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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임윤택 사망. 불꽃같은 삶을 살아간 재능 있는 뮤지션과의 가슴 아픈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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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진거라 믿었다. 아니 단독 보도했다는 언론 매체의 완벽한 오보 기사이길 바랐다. 완치율이 희박한 위암 4기였지만, 그래도 수백만 대 일이란 경쟁률을 뚫고 <슈퍼스타K3>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임윤택 이기에, 위암 또한 거뜬히 이겨낼 줄 알았다.


임윤택은 울랄라세션 멤버들과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로, 재능 있는 뮤지션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 예쁜 딸을 낳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가 위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잠시나마 의심하기도 하였다. 심지어 임윤택의 가슴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으며 모진 소리를 늘어놓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정확히 위암 4기였다. 작년 5월 9일 울랄라세션 미니 앨범 쇼케이스에서 했던 임윤택의 표현을 빌리자면, 더 좋아질 것도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 다른 말기 암 환자들처럼 병원 혹은 요양원에서 투병 생활만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2월 11일 33세의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 2011년 <슈퍼스타K3>가 한창 인기리에 방영될 당시, 시청자들은 뒤늦게 임윤택의 위암 투병 소식을 듣고 두 번 놀랐다. 하나는 위암 말기 환자라고 하기엔 상당히 젊은 나이, 그리고 예선 직후 위와 십이지장을 잘라낸 대수술을 받은 위암 4기 환자라고 보기에 무대 위에서 임윤택은 훨훨 날고 있었다. 그가 스스로 투병 생활 중임을 밝히기 전까지는, 그 어느 누구도 그가 아프다는 사실을 직감조차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슈퍼스타K3> 출연 전에도, 울랄라세션은 이미 각종 행사, 공연을 통해 다져진 준비된 그룹이었다. 다만, <슈퍼스타K3>를 통해 뒤늦게 수많은 대중들에게 그들의 뛰어난 실력이 알려진 것뿐이었다. 


댄스면 댄스, R&B면 R&B 등 장르 불문 최고의 공연을 펼치며 여타 오디션 참가자들보다 특출난 기량을 발휘하던 울랄라세션의 우승엔 적수가 없어 보였다. 당시 울랄라세션과 결승 무대에 함께 올라갔던 버스커버스커도 이듬해 발매한 앨범에서 유례없는 대박을 터트린 실력파 그룹이었지만 당시 대중들의 선택은 이미 프로급 실력을 가진 울랄라세션이었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스타로 우뚝 선 울랄라세션은 이제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무엇보다도 임윤택이 기적적으로 완치하여 왕성한 음악적 활동을 통해 오랫동안 대중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룹으로 남길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위암 투병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왕성한 에너지를 보여주었던 임윤택 이기에, 그가 그토록 하고 싶어 하는 음악과 춤의 힘을 빌려 괜찮아진 줄 알았다. 아니 오래오래 그의 노래를 듣고 싶은 팬으로서 하루라도 빨리 그가 괜찮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었다. 





그래서 <슈퍼스타K3>이 끝난 지 몇 달 후, CJ E&M 쪽 방송을 잘 아는 관계자와 대화를 하다가 우연히 울랄라세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진 않았지만 임윤택의 호전을 바라는 글쓴이의 생각과 달리 그 당시 임윤택의 상황은 방송에 알려진 것보다도 심각해 보였다. 울랄라세션의 공연에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구급차가 항상 대기 중에 있다고 하였다. 그야말로 목숨을 내건 무대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무대 위에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내 무대를 택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위암 말기인 그가 정상적인 체력을 가진 이도 버거워하는 음반 준비 및 무대에서 활동하기까지는 보통 사람들보다 몇 배의 정신과 에너지를 요했을 것이다. 남들은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한다는 그 독하다는 항생제를 수도 없이 투여하며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냈을 그의 고통을 생각하니 눈이 질끈 감긴다. 





하지만 눈으로 보여 지는 게 전부인줄 알았던 몇몇 사람들은, 그가 위암 환자임에도 불구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심지어 항암치료 중에도 아이를 가지고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혹시 아픈 것 진짜 맞나면서 가뜩이나 아픈 가슴, 더 모질게 찌르기도 일수였다. 


이제 겨우 30대 초반. 고 김광석은 20대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아쉬움과 쓸쓸함을 노랫말로 표현했지만, 30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한창 나이다. 게다가 임윤택은 이대로 땅에 묻히기에 아까울 정도로 뮤지션으로서, 댄서로서 출중한 재능이 있었고, 평생의 반려자가 되어준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었고, 아직 돌잡이도 하지 못한 딸도 있었다. 


세상을 떠나기 정확히 한 달 전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가오는 딸의 백일을 꼼꼼히 챙기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상을 떠나기 일주일 전<슈퍼스타K3> 연출자였던 김용범PD와 만나던 날에도 울랄라 세션의 무대 아이디어를 논하고,  본인도 아픈 몸임에도 불구, 아픈 환자들을 위해서 노래 봉사까지 하면서, 또 다가오는 3월에는 백혈병 환우들을 위한 특별 공연을 계획하면서 그렇게 삶의 의지를 강하게 불태웠던 그였다. 







모두다 임윤택이 질긴 병에서 박차고 거뜬히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왔지만, 하늘은 끝내 임윤택과 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소생의 기적을 주시지 않으셨다. 


지난 <슈퍼스타K3> 생방송 미션 당시, 울랄라세션은 이승철의 ‘서쪽하늘’을 선곡하여 눈길을 끌었다. 노래 가삿말 자체도 슬프긴 하지만, 임윤택과 마찬가지로 위암을 앓고 있던 고 장진영 주연 영화 <청연>의 OST였기 때문에 더욱 구슬프게 들리곤 하였다. 


“사랑하는 날. 떠나가는 날. 하늘도 슬퍼서 울어준 날, 빗속에 떠날 나였음을 넌 알고 있는 듯이....(서쪽하늘 가사 중)”


장진영과 달리, 임윤택은 열심히 오래오래 우리 곁에 살아주길 기원했건만...이제 그는 고 장진영과 더불어 ‘서쪽하늘’을 애잔하게 하는 이름이 되었다. 임윤택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떠나가는 그를 하늘도 슬퍼서 울어준 날, 미처 눈 속에 떠날 이였음을 알지 못했기에 더욱 비통하고 슬픈 겨울날.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긍정의 힘으로 진정한 기적과 희망을 선사하며, 잠시나마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고 임윤택. 천상 가수 임윤택 덕분에 행복했던 2011년 늦가을 찬란했던 금요일 밤들과 그가 남긴 주옥같은 노래들을 떠올리며,  서쪽하늘에서는 아프지 않고 그가 정말로 좋아하고, 생애 마지막까지 활활 불태우고자했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펼치길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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