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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희생양 길. 더 큰 반전 예고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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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 왕따설'이 터지기 전에도 '왕따'는 상당히 심각한 사회 문제였다. 얼마 전에도 대구의 한 중학생은 같은 학교 급우들의 '집단 따돌림'과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학생의 비참한 죽음에 놀란 어른들은 그 때서야 부라부라 학교 폭력을 막기 위한 대책 수립에 나선다. 하지만 이미 곯을 대로 곯아 터진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이 '언발에 오줌누기 급급한' 일시적인 대책에 해결될 일은 만무하다. 문제의 심각성은 인정하나, 특별한 해결책이 없었던 '집단 따돌림' 문제가 조용히 표류되어 잠시 잊혀질려고 할 때쯤.  '티아라 사태'로 표면 위에 드러난 '왕따설'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자아내었고, 이제 왕따는 그냥 남의 일이라고 가만히 방치해둬서는 안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로 인식되고 있다. 


너도나도 왕따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격분하고 있을 때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5일 방영한 <무한도전-네가 가라 하와이>에서 툭툭 건드린 소재는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각 집단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집단 소외감' 이었다. 


2012년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왕따'는 학교 다니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자칫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종의 '공포'였다. 점점 먹고 살기 위한 서로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내가 아닌 다른 이까지 돌볼 겨를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집단 유지에 도움은 되긴 커녕, 오히려 '민폐'만 주는 구성원은 제발 나가줬으면 하는 '눈엣가시'로 다가온다. 그리고 실제 집단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소외된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혹은 반강제적으로 탈퇴를 유도당하거나, 내쫓김을 당하곤 한다. 


지난 8년이란 긴 세월 동안 제작진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들 간에 굳건한 믿음으로 지탱해오고 있는 <무한도전>이라고 하나, 그 중에 늘 아무탈없이 순탄히 잘 지내왔던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이 인기를 끌고,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여섯 남자 라인업이 완성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그 중에서 가장 팀의 기여도에 미치지 못해 보이는 몇 명 멤버에게 비판을 넘어, 하차를 종용하기까지 이른다. 물론 <무한도전> 시청자 의견 중에 지극히 일부였을 뿐이지만, <무한도전>이 시작하는 날부터 지금까지 모 멤버를 향한 하차 요구는 끊임없이 존재해왔고, 프로그램을 위한 '설정'이었을 뿐이지만, 멤버들 간에도 그 중에서 가장 존재감이 떨어지는 멤버에 대한 '구박'은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무한도전> 멤버인 하하가 공익 근무 요원 입소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그 자리를 대신하던 신화의 전진 또한 공익 근무 요원 입소로 공백이 생긴 그 자리를 리쌍의 길이 메꾸기 시작하면서 <무한도전>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의 화살은 온통 '길'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물론 길이 초반 맹활약과는 다르게 갈수록 <무한도전>의 잘 형성되어 오던 분위기를 깨는 산통 역할을 톡톡히 한 덕에 여러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게된 것은 인정해야한다.


하지만 이미 여섯 남자로 완성된 라인업에 하하가 소집 해제하고 다시 <무한도전>에 돌아온 이후에도 '일곱남자'로 그 자리를 꿰차고 있는 '길'은 <무한도전> 하면 그 때 그 시절 여섯남자로 기억하고 있는 누군가에겐 '굴려박힌 돌'로 보여질 수도 있다. 가뜩이나 원년 멤버도 아닌데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자리만 축내는 것 같은 길은 밉상일 수 밖에 없었고, 예전보단 나아졌다고 하나 그를 향한 비판과 하차요구는 늘 인터넷 상에서 끊이지 않았다. 


<무한도전> 내에서도 길을 탐탐치 않게 여긴 일부 시청자들의 '원망'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을 것이다. 어쩌면 <무한도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길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는 제작진과 멤버들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무한도전>의 미운 오리 새끼로 보여지는 '길'을 위한 <무한도전>이 취한 방식은 '감싸주기' 였다. 


아마 <무한도전>의 길 감싸기가 가장 절정을 이뤘던 시기는 작년 초에 방영하였던 <무한도전 제1회 동계올림픽>의 마지막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눈 덮인 언덕 위를 올라가지 못하는 길을 잡고 기어이 정상에 오르는 유재석의 리더십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으나, 당시 밉상이었던 길을 지나치게 옹호하는 것 아니나는 불편한 의견들도 쏟아지곤 했었다. 


그 이후에 <무한도전>은 무작정 길을 감싸주기보다 재미없고 <무한도전>에 합류한지 3년이 지나도 여전히 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길의 캐릭터를 강하게 내세운다. 아이러니하게도 길이 <무한도전>에서 '핀잔'을 듣는 일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길에게 볼멘 소리를 늘어놓는 네티즌들의 아우성은 자꾸만 줄어들어 간다. 그리고 25일 방영한 <무한도전-네가 가라 하와이>에서는 멤버들의 투표에 의해 탈락했을 당시 길이 느꼈을 '소외감'을 운운하며 그에게 안쓰러운 응원을 보내는 의견이 꽤 늘어났을 정도다. 





정도 차이겠지만, 25일 방영한 <무한도전>에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이지만, 길의 탈락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드러난 '왕따' 혹은 '소외감'. 그리고 다수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다수에 잘 융화되지 못하였던 소수를  '희생양'으로 내쫓는 구조는 가뜩이나 '티아라 사태'로 왕따 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네티즌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소재'로 다가 왔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말로는 뜨거운 형제들이라고 하나, 막상 추격 미션이 벌어지면 '무한 이기주의'로 돌변하는 <무한도전> 멤버들 혹은 브라운관 밖의 시청자들의 허점을 찔러왔던 김태호PD는 '희생양 길'을 통해 눈에 보이는 왕따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자신도 모르게 또다른 왕따를 벌이고 있는 것에 익숙해져있는 우리 사회에 뭔가 큰 반전을 안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까지 한다. 과연 <무한도전>이 다음주 예고편에서 희생양 길을 내세운 것은 무엇일까. 한 걸그룹으로 시작된 왕따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무한도전> 다운 어마어마하고 통쾌한 반전을 기대해봐도 괜찮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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