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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해를 품은 달 한가인 처절한 고문에도 예쁜 탑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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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여주인공 '월' 고문신을 넣은 것은, 여주인공 오라를 틀면서 화제도 모을 겸 현재 연기력 논란으로 온갖 포화를 다 맞고 있는 한가인에 대한 비난을 좀 면해보자고 하는 <해를 품은 달> 제작진들의 여러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이는 듯 해요. 일단 첫 회에서부터 장영남의 실감난 고문 연기로 눈길을 끈 <해를 품은 달>인터라 시청률 40%를 육박하고 있다고하나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드라마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자함이 가장 클 것이구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가인 고문 신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질질 끌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어요. 막 대할 수 없는 소위 '탑 여배우'가 몸 사라지 않고, 대역도 안쓰고 맞았던 그 자체로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야하는게 맞을 것 같은데 막상 결과물을 보니 굳이 왜 찍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만 들더군요. 

 

 




늘 최상의 미모를 유지해야한다는 '탑여배우'이기 때문에 얼굴은 고사하고 대역도 안쓰고 고문씬을 촬영하는거, 그리고 얼굴 밑으로 모두 피범벅되고, 빰에는 핏방울이 약간 튀기는 정도의 장면을 찍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판타지를 불러 일으켜야하는 미모의 여신이 얼굴에 실감나게 피갑칠을 하고 있는 것도, 시청자로서 오히려 큰 곤욕이 될 수도 있기도 하구요. 또한 일제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21C 댄디보이식 상고머리를 고수한 모 톱배우도 있는 판국에  나름 피범벅이 되어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고 열연한 한가인만 꾸짖을 수도 없구요. 


만약에 실감나는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한석규와 신하균을 접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해를 품은 달>에서 온 몸을 다해 고문연기를 한 장영남이 없었더라면 심각한 고문을 당해도 얼굴은 멀쩡하다고 볼맨소리 듣는 일은 없었을 것 같기도 해요. 이미 그들을 통해 연기의 참 맛과 여배우라고해도 몸 사라지 않은 열연이 무엇인지 절실히 느꼈기 때문에 똑같이 고문 연기를 하는 한가인을 보는 눈이 더 엄격해진 부분도 없지 않아요.  

 




허나 모진 고문을 당해 보통 사람같으면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한 힘겨운 상황에서도 화장품 광고 찍는 것처럼 청초하고 당당한 한가인을 보고 '안타깝다'는 마음보다 '예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나름 대역도 안쓰고 힘든 매맞는 장면도 기꺼이 촬영하는 한가인에게는 심히 미안한 말이지만, 어제 방영한 고문 연기를 보면 흡사 <개그콘서트> '최종병기 그녀' 에서 "나 탑 여배우에요. 이런거 못~해." 까지 연상케합니다. 





비록 무릎은 피범벅이 되도 괜찮으나, 얼굴만큼은 막 세수한 것처럼 뽀사시한 미모를 고수해야하는 탑 여배우. 그래요. 한가인은 무엇보다도 얼굴이 생명이고, 미모로 먹고사는 여배우니까요. 허나 자신이 '탑 여배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기어이 힘겨운 고문 씬에 응한 것은 결코 아니잖아요. 사소한 장면도 '탑여배우'라면서 못하는 <개그콘서트-최종병기의 그녀> 김희원과는 달리 한가인 본인은 힘든 상황에서도 눈 부릅뜨고 온 몸을 내던지면서 촬영한 고문신이 정작 그걸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또다시 한가인의 연기력과 연기 열정에 강한 회의감만 불러일으키고 있을 뿐이죠.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억울하게 훤과 중전의 합방실패 책임을 지고 연악한 여인네 몸으로 피까지 흘리는 갖은 고문을 당하고, 옥살이를 해야하는 '월'에게 도통 안타깝거나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거에요.오히려 옥에 갇힌 월을 보고 안절부절 못하는 훤과 양명군 이 두남자의 애타는 감정이 시청자들을 간신히 울리고 있고, 어떻게든 월을 살려주기 위해 대왕대비마마를 상대로 협박하는 장녹영 무녀 전미선과 용호상박 김영애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이 13회 최고의 명 장면이라면서 더 큰 호응도를 얻고 있는 불편한 현실만 이어지고 있지요. 


도대체 언제까지 매번 <해를 품은 달>을 볼 때마다 한가인의 연기력을 걸고 넘어지면서 딴죽을 걸어야만 할까요. 앞으로는 저를 포함, 한가인의 연기력을 질타하는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미안해하고 칭찬할 정도로 명 연기를 펼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녀는 이제 예쁘기만 한 '탑 여배우'가 아니라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는 국민 드라마에서 가장 비천한 신분을 표현해내야하는 '여주인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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