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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닥터 스트레인지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구원할 마블의 새 히어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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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하여, 레이첼 맥아담스, 틸다 스윈튼, 매즈 미켈슨, 치웨텔 에지오프 등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을 자랑한다. <어벤져스>에서나 볼 수 있던 특급 캐스팅인 것이다. 


그런데 마블 역사상 최강 히어로만 모인 <어벤져스>도 시즌1만 해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을 제외하곤 톱배우 출연에 연연하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의 인지도 보다도 향후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히어로 역을 맡을 적임자를 선발해온 마블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햄스워스, 마크 러팔로 등을 할리우드 톱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마블의 인기 상승과 함께, 출연 배우들도 함께 동반 성장하는 상생체계 였다. 




그런데 마블 스튜디오가 새롭게 런칭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이미 영국 BBC 드라마 <셜록> 시리즈로 미국에서도 스타로 자리매김한 유명 배우다. <셜록>의 성공 이후, <호빗> 3부작,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통해 히어로 역사상 역대급 능력치를 가진 영웅으로 우뚝선다. 


<셜록>으로 연기력, 스타성을 모두 인정받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은 만큼, <닥터 스트레인지>는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보다, 그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라는 배우에 더 주목하게 한다. 컴버배치가 열연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셜록보다 능력치는 더 높지만, 어딘가 허술해보이고, 유머스럽고 그래서 더 인간적이다. 셜록과 비슷해보이면서도, 또 다른 닥터 스트레인지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히어로 영화다. 여기에 시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를 십분 활용해 시공간을 왜곡해 새로운 차원을 보여주는 화려한 시각효과가 보는 눈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와 압도적인 비주얼에 기댄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다년간의 수련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시공간의 초월은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의 부녀 상봉 혹은 <인셉션> 속의 꿈에서 세밀하게 다뤄진 바 있고, “도르마무, 거래를 하려왔다.”로 회자되고 있는 타임루프는 <사랑의 블랙홀>,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과 같은 영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로 대변되는 묵직하고도 깊은 맛을 내는 대신, 통통튀는 캐릭터와 첨단 영상기술을 대거 활용한 화려한 비주얼을 앞세우는 마블 영화는 언제나 그렇듯이, 평균 이상의 재미를 보장한다. 초능력을 이용한 시공간의 초월이 나온다고, <인셉션>, <인터스텔라>처럼 공부하는 마음으로 경건히 영화를 보거나, 미리 머리를 쥐어짜낼 준비를 할 필요도 없다.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하는 영적 능력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마법을 보는 것 같고, 죽음과 죽음 이후에 대해서 논하는 잠깐 진지한 대사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결국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에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변신을 극대화 시키는 극적 요소로만 활용된다. 


기존의 마블 히어로를 뛰어 넘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새로운 히어로가 출연하지만, 그 역시 다가오는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를 위한 거대한 떡밥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찜찜함을 감출 수 없지만, 그래도 티켓값은 확실히 하는 재미는 있다. 




그런데 독한 수련을 통해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왜곡시킬 수 있는 영웅의 판타지보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기운을 모을 수 있다면서 온 국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은 현실이 SF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그래도 닥터 스트레인지는 자신이 어렵게 터득한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바로잡는데 앞장섰지만, 확실히 증명도 되지 않은 ‘영적능력’으로 온 나라를 현혹시킨 무너진 현실은 누가 구원할 수 있을까. 그들의 말마따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의 기운이 혼탁한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을까. 세상은 판타지가 아니라, 무너진 것을 바로 잡으려는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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