집 식모로서 근근히 살아가는 세경이나, 부잣집 아들이다만, 공부를 못해서 지천꾸러기가된 준혁이나, 될 것 같지도 않은데 10년째 가수준비란 명목으로 백수로 살아가는 광수나 그런 놈이 뭐가 좋다고 동거까지하는 인나같은 인생을 볼 때, 지훈이같은 분은 감히 그런 애들과 섞일 수도 없고, 섞여서도 안되는 고귀한 태생의 귀족 나으리였다.

하지만, 지훈이가 사랑한 여자는 서운대에 내세울거 외모밖에 없는 전형적인 88만원 세대 정음이였고, 그와 교감이 맞았던 인물은 고교 중퇴 식모 세경이였다. 아마 지훈이의 부모님이나 가족이 알면 까무라칠 일이다.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그런 류의 여자들과 만날 수 있나고,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지훈이와 정음이를 만나는 것보고 할줄아는게 남자꼬시는 것 밖에 없는 된장녀가 남자 하나 잘 물었네라고 비이냥거리기까지한다. 분명 먼저 접근한 쪽은 지훈인데 말이다.



아무튼 정음이 먼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이별선언을 했음에 망정이지, 만약 계속 사귀고 있었다면, 현경이 아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을 거다. 그리고 행여 지훈이 세경을 사랑한다고 했다면, 아마 세경이는 신애와 함께 길거리에 쫓겨났겠지. 그만큼 지훈이는 잘나고 또 잘났다. 겉모습만 보면.

그러나, 필자가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정서적으로 결핍되어보였던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지훈이다. 부잣집 아들에 의사라는 직업까지 갖춘 엘리트가 뭐가 불쌍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트콤은 언제나 황정음, 신세경 위주 스토리 전개였고, 하다못해 나머지 조연들도 각자 자신의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에서도 제일 잘나보이는 지훈에게 초점을 맞춘 에피소드는 필자 기억으로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언제나 지훈은 정음과 세경이가 주축이 된 에피소드에만 주요 배역으로 나올 뿐이였다. 심지어 지훈의 아킬레스건인 폐쇄 공포증이나, 야멸차게 떠난 첫사랑편도 늘 항상 황정음과 함께 스토리를 진행시켰고, 그 목도리관련 에피소드와 이지훈의 과거 모습찾기에는 신세경이 있었다. 결국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지훈 캐릭터는 이시대 여자들이 꿈꾸는 잘난 남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였던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지훈이가 그렇게 잘나가기까지의 과정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정음이와 세경이를 통해 아 이 사람이 이래서 성격이 까칠해졌구나, 이래서 엄마같은 사람이 그리웠구나, 이래서 책만 많이 읽었구나. 이 사람이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지, 한번도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아픔은 겪었는지 어떻게 치열하게 공부해서 서울대 의대까지 갈 수 있었는지에 관한 건 알지 못했다. 그저 그는 겉만 보면 성격이 좀 까칠하고 외곬수인것만 흠인 신으로 불리운 엄친아일뿐 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위 'G세대'라고 불리는 엘리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갔는지,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시련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금메달따고 언론이 공개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아 집안환경이 그닥 좋지않았구나 발목부상으로 은퇴까지 생각했구나. 쇼트트랙 대표팀에 탈락하고 전향해서 7개월만에 금메달을 땄구나 그저 이런 류의 이야기만 접할 뿐이다. 그나마 이것도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지, 메달을 따지못한 선수들의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요즘들어서 금메달도 노메달도 소중하다면서 박수를 치긴치는데, 사람들의 관심은 누군가를 이겨서, 승자가 된 사람들일뿐이다. 금메달 딴 사람이나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하는 사람이나 피나게 노력을 한 것 같은데 말이다. 비록 그들이 흘린 땀의 차이는 있겠다만.

이미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한 G세대와 88만원 세대는 이 승자가 모든 걸 다 독식하는 룰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다못해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반장,부반장이 될 권리마저 성적이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에게만 주어진다.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1등만이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지금의 10대, 20대는 그래서 이들은 이 숨막히는 룰에 살아남아 G세대가 되기 위해서 발버둥친다. 이제 대학교에서 혼자 밥먹는 학생을 찾아보는건 어렵지 않다. 이제 그들에게 선후배 관계니 끈끈한 동료애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대학교다닐 때 얼마나 많은 스펙을 쌓아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그만이다. 결혼식 할 때 하객이 걱정되긴 하다만, 요즘은 돈으로 하객 친구까지 살 수 있다. 그나마 지붕킥 이지훈은 친구들이라도 있었고, 대학교 때 LP판을 돌아다니면서 음악이라도 들을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 대학생들은 겉으로 웃고있어도,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라는 압박에 시달린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신분의 사다리를 한계단 올라가는 것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는 것뿐이다.

결국 이들에게 동기니, 선배니 후배니, 다 그저 넘어트려야할 경쟁상대일뿐이다. 물론 진짜 절친한 친구들이 잘되면 내가 잘된것같이 기뻐하는 경우도 있다만, 일단 내가 잘되야 친구도 있고 후배도 있는거다. 지금같이 모두가 대기업, 공무원, 교사 등 원하는 직업이 한정되어있는 경우에는 특히 심하다. 그런 직장을 가지기 위해서는 내 밑에 누군가가 있어야하는데, 그 사람들을 위해서 양보하면, 결국 내가 비정규직 근로자가 된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최고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거다. 뒤를 돌아볼 틈은 없다. 가끔 나보다 못한 스펙을 가진 애들이 안타깝고, 부모 잘못만나서 고생하면서 사는 동갑내기들이 불쌍하긴 한데, 그저 그 때뿐이다. 그저 그들에게 허락된 건 어떻게하면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서 좋은 직장을 가지고, 어떻게하면 일등 신랑감, 신붓감이 되나 그뿐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또 알지도 못한다. 그저 이시대의 낙오자이고, 불쌍한 애들뿐인거다.

지훈이는 정음이를 통해,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의 설움과, 그들의 취업난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갖췄지만, 자기 중심적 사고에 까칠한 성격까지 갖춘 전형적인 G세대 지훈이 사람다워진건, 지훈이와는 정반대의 인물 정음이를 만나고 나면서부터이다. 물론 지훈이와 같은 G세대가 보면 정말 반듯하게 살아온 인물이 아직 약지못해서 왠 시덥지 않은 여자애를 만나서, 똑같이 한심하게 흘려간다고 혀를 끌끌 찰 수도 있겠다만, 결국 지훈이는 정음이와 세경이를 통해 자신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았던 그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을 이해하게되고, 그럼으로서 자신만이 아닌 뒤를 돌아볼 여유까지 생기게 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만약 지훈이 정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학교를 숨기고 싶어하는 서운대생의 비애를, 기합을 받아가면서 책을 팔아야함에도, 그저 직장을 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이를 악물고 버터야하는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지훈이 세경을 알지 못했다면, 그저 그가 앞으로 이 시대의 진정한 주류가 되어,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인지, 동정의 차원인지, 아님 이미지 개선 차원인지, 표 의식때문인지, 그들 위주의 체제를 바꾸기 싫어서 그런지, 암튼 실제 세경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급식비 못내는 저소득층 자녀의 목에 급식카드를 걸어주고, 그저 기자들 데리고 가서 선물이나 주면서 그들과 기념촬영하다 오는 것뿐이다.




물론 실제 지훈이같은 잘난 남성들도 연애할 때는 정음이같은 여자애를 만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인지, 아님 본인의 의지에 의해서든지, 결국 결혼할 때는 자기와 비슷한 조건의 여성을 찾더라. 그에 비해서 단지 한날 젊은날 불장난의 상대가 아닌 진심으로 정음을 사랑하여 그녀에게 반지를 들고 청혼까지 할려고했던 이지훈은 정음의 휴대폰에 저장되어있는 X자식이 아니라 정말 멋진 남자인셈이다. 그러나 우리 김피디는 끝까지 이지훈이라는 남자를 멋있게 그리지 못했다. 그저 그는 이 시대에서 최고 불쌍하다는 88만원세대 정음이와 저소득층 세경이를 구제하는 백마탄 왕자님이 아니라, 그저 그녀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얻고, 그녀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어장관리남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지훈은 어느 누구에게도 따뜻한 관심 못받은채, 평생 공부만 하다가, 그 꽃을 제대로 피우지도 못한채, 사랑의 결실도 이루지 못한채, 자신을 흠모하고 있던 자기네 집 이제 갓 20말 넘긴 고교 중퇴 식모와 저승으로 떠나버렸다. 어쩌면 젊은날에 즐길 수 있는 즐거움 다 버리고, 이 세상이 원하는 대로 살아주고, 미친 척하고 이 피터지는 룰에서 혼자 살아남았더니, 기다리는 건, 이제까지 겪었던 룰보다 더 조여오는, 고차원의 정글이고, 그들이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겪은 외로움과 고통은 보듬어주지 않은 채, 그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이니, 집안환경이니, 외모 등 겉모습으로만 그들을 평가하고 또 마음에 의해 움직이는 사랑이 아닌 외향상 조건만 보고 그와 비슷한 상대만 짝지워주면서, 서운대생,저소득층과는 또다른 계급을 만드려는 우리 주류 사회를 비꼬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고려대 경영학과를 자퇴한 김예슬의 말처럼 G세대도 88만원 세대도 남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던지 간에, 내가 그들의 위로 올라가야 잘 살 수 있다는, 이 시대가 낳은 피해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분의 사다리 맨 끝에 있었던 세경이 그나마 지금 20대들 중에서는 최고 지점에 있는 지훈에게 한 "내가 올라가면 내 밑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아서요" 대사는 가슴깊이 와닿는다. 결국 지금 G세대든, 88만원세대든, 그들 앞에 놓여있는 현실은 내가 이기나, 니가 이기나, 너가 이기면 나는 88만원세대,, 너가 내 밑을 깔아줘야 내가 G세대인셈이다. 그나저나 왜 김병욱 피디는 88만원세대의 대표적인 인물인 정음을 차갑기만 한, 서울대 출신 의사선생님 지훈을 따스한 남자로 만든 연인이나, 제일 밑바닥에 있는 세경을 그의 운명으로 만들었는지, 왜 지훈은 그녀들과 있을 때 한층 멋있게 보이고, 그녀들에게 구제받은 캐릭터가 되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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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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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3.23 08: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돌양님의 88세대와 연관한 포스팅을 읽을때면 참 서글퍼집니다.
    지훈이의 일생이 더 애잔하게 느껴지네요

  2.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0.03.23 0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세대라고 하는군요...
    좋은글 잘봤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3. 2010.03.23 0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s://tvsline.tistory.com BlogIcon 카라의 꽃말 2010.03.23 0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세대 처음 듣는 말이에요.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파이팅!

  5. Favicon of https://easygoing39.tistory.com BlogIcon 카타리나^^ 2010.03.23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하이킥보며 궁금했던것이 지훈이 폐쇄공포증? 여튼 그거였어요
    계기가 뭐였는지.....ㅎㅎㅎ

  6. Favicon of http://dreamjoy.tistory.com BlogIcon 호연 2010.03.23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석 쩌네요. 그나마 드라마기에 저렇게 반듯한 사람이 나왔지만 저런 사람만큼이나 삐뚤어진 성공자들도 많으니까 현실은 더욱 눈물을 강요하지요. 근데 G세대라... 지랄맞은 세대라는 뜻인가(퍽)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3.23 2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님의 말씀대로 그럴 수도 있겠네요. 허나 그들도 성장과정만 보면 안타까운 점도 있죠. 무조건 일등만 강조하고, 일등만 하면 다 된다는 식으로 자랐으니까요.

  7. Favicon of https://jhjanna.tistory.com BlogIcon 레이몽 2010.03.23 14: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지훈 캐릭터에 대한 좋은 분석이네요.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캐릭터인데
    마지막에 너무 안스러웠다는...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8. Elie 2010.03.23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글이네요
    뭔가 절실함이 느껴지는..^^;;
    조금 숨좀 돌려가며 쓰셔도 될듯해요
    잘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neodol.tistory.com BlogIcon 너돌양 2010.03.23 2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글에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런 글에 공감을 한다는건 그만큼 살기 어렵다는 증거겠죠ㅠㅠ

      저 역시 글에 숨고르기가 필요할듯해요~

  9.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0.03.23 2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분석이 아주 탁월한 것 같습니다.
    일등 독식이 점차 심해졌나 봅니다.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 보다는 덜했던 것 같습니다.
    공부든 운동이든 여러 분야에서 일등도 까불지 못하는 견제가 모든 곳에 존재했고 일등도 꼴찌를 배려해야 했었거든요

  10. 스윗리오 2010.03.23 23: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가는 글이네요~
    하이킥을 통해 사회에 대한 분석까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고3때 반장으로 뽑혔었는데 1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담임샘이 전교1등 반장시켜줘야한다며 투표를 무르고 다시하자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글을 읽다 또 다시 생각 나는군요... 씁쓸..^^

  11. 초롱 2010.03.24 0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지훈캐릭터는 김병욱피디 자신을 투영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엘리트이면서 중산층 이상이고 뭔가 냉소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알고는 있으면서 그대로 행동하지는 못하는 그런 모습을 표현한 거 같아요.
    하이킥에서 지훈의 입장에서 감정을 제대로 소개한 적은 한번도 없었죠. 지훈은 현재의 연인과 운명적 연인에 대한 사랑을 다 간직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지훈의 감정이 표출되는 순간 하이킥은 끝날 수밖에 없었지요. 그 감정이란 것은 당연히 운명적인 인연-세경에 대한 사랑이었구요.
    지훈 캐릭터는 김병욱 피디의 자화상이었기에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12. 엔딩 2010.03.24 0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앙드레 지드 전원 교향악 지훈 과 신부를 대입해보려 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다행입니다. 사실 그녀가 제일 걱정되었는데 저의 예상과는 달리 너무 꿋꿋해서요. 그리고 가장 미워해야할 사람인 정음에게도 예전보다 더 살갑게 말을 재미있게 붙이고 그녀 먹으라고 맛있는 간식도 만들고요. 하지만 아마 그녀도 제가 몇 년 동안 해왔던 것처럼, 자기 직전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겠죠. 처음에 남의 집 가정부 생활할 때와, 이유없이 보사마님한테 구박을 받을 때보다도요.



제가 지세를 응원한 건 단지 그녀가 사랑하는 모습이 저와 닮았기 때문이죠. 전 그 모습빼고는 아무것도 그녀와 공통분모를 찾을 수가 없어요. 오히려 남들이 보는 저의 겉모습만 말하고자한다면 정음이가 저랑 비슷하다고 하겠죠. 그러나 어찌보면 보통 여자들은 가장 아름답게 사랑할 시기에, 짝사랑에 대한 아픔과 그에 대한 실연으로 지금까지도 아니 앞으로도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놓고 살 것 같은지라, 그저 어떤 한 남자에게 가슴앓이하는 그녀의 측은한 모습에서, 다소 시니컬하고 맺고 끊음이 강한 저를 보았기 때문이죠.



어쩌면 저를 이토록 염세주의적이고, 남자보는 눈이 하늘로 찌르게 한 것도 다 그 남자때문일지도 모르죠. 일년동안 혼자 가슴앓이하고, 어렵게 그 남자에게 고백했지만 보기 좋게 차이고, 몇 달 뒤 그가 저보다 훨씬 예쁜 여자랑 정답게 다니는 모습을 보고 전 그 때부터 서울대,연고대 출신에 금융권에 다니는 남자가 아니면 상대도 안한다고 주위에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사실 속으로는 그런 남자를 만날 거라고 상상도 안했습니다. 그저 단지 같은 대학 남자에게 비참하게 차였다는 슬픔을 다소 높은 이상으로 극복하고 싶었을 뿐이였죠. 제 옆에서 제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아왔던 제 친구들은 그런 제 마음속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어쩔때는 그 말도 안되는 높은 이상형을 핑계로, 어떤 한 남자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닫는데 냉정한 저에게 꾸짖기도하였죠.



그동안 제 외형도 많이 바꿨군요. 그 이전부터 쭉 해왔지만,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후 더욱 운동에 전념하여 살을 10kg가까이 뺐네요,(다시 점점 그 전 상태로 회귀되고 있지만 ㅡㅡ;) 그리고 의도한 바는 아니였지만, 눈에 줄이 생기기도 했구요. 덕분에 굵은 다리라고 입지도 못했던 치마도 많이 입게 되었고, 2학년때까지는 민낯으로 다니던 제가, 한시간 이상 공을 들여 화장까지 하고 다녔구요. 부끄럽지만(?) 백화점도 참 많이 들락나락거렸네요. 덕분에 제 카드값은 ㅡㅡ;;



생각해보니, 그 남자에게 차이기 직후에 세경이를 사랑하는 준혁이같은 어떤 남자에게 대쉬도 받았네요. 그 이후에도 그런 일들은 있어왔구요. 뭐 남들이 뭐라고하든지 저는 공부를 해야한다면서, 그런 순간들을 유유히 잘 피해왔습니다. 앞으로도 향후 제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그렇게 잘 버텨올거구요. 웬지 지금 방영되고 있는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들에 나오는 언니들이 제 10년 뒤 모습이 될 거 같아, 예사롭지는 않네요.

전 세경이는 지금 당장은 아니고, 준혁이와 이어졌으면 바라요. 지금 힘들다고 준혁이를 덥석 받아들이면, 결국 둘다 슬퍼요. 그건 제가 어릴 때(?) 경험해봐서 잘 알아요.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막 다친 상처를 어느 누군가에게 치유받을려고 하는거, 그 어느 누군가에는 몹쓸 짓이네요. 지금 세경씨가 해야할 일은 죽도록 공부하는거에요. 그게 짝사랑의 아픔을 극복하는 최고의 방법이네요. 그래서 더욱더 공부에 전념하고, 예전보다 밝게 웃는 세경씨가 참 대견해요. 하지만, 전 당신의 미소에서 예전보다 더 짙은 슬픔이 보이네요. 생각해보니, 저도 그동안 실없이 웃고 떠들고 그렇게 살아왔네요. 문제는 거기서 더 깊게 들어가려면 알아서 차단을 했으니까 거기서 트러블도 발생했지만요ㅡㅡ;



하지만 세경이는 준혁이와 잘되길 바라면서도, 정작 전 준혁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거. 앞으로도 제가 준혁이를 받아들이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인연이란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긴 하지만요.


제가 요즘 이웃분들 방문하기가 어렵네요^^ 죄송합니다. 못다한 이웃분들 주말에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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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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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killerich.com BlogIcon killerich 2010.01.29 06: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있으면..속터지고..안타깝죠^^;;
    너돌양님~ 오늘도 행복하세요^^

  2.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2010.01.29 0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진솔한 글을 공개적으로 쓸 수 있다니... 용기가 참 부러워요.
    그저 아름다운 내면의 고백일 뿐인데... 악플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은데요^^
    오늘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요~

  3. 옥이 2010.01.29 0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슬픔을 감추기위한 밝은 모습이 더욱 애처로워보이지요...
    너돌양님도 행복한 금요일 보내세요~

  4.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0.01.29 0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중에 한참 되에 세경이 같은 며느리를....ㅋㅋ

  5.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10.01.29 08: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돌양님 개인적인 얘기 고백해주셨네요...
    드문드문이지만 어떤 마음인지 이해 되요..
    늘 힘내요. 홧팅!

  6. Favicon of https://zazak.tistory.com BlogIcon 朱雀 2010.01.29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 지난번에 말씀하신 게 이일이었군요.
    세경이의 말처럼 지나면 모두 추억이 되리라 믿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길~^^

  7. 카타리나 2010.01.29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일부러 그리 밝게 행동하는 세경이 참 어색했더라는...(아! 나쁜듯은 아닙니다)
    얼른 털고 이번엔 정말 어색하지 않은 웃음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답니다

    하지만...어제 그 셀카는 좀 저는...너무 안 어울리는거 같았다는 ㅡㅡ;;

  8. Favicon of https://bluesoccer.net BlogIcon 나이스블루 2010.01.29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로서도 요즘에 지붕킥을 보면서 세경이가 슬픕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9. Favicon of https://myappfactory.tistory.com BlogIcon My App Factory 2010.01.29 1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마음 정리하며 사진찍는 세경이 나오기 전까지는 저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었습니다. 준혁이 자신을 좋아한다는걸 알고 있는 세경이기에 자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을 준혁을 위해 일부러 밝은 모습 꾸미는게 아닐까하고.. 저는 두사람이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

  10. 달려라꼴찌 2010.01.29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둘이 잘 이겨낼 것 같은데요? ^^

  11. 2010.01.29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2010.01.29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3.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0.01.29 2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경이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너돌님 화이팅!!

  14. Favicon of http://star-in-sky.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0.01.30 1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럴 때일수록 자기 컨트롤이 피요한 법이지요.
    자기 자신보다 소중한 건 없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