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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파파라치 공항패션보다 빛나는 평범한 김제동과 무도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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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답지 않게 큰 웃음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이제 무한도전은 마냥 웃기기만 하는 예능에서 일반 대중들은 소홀히 하는 문화적 요소들을 절묘하게 보여주려고 애쓰는 듯합니다.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한여름밤의 꿈'을 코믹스러운 연극으로 선보이더니, 유명 영화 속의 영화 장면, 그리고 조선시대 왕을 울리고 웃기던 광대들의 전통문화와 현대 무용수의 유연성을 이용한 한글 사랑까지. 게다가 다음주는 유명 cf제작진과 손을 잡고 한국을 홍보하는 영상물을 찍는 예고편이 방영되어 시청자들을 벌써부터 들뜨게합니다. 어떻게보면 예능답지 못하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을 도전슈퍼달력모델이지만, 가뜩이나 다양한 문화 경험을 쌓지 못하는 대한민국 젊은이와 청소년에게 tv가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한 재미를 잠시나마 맛보게 한다는 취지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달력모델 찍으면서 한동안 뜸했던 무한도전만의 풍자와 뒤틀리기도 엿볼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반가웠습니다.


11월달 달력모델 컨셉은 파파라치였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달력 촬영 중에 모델에서 탈락한 길,노홍철, 정형돈이 대기실에 무작정 들이닥치면서, 시종일관 강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연예인의 사소한 행동도 꼬투리잡고 과장해서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뽑는 상황이 잠시 연출되기도 하였구요. 늘 만날 억지스러운 폄하 기사에 신경이 곤두서있는 무한도전 시청자로서는 너무나도 통쾌한 장면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금도 그 일을 자행하는 당사자들은 과도한 기자 설정이라면서 불쾌감을 표시했지만요. 어찌되었거나 호되게 파파라치를 경험한 이후, 유재석은 집근처에서 자연스럽게 개를 만지고 노는 톱스타, 박명수는 공항에서 아우라는 뽐내는 한류스타, 정준하는 유명 명품 의류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패셔니스타, 하하는 늘씬한 미녀와 함께 자유롭게 클럽에서 밤을 노내는 스타를 연출하였습니다. 이번 사진의 관건은 얼마나 자연스럽고 톱스타다운 아우라와 자신감을 드러내는 가였죠. 그야말로 동네 슈퍼 가는데도 신부 화장 혹은 선글라스 하나 껴주고 명품 가방 하나 들어서 한 손은 스타벅스(혹은 커피빈)컵, 한 손은 스타못지 않게 잘꾸며놓은 개 하나 끌고 가야하고, 공항가는데도 탑스타다운 아우라를 뽑아내기 위해 아침부터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과 입을 옷까지 걱정해야하고, 심지어 군대 훈련소에서 찍은 단체 사진에서도 빡빡머리를 하고 있어도 스타의 면모를 풍기기 위해 고심해야하는 연예인들의 삶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파파라치 사진은 할리우드,홍콩 스타들의 전유물인줄 알았습니다. 늘 일거수 일투족 감시당하는 그네들의 삶을 보면서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참으로 편하게 사는구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유명 연예인들의 비밀 연애 장면이 한 언론사에 의해서 계속 포착이 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어떤 연예인이 공항에서 갈 때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었고, 그들이 고급 커피숍에서 커피마시는 장면, 그들이 자주 찾아가는 강남 청담동의 명품 샵 등이 매일같이 인터넷 상에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 말이 많은 매체이긴 하지만, 이제 파파라치도 단순히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가 아니라 한 연예인의 패션감감과 라이프 스타일까지 엿볼 수 있고, 또 감각이 좋은 스타를 띄워줄 수 있는 어엿 준 공식매체로까지 인정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적어도 외모와 패션에 있어서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보다 우월해야하는 면은 있겠죠. 매년 영화제가 시작되면 그들이 배우로서 어떤 역량과 연기를 선보였나보다 얼마나 우아하고 패셔너블한 드레스를 입었나로 베스트,워스트를 구분하는 터라 이제는 연기말고도 드레스 선택도 심혈을 기울어야하는 분들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제 공식적인 행사뿐만 아니라도 계속 그들을 예의주시하는 카메라덕분에 어디가나 굴욕이라는 소리를 받지 않도록 늘 입는 옷과 표정 하나에 신경을 써야하는 삶이 마냥 행복해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명품으로 칭칭감은 그네들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건, 아 역시 연예인은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고있다는 어찌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는 이질감과 자칫 잘못하면 열폭만 느껴질 뿐이죠.



네, 대중의 관심과 남들보다 잘난 외모 하나로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손에 쥐었기 때문에 그만한 고통은 감수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배우로서 자질보다 외모와 패션, 그리고 언론의 도움으로 스타텀에 오른 스타들이 차고 넘치는게 한국 연예인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이런 식이라도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을 바랄 수도 있겠고, 그래서 유재석이 개와 함께 한 어색한 파파라치 사진 속 처럼 의도적으로 찍인 설정샷도 간간히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예인을 진심으로 빛내주는 건, 어디가나 자체발광하는 스타로서의 풍모와 옷이 아니라 대중들을 향한 진심과 인간다운 소탈한 매력, 그리고 연예인으로서의 끼와 재능일 뿐입니다. 물론 대중들의 우상과 롤모델답게 공식석상에는 그에 맞는 옷을 잘 차려입고 레드카펫에 오르면 화려하게 꾸밀 줄도 알아야합니다. 그러나 파파라치과 일부 남성들의 눈을 사로잡는 과감한 노출 드레스보다 레드카펫에서 아름답지 않아도 명연기로 이름을 떨친 여배우가 대중들의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보일 뿐입니다.

해외에서 알아주는 한류스타도 아니고 파파라치 설정샷이 너무나도 어색한 외향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제동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파파라치, 공항패션 단골인 화려한 패셔니스타들보다 대중들에게 더 많은 환호와 갈채를 받는 것도 그동안 무한도전 및 수많은 예능에서 보여준 열정과 진심때문입니다. 지금도 수없이 올라오는 연예인들의 잘 차려입은 공항 패션에 들인 명품 의상을 부러워하면서도 비록 그들과 똑같은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동네에서 대놓고 평범한 아저씨 의상을 입고 다니면서, 동네분들과 팬들에게 정답게 대해줄 수 있는 김제동과 유재석에게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호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연예인이란 일반인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대리 만족해 줄 수 있는 워너비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대중과 함께 호흡을 하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중의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공항과 레드카펫에서 최고급 명품을 휘두른다고해도 그저 관심받고 싶어 안달난 허세로만 비쳐질 뿐이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너무나도 연예인분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과잉 관심을 보이는 일부 기자님들이 이런 웃지못할 연예인들의 시도때도없는 명품 의상뽐내기, 어디가나 스타인 척 허세부리기를 은근슬쩍 조장한게 아닐까 싶네요.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무한도전 제작진과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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