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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혹시나도 아니고, 어쩌면도 아니고, 절대로 그래야하니까."
7년 전 우연히 일어난 사고로 인해 살인자가 되어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된 김주평(이성민 분)의 딸 윤혜(유다인 분). 사람을 죽인 자의 딸이라면서 동네에서도 손가락질 받고 평생 사랑같은 것 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그녀에게 어느날 운명처럼 다가온 그 남자 한재광(연우진 분).
하지만 그 남자는 하필이면 아버지가 7년 전 차로 친 피해자 한재민(권세인 분)의 동생이였고, 분명 재민은 그 여자 윤혜가 자신의 형을 죽인 남자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때문에 접급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기어코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
"아닐거야. 우리 아버지는 절대로 아닐거야." "네 절대 윤혜 아버지는 우리 형을 죽이지 않았을거에요." 혹시나 하는 희망에 부풀러 있는 연인. 언뜻 보면 보기좋은 보통의 연인들뿐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결코 이뤄지기도, 이뤄질 수도 없는 많이 보통이 아닌 연인.
그러다가 재광에게 원래 주인에게 돌려줘야한다면서 재민의 열쇠고리를 건네준 파란 잠바가 불쑥 나타나게되고, 재광은 자신의 형을 죽인 남자가 윤혜 아버지가 아니라 다른 이일 수도 있다는 환상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그간 그 열쇠고리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믿고있는 카페 여주인에게 찾아가게되고, 분명 그녀가 죽은 형의 애인이었고, 그래서 그녀의 전남편인 강목수가 복수심에 형을 죽인 것이라는 확신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기어코 파란 잠바의 강목수의 작업소에서 형 것과 똑같은 열쇠고리.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 그리고 형이 나란히 찍힌 결혼사진을 찾아내고야만 재광. 그리고 경찰에게 체포된 강목수와. 그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소식. 난생 처음으로 다른 연인들처럼 차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는 보통의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설레임에 한껏 부풀어오른 재광과 윤혜.
그러나, 잠시나마 헛된 망상에 들뜬 재광을 비웃듯이, "곧 그 남자는 풀려날 거야." 하면서 기대를 와르르 무너뜨리는 엄마. 그리고 역시나 금세 무혐의로 풀려나오는 강목수.
하지만 재광에게 강목수가 끝내 형을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것보다 더 큰 좌절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죽은 형이 사랑했던 연인은 카페 여주인이 아니라 강목수라는 것. 그리고 강목수와 형이 같이 도망가려던 그날, 윤혜 아버지가 연인과 도망갈 수 있다는 설렘에 부풀린 재광 형을 미처 보지 못하고 차에 치여 숨지게 한 것이었죠.
재광은 강목수에게, 그리고 하늘 나라에 있는 형 재민에게 묻습니다. 왜 남들이 하는 보통의 연애를 해야겠다는 생각 해본 적 없나구요. 하지만 강목수와 죽은 형은 사랑하니까 보고 싶은 것이고, 보고 싶으니까 만난 것. 그뿐입니다. 재광과 윤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만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그들을 가로막을 진실마저 잠시나마 거부하는 것 그뿐입니다.
비명횡사한 형에 이어, 또다시 보통이 되지 못하는 연애에 빠지게된 재광. 이제 형을 죽인 사람은 윤혜 아버지 김주평으로 확실시 되었고, 재광의 어머니 신여사(김미경 분)는 형에게도 그랬듯이 재광의 연애와 연인 그 자체를 죽어도 인정하지 않으실거에요. 그리고 이 세상이 결코 이 연인들을 마냥 평범하게 봐주지 않을 것이구요.
애써 무시하고 윤혜와 함께 보내는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보통 연인처럼 보내고 싶었던 재광. 하지만 하늘은 야속하게도 단 하루라도 평범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짧은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토록 듣고 싶었던 아버지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 대신, 미안하다는 말만 듣고 좌절한 윤혜에게 다가가려는 재광. 하지만 한발자국 뒤에 물러서고야마는 윤혜.
그래요. 도피조차 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지어진 형과 강목수의 축복받지 못한 사랑처럼, 결국 이 두 사람도 잔혹한 운명의 굴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이미 결정되어진 이별의 수순을 밟게되겠죠. 만나서도 안되고, 만나야하지도 않았어야하는 인연. 그래도 단 0.001%라도 주평이 범인이 아니였으면. 그렇지 않다면 제발 이 두 사람이라도 죽은 형이 실패한 사랑의 도피를 성공적으로 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하지만 그래도 끝내 진정한 보통의 연인이 될 수는 없는 연인. 그렇게 이른 봄 찾아온 쓸쓸하고도 가슴 아픈 사랑이기에, 보는 이의 마음 한 편이 시리고도 먹먹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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