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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셰임 마이클 패스벤더의 파격에 숨겨진 공허한 슬픈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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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성공한 뉴요커로 살고 있는 브랜든(마이클 패스벤더 분)의 머릿속엔 온통 여자와의 관계뿐이다. 그는 틈만 나면 전화로 여자를 부르고, 매일 아침 자위를 하고, 밤에는 어김없이 노트북으로 은밀한 동영상을 습관적으로 본다. 매력적인 외모에 완벽한 매너까지 갖춘 브랜든의 유혹을 거절하는 여자는 없다. 하지만 브랜든은 누군가와 오랜 끈끈한 관계를 맺기보다 남자로서 주체할 수 없는 욕망 해결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관계 이후에는 언제나 텅 빈 공허함만 남는다. 


결혼과 가족이란 관습에 얽매이길 거부하고, 즐기기 위한 하룻밤에 익숙한 브랜든 에게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난 여동생 씨씨(캐리 멀리건 분)의 존재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진지한 만남보다 원 나잇에 익숙한 브랜든과 달리 씨씨는 끊임없이 사랑에 집착하고, 상처받는다. 유부남인 회사 상사를 데리고 씨씨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목전에서 상사와 씨씨의 밀애를 속수무책 구경할 수밖에 없었던 브랜든은 끝내 씨씨 에게 화를 내고, 브랜든을 향한 씨씨의 집착은 더더욱 커져만 간다. 





마이클 패스벤더에게 베니스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준 천재 감독 스티브 맥퀸의 영화 <셰임>의 배경은 세계 경제, 문화의 중심지 뉴욕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드는 미국 뉴욕. 뉴욕에 직장도 있고 집도 있는 브랜든이나,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여기저기를 방랑하는 씨씨 모두 뉴욕에서 누군가와의 관계 성립에 심각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어디가나 여자들의 은밀한 눈빛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브랜든은 언제나 외롭고 우울하다. 콜걸과의 관계는 능숙하지만, 정작 브랜든과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직장 동료와의 관계 실패는 불이 꺼지지 않은 화려한 조명 뒤에 그늘진 뉴욕의 어두운 그림자와 꼭 닮아있다. 


서로를 두고 상처받은 사람들이라고 명명한 동생 씨씨는 오빠 브랜든과의 대화를 간절히 원하지만, 브랜든은 그런 동생을 야멸차게 피한다. 씨씨의 애원이 늘어나면서 브랜든의 방황은 점점 더 깊어갈 뿐이다. 


영화 곳곳에 난잡한 욕망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음에도, <셰임>은 자극적이라기보다,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다. 마음속의 상처를 상대에게 진솔하게 털어놓기보다 일시적 욕망으로 해결하고자하는 브랜든은,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지만 진실한 소통에 어려움을 표하는 현대인의 우울한 자화상을 연상시킨다. 





독일 출신으로 <제인에어> 이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프로메테우스> 등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최고의 섹시가이 마이클 패스벤더는 이번 영화 <셰임>을 위해 자신의 온몸을 불태우는 열연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마이클 패스벤더의 군살 없이 완벽한 도발적 몸매보다 완벽한 매력남 뒤에 숨겨진 근원적인 외로움과 공허한 내면 연기는 스티븐 맥퀸의 감각적이고도 진정성 있는 연출이 더해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그의 치명적인 매력을 극대화한다.  5월 9일 개봉. 


한줄 평: 도발적인 욕망 속에 숨겨진 소통 부재 속 처절한 외로움 ★★★★


오마이스타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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